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이 키운 양궁-현대차 ‘세 가지 DNA’

2021.08.13 14:16:58 호수 0호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대한민국 양궁과 현대차그룹은 37년간의 동행을 통해 세계 최고를 향한 DNA를 공유하고 있다.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고 상대방의 강점을 배우며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세계무대에서 변방에 머물던 한국 양궁은 세계 최강이 됐다. 아시아의 존재감이 없던 자동차 기업은 세계 5위권의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했다.

JD파워 등 유수의 품질평가기관에서 신차품질과 내구품질 1등을 차지하고, 주요 차종이 미국 및 세계 올해의 차에 오르는 등 품질과 상품성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도쿄에서 신화를 쓴 한국 양궁은 다음 대회를 위한 또 다른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경계를 초월하는 혁신으로 초일류 모빌리티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끊임없는 혁신]

양궁협회는 팬을 위해, 현대차그룹은 고객을 위해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먼저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 양궁은 1984년 첫 금메달, 1988년 첫 여자 단체 금메달 이후 세계 최강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바로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 개발과 훈련법을 도입하며 혁신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6년 애틀랜타에서 토너먼트 형태의 새로운 경기 방식이 도입되자 양궁협회는 선수들이 흔들림 없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물놀이, 야구장에서의 소음 극복 훈련을 시작했고, 2010년 세트제 시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이빙, 번지점프 훈련을 시행했다.

리우와 도쿄를 앞두고는 현대차그룹의 지원을 받아 활 비파괴 검사, 고정밀 슈팅머신,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해 장비의 품질과 성능을 더욱 완벽히 하고 선수들의 멘탈 강화 등의 훈련을 했다.

현대차그룹도 최근 일하는 방식에서의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사업 영역에서도 투자와 제휴를 통해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혁신의 지향점은 고객과 인류로, 고객에게 최고로 인정받는 모빌리티 기업이 되기 위해 기존의 틀을 과감히 탈피하고, ‘인류를 위한 진보’를 목표로 과감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 경쟁력 갖춘 자동차를 계속 선보이는 한편 수소전기차, 도심 항공 모빌리티, 로봇 등 첨단 영역에서 새로운 기술 개발과 사업 추진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신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수소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누구보다 먼저 수소 에너지의 가능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다른 메이커들이 포기하는 순간에도 개발을 이어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했다.

남보다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승용과 상용에서 수소전기차의 전 세계 판매 확대는 물론 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하는 등 수소 분야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고 있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인 UAM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CES에서 처음으로 하늘을 통로로 활용해 이동시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신개념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했으며,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인수를 완료한 세계 최고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손잡고 현대차그룹은 로봇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UAM 및 스마트 팩토리 분야는 물론 제조, 물류, 건설 분야에서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역량을 접목해 로봇분야에서 선도적 위상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팀워크가 힘이다]


대한민국 양궁은 도쿄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획득하며, 또 하나의 신화를 썼다. 전 종목 석권은 놓쳤지만, 양궁에 걸린 5개의 금메달 중 4개를 쓸어 담았을 뿐 아니라 여자 단체전 9연패, 남자 단체전 2연패를 거두며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양궁은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스포츠로서의 위상도 재확인했다.

여자 양궁 단체전. 첫 화살을 쏜 안산 선수가 두 번째 순서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강채영 선수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장면이 중계에 노출됐다. 두 번째 선수가 그 순간의 환경을 파악할 수 있도록 자신이 경험한 풍향, 조준점 등을 얘기하는 것으로, 두 번째 선수는 첫 번째 선수의 조언과 자신의 스타일을 비교 분석해 화살을 쏠 수 있다. 팀원들 간의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한국 선수들은 이 같은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며 서로가 더 좋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해 혼성 단체, 여자 단체, 남자 단체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디자인도 전 세계 디자인센터간의 팀워크로 탄생한 결과물이다.

현대차·기아는 한국,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지역에 디자인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한 차종에 대한 상품 발의가 되면 고객들에게 최고의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한 디자이너들의 창조적 고민이 시작된다. 각 디자인센터의 디자이너들은 센터 안에서, 또한 지역을 넘나들며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서로 협의하며 차량의 디자인을 완성한다. 

2019년부터는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평가하고 수정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VR 디자인 품평장을 마련했다. 최대 20명이 동시에 가상공간에 접속해 디자인을 평가할 수 있고, 공간과 시간 등 물리적인 제약을 뛰어 넘기 때문에 보다 활발하게 각 지역 디자인센터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가상의 공간에서 실제 디자인을 실시간으로 함께 보며 의견을 교환하는 만큼 디자인의 완성도가 더 높아지게 됐다. 

이렇게 탄생한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디자인은 IF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등 세계적 디자인 평가기관의 상을 연이어 받으며 고객뿐 아니라 업계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미래 인재 양성]

양궁협회는 유소년부터 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선수 육성 체계를 구축하는 등 양궁 꿈나무의 체계적인 육성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특별지원으로 일선 초등학교 양궁장비와 중학교 장비 일부를 무상 지원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유소년대표(초)-청소년대표(중)-후보선수(고)-대표상비군-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추고 있다.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양궁협회는 ‘양궁 지도자 연수’과정을 마련해 일선 코치들에게 선수의 각 성장단계별 필수 훈련 요소들을 교육하고 있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실업팀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일관성 있는 지도를 하기 위해서다. 국제대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국가대표, 상비군, 지도자, 심판 대상으로 무료 영어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자동차 분야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펼치고 있다. 산학협력기업인 현대엔지비를 설립해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국내외 대학 및 연구기관과 기술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연구장학생 제도도 마련해 학사, 석사, 박사과정 중인 우수한 인재를 조기에 발굴해 지원하고 있다.

또한 서울대에 ‘차세대 자동차 연구센터’, 한양대에 ‘정몽구 미래 자동차 연구센터’를 건립해 차세대 자동차 핵심기술개발과 전문 연구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 품질을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부품사를 육성하기 위해 부품사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자동차를 구성하는 부품 품질이 자동차의 최종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회사들만을 위한 공익재단인 ‘자동차 부품산업진흥재단’을 설립해 부품회사들의 품질, 기술, 경영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부품사들의 기술 개발력 향상을 위해 부품사들의 엔지니어가 남양연구소에서 설계에 공동 참여하도록 하는 ‘게스트엔지니어 제도’를 운영 중이다.

부품사들의 부품 품질과 기술력들을 종합평가하고 부품사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5스타 평가제도’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기아가 해외시장 진출시 국내 부품사들이 동반 진출하도록 하고, 해외시장에서 공동 수주 활동을 하는 등 부품사들이 글로벌 부품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 산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중소 부품사들의 경영 안정을 위해 대규모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부품사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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