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시아리조트 매각이 남긴 교훈

2021.08.30 10:47:04 호수 1338호

하루 이자 4200만원 골칫덩이 팔렸다

알펜시아리조트가 지난 6월 5차 공개 매각에서 인수자를 선정했다. 최종 매각까지 아직 절차가 남아 있지만 도처에서 매각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도 그럴 것이 알펜시아의 하루 이자만 4200만원에 달하는 수준이라 하니, 강원도와 실질적인 운영사인 강원도개발공사는 그간의 고심이 무척이나 컸을 터이다. 어찌 보면 뒤늦게나마 매각에 성공한 것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도 있다.

반면교사

하지만, 초기 개발과 이후의 운영, 그리고 최근의 매각 과정을 놓고 따져볼 문제점과 과제도 산적해 있는 듯하다. 우선, 입지선정 때부터 말이 많았다. 종합리조트로서의 성격이 비슷한 용평리조트 바로 옆에 인접해 있어 고객층이 겹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동계 올림픽 개최나 규모의 경제 실현 등의 정책적 고육지책이었다면 몰라도, 굳이 막강한 잠재적 경쟁자를 지목해서 시작부터 대적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아해하는 부분이다. 그러니 수익사업으로는 보자면 애초부터 경쟁사와 차별화된 철저한 전략이 요구됐던 상황이다.

기억을 떠올려 보면 2009년 개장 당시 강원도의 리조트형 골프장들은 수도권 수요층들이 상당히 두꺼운 편이었고 이미 용평리조트나 오크밸리, 휘닉스파크 등의 회원권 보유자가 상당수였기에 이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트렌드로 접근이 필요했었다.


시장 분석 부족 보여준 사례
사업구조 철저한 검증 필수

특히 2005년 주 5일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부터, 회원권 분양시장에는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세컨드하우스 내지는 주말과 휴일, 휴가시즌에 숙박과 골프라운딩을 보장받는 틈새 상품들에 대한 필요성이 확대됐다.

수요의 증가에는 자연스레 가격 상승이 뒤따르듯, 용평리조트를 비롯한 경쟁사들은 객실과 시설물 고급화 전략으로 앞서 나갔고 전용 객실(풀구좌)이나 무기명 회원권 같은 고가 상품이 유행하게 됐다.

비록 알펜시아도 이후에 무기명 골프 회원권이나 고가의 에스테이트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으나, 일정 부분 시차가 있었고 파급효과 또한 크지는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결국 시장분석과 분양상품에 대한 전략의 부족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된다.

알펜시아의 전개과정이 이러하니, 관광자원개발에 강원도가 직접 나서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있을 법도 하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개발 주체가 중국의 자본으로 구성된, 이들이 개발 중인 일부 리조트에 대한 논란도 가세하는 모양이다. 당초 일정과 달리 공사가 미뤄지고 있는 곳이 있어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초시계 가동된 최종 매각 협상
철저한 출구 전략 필요성 부각

코로나19의 여파와 아울러, 중국으로부터 자금 지원이 힘들어진 복잡한 역학관계가 있겠으나 현시점에서 이들 사업성에 대한 타당성 검증과 투자여건 등의 현황에 대한 검증의 필요성도 조심스레 요구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리조트형 회원권들의 인기가 급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2021년 에이스회원권이 발표한 상반기 골프 회원권 상승 종목 톱10에서도 관광자원이 풍부한 제주도와 강원도 회원권이 대거 등극하면서 이들의 새로운 가능성이 주목 받고 있다.

물론 코로나19라는 비상시국으로 인한 영향력을 감안해야 하겠고, 골프와 숙박시설이 별개가 아닌 복합시설로 존재하고 있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따라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자금유치가 일차적으로 중요하나 기회를 제대로 살리려면 시대적 흐름과 포스트 코로나19까지 감안해서 지속경영이 가능한 사업구조인지 검증을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쓰디쓴 약


그리고 근본적으로 초기에 상당한 투자자금이 집중되는 리조트 산업의 한계에 비춰보면 생존을 위해서 시작부터 차별화된 전략에 기반을 두어야 하겠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의 제공과 트렌드세터가 되기 위한 모색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것이 바로 알펜시아리조트 매각 사례에서 얻은 교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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