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2021.01.18 10:04:07 호수 1306호

원태연, 배정애 (캘리그라피) / 북로그컴퍼니 / 1만3800원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날. 그런 날에는 필사시집만 한 게 없다. 시를 읽으며 마음에 귀 기울이고, 필사하며 몸에 집중하다 보면 잡념은 사라지고 오로지 시의 언어만이 머릿속을 헤엄친다. 읽고 쓰는 것만으로도 좋은 원태연 필사시집에 이 시대 최고의 감성 캘리그래퍼 배정애와 따뜻한 하루의 기억을 그리는 삽화가 히조가 참여했다. 글씨와 삽화는 원태연 시의 또 다른 형태가 되어 시 몰입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캘리그래피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의 감성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삽화를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의 마음을 아련하게 한다.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파트별로 마련된 ‘시인의 필사’ 코너이다. 원태연 시인이 직접 필사한 〈알아!〉 〈욕심 2〉 〈우주 미아〉 〈그림자의 하루〉가 수록돼 있어, 책 한 권에 시인과 독자의 필사가 함께 담기는 특별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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