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낙엽’ 갑작스런 추미애 비토론, 왜?

2020.02.24 10:13:17 호수 1259호

돌아와도 설 자리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최근 들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추 장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새나오고 있다. 수면 아래로 들어가면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크다. 일각에선 ‘추미애 리스크’라는 말까지 나온다. <일요시사>가 심상찮은 추미애 비토론을 추적했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추미애 리스크’,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언행으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4·15 총선서 악재를 맞을 수 있다는 뜻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최근 추미애 리스크를 언급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쌓이는 불만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추 장관이 총선에 출마하는 것도 아닌데 언론에 부각되는 것 자체가 우리 당에 부담”이라며 “핵심 지지층이 결집되는 효과는 있겠지만, 그 외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고 말했다. 

추 장관에 대한 민주당 내 불만은 그가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하고 난 후 켜켜이 쌓여왔다. 발단은 지난달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서 있었다. 회의에 출석한 추 장관은 검찰 고위직 인사와 관련해 야당이 ‘검찰총장 의견 묵살한 인사’라고 비판하자 “검찰총장이 내 명을 거역했다”고 반박했다. 야당은 물론이고, 당시 민주당 내부서조차 표현이 거칠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후 지난 4일 추 장관은 선거 개입 사건의 공소장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커다란 후폭풍을 불러왔다. 첫 적용 대상이 바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이었기 때문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평은 정의와 더불어 법치주의를 지탱하는 한 축이며, 법의 공정한 적용과 집행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특정 정치적 사안과 관련된 이번 공소장 비공개 결정은 시기나 방법에 있어 오해의 소지가 있고, 이에 대한 문제 제기는 경청할만하다”고 입장을 내놨다.

추 장관의 결정은 민주당 내부서도 괜한 오해를 불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론 역시 추 장관의 결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1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추 장관의 공소장 비공개 결정에 대해 ‘잘못했다’고 평가한 응답이 55.3%로 ‘잘했다’는 34.9%에 크게 앞섰다. ‘잘 모르겠다’는 9.8%였다(해당 조사는 지난 11일 전국 성인남녀 1032명 대상 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 조사. 전체 응답률은 6.9%,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알앤써치 홈페이지를 참고).

바닥 민심만이 아니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추 장관의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들려온다. 

총선 망칠라 ‘리스크’ 우려↑
당 지도부도 “신중하자” 지적

경찰 고위 간부 출신인 민주당 이상식 대구 수성을 예비후보는 지난 17일 논평을 통해 “요즘 항간에 추 장관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높다”며 “검찰 개혁에 대한 추 장관의 열정과 헌신을 존중하지만, 민주당 컬러에 맞지 않게 왕조시대에나 있을 법한 말을 하고, 공소장 비공개 원칙을 하필 울산시장 선거 사건서부터 시행해 불필요한 오해를 자초한 것은, 여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로서 공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확대간부회의서 “검찰 개혁은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하지만, 추 장관이 추진하는 개혁 방안들이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권 사건과 관련 있는 것처럼 비쳐지지 않도록 주의해달라”며 “국민의 오해를 사지 않도록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 최고위원회의서 발언하는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민주당 지도부와 교감에 의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부 여론이 추 장관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증거다. 더불어 추 장관의 당내 입지 역시 좁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설상가상 추 장관의 최측근들이 공천서 탈락, 당내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평가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지난 15일, 경기 의왕·과천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했다. 해당 지역구 현역은 자당 신창현 의원이다. 이로써 신 의원은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 중 처음으로 4월 총선 공천서 탈락했다. 신 의원은 지난 2016년 8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활동한 최측근 중 한 명이다. 그는 당초 공관위의 결정에 재심 신청을 고려했으나, 뜻을 접고 지역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관위는 서울 동작을도 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했다. 해당 지역구 현역은 미래통합당(자유한국당의 새 이름) 나경원 의원이다. 이로써 동작을에 공천을 신청한 민주당 강희용 예비후보는 공천서 배제됐다. 그는 추미애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 출신이자 민주당 현 동작을 지역위원장이다.

공교롭게도 추 장관의 최측근들이 공천서 줄줄이 낙마하는 모양새다. 강 예비후보는 공관위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고 빠른 시간 내에 당에 공식적인 이의신청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지율 휘청

민주당은 흔들리고 있다. 잇단 악재가 당 지지율을 갉아먹고 있다는 점이 지표상으로 드러났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에 근접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최저치를 경신했다. 민주당의 총선 행보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추 장관의 거침없는 행보도 이 같은 결과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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