PGA 투어 ‘쩐의 전쟁’ 2라운드

2022.09.13 10:23:58 호수 1392호

‘선수를 지켜라’돈 보따리 만지작

LIV 골프로 촉발된 세계 남자 프로골프 투어 ‘쩐이 전쟁’이 다시금 불이 붙었다. PGA 투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후원을 받는 LIV 골프에 대항하기 위해 1억달러를 푼다.

 



최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본격적으로 돈 보따리를 풀기로 결정했다.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는 지난달 25일(한국시간) 특급 선수 보너스 증액과 4개 특급대회 추가 개최 등의 내용을 담은 투어 변경안을 발표했다.

밀리면 끝

슈퍼스타급 선수들의 연이은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 골프)’ 이적을 막기 위해 ‘선수 영향력 프로그램(PIP)’을 확대 개편키로 했다. PIP는 지난해 PGA 투어가 신설한 프로그램으로 한 시즌 흥행을 이끈 선수에게 특별 보너스를 주는 제도다. 보너스 총규모를 5000만달러(669억원)에서 1억달러(1337억원)로 두 배 늘리고, 대상자도 10명에서 20명으로 확대한다. 여기에 4개의 특급대회도 추가한다. 8개 특급대회 총상금을 1500만달러에서 2000만달러 규모로 늘려 2022-2023시즌을 47개 대회 총상금 4억1500만달러 규모로 치르겠다는 기존 발표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기존 일반대회 중 4개를 특급대회로 격상시키고 대회마다 총상금을 2000만달러(267억원)에 이르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4개 대회가 격상되면 이제 ‘특급’ 타이틀은 12개 대회에 붙고 4대 메이저대회와 플레이어스챔피언십까지 포함하면 17개로 늘어난다.

한마디로 상위랭커 선수들은 17개 대회 외에 최소 3개 대회에 더 출전해 한 시즌에 최소 20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특급대회 출전은 의무, 나머지 대회는 개인 선택에 따를 수 있다. 이제부터는 대회가 ‘특급’과 ‘일반’으로 나뉘고, 선수도 ‘특급’과 ‘일반’으로 나뉘게 되는 셈이다.


보너스 2배 확대 계획
1억달러 풀기로 결정

17개 대회 의무 출전은 선수들에겐 ‘족쇄’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PGA 투어 지킴이’를 자임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PGA 투어에서 우리는 독립적인 일정을 갖고 움직여 자주 만나지 못했다. PGA 투어를 더 강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자주 모여야 된다”며 변경안에 힘을 실었다.

모나한 커미셔너는 “LIV 골프로 이적한 선수들의 복귀를 허용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PGA 투어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로 이는 우리 선수들의 존재 이유와 그들이 무엇을 믿고 있는지에 대한 증거”라고 말했다.

일부 선수들의 잔류 소식은 PGA 투어 측에 힘이 되고 있다. 캐머런 영(미국),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등 LIV 골프 합류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 일부 PGA 투어 선수들은 잔류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적이 유력해보였던 김시우 역시 LIV 골프로 넘어가는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디 오픈 우승자까지
막기 힘든 전향자들 

다만 선수 이탈을 완전히 막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지난 6월 출범한 LIV 골프는 그동안 천문학적인 계약금을 투자하며 필 미켈슨,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 등 슈퍼스타들을 영입한 상태다. LIV 골프의 올 시즌 총상금은 2억5500만달러(8개 대회)이고, 내년엔 4억500만달러(14개 대회)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디 오픈 우승자이자 남자골프 세계랭킹 2위 캐머런 스미스(호주)마저 LIV 골프를 결정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30일(한국시간) 미국 골프 매체들은 일제히 “스미스, 호아킨 니만(칠레) 등이 LIV 골프로 이적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스미스와 LIV 골프가 1억5000만달러(약 2025억원)의 거액의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한 게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최근 LIV 골프에 합류한 선수 중 스미스가 유일한 랭킹 10위 내 선수여서 충격이 크게 다가 왔다. 스미스는 올 시즌 디 오픈에서 생애 최초로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고, ‘제5의 메이저’라고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하는 등 시즌 3승을 거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스미스는 PGA 투어 최고 권위의 디 오픈에서 우승한 후 기자회견부터 계속해 LIV 골프에 대한 질문을 피한 바 있다.

힘겨운 싸움

니만은 올해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을 비롯해 PGA 투어 통산 2승을 달성한 신예이고 레시먼은 통산 6승을 거둔 강자다. 이 밖에도 바너 3세, 트링갈리, 라히리 등은 PGA 투어, 유러피언 투어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골퍼들이다. 이들 모두 랭킹 100위 이내에 든 골퍼로서 LIV 골프에서 언제든 우승 후보로 거론될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렉 노먼 LIV 골프 최고 경영자는 “LIV 골프는 우리는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로 골프를 성장시킬 것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념이 될 만한 이벤트 경험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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