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2022.06.27 14:45:35 호수 1381호

브래디 미카코 / 사계절 / 1만7800원

 

이민자이자 노동자로서 25년 이상 영국에 거주해온 브래디 미카코는 자신이 오랜 시간 교류해온 노동 계급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물한 편의 에세이에 담았다. 저자는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걸어온 삶의 궤적과 노동 현장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며 이해의 발판을 마련한다. 정부가 밑바닥 사회를 더 이상 책임지지 않겠다고 선언한 긴축의 시대에 노동 계급의 긍지와 자부심, 체념과 좌절을 품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세대론이나 계급론이 다 담지 못하는 생활 현장의 복잡다단한 풍경을 보여준다. 특정 세대나 집단이 비난의 대상이 되었을 때 그 뒤에 놓인 정치사회적 맥락을 살피면서도 개인의 삶을 지우지 않는 방식으로 그들을 이해해보려는 저자의 성숙한 시선이 빛을 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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