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출간 <안철수의 생각> 어떤 내용 담았나?

2012.07.23 09:50:44 호수 0호

"혹시 미리 쓴 출마선언문?"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안철수가 드디어 행동을 개시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이 지난 19일 오전 기습적으로 출간됐다. 안 원장은 저서를 통해 정치참여에 대한 개인적 고민과 한국사회의 변화와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소상히 밝혔다. 이러한 안 원장의 책은 출간하자마자 경이적인 판매기록을 세우며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그간 안 원장을 향한 대중의 기대와 열망이 얼마나 간절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당초 오는 7월25일경 발간될 것으로 알려졌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지도>가 지난 19일 발간됐다. 책을 출판한 김영사는 "우리 회사에서 안 원장의 책을 출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원고를 먼저 확보하려는 언론사들의 취재경쟁이 과열돼 계획보다 앞당겨 책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원장의 책은 안 원장이 책을 통해 대선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었다.

사회현안 '총망라'

김영사는 지난 16일 안 원장 측으로부터 최종 원고를 넘겨받은 후 단 3일 만에 책을 만들어 시중 서점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영사는 <안철수의 생각> 출간팀을 따로 꾸려 외부에서 작업을 했으며 출간 당일까지도 책의 편집과 인쇄, 배본의 전 과정을 비밀에 붙이는 등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안 원장의 책은 기습적으로 출간 됐음에도 출간하자마자 '대히트'를 기록했다. 한 인터넷서점 관계자는 "상품이 등록되자마자 바로 주문이 쇄도했다"며 "이런 속도라면 초판 물량이 모두 판매되는데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 원장의 측근은 "이 책은 원래 '청춘콘서트'를 하면서 젊은이들에게 했던 강연을 토대로 한 일종의 조언서 형태로 기획됐으나,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점에 답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대담 형식의 책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안 원장은 대담자인 제정임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 교수와 지난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9차례에 걸쳐 대담을 나눴다.


한편 안 원장의 저서는 사실상 집권 비전이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정치, 사회, 경제 등 각종 주요 현안에 대한 통찰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해법까지 제시돼 공약집 수준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책에는 경제민주화, 대북정책, 청년실업 및 비정규직 문제, 공교육 붕괴, 언론사 파업, 강정마을 사태 등 대선정국에서 부각된 주요 분야에 대한 비전이 모두 담겨 있다. 이렇듯 다양한 현안 가운데서도 안 원장이 꼽는 핵심적인 키워드는 복지·정의·평화다.

'복지부터 대북관까지' 안철수의 메시지, 출간하자마자 '빅히트'
대선출마 확실한 답변은 피해…"어떤 역할이든 국민열망 대변"

안 원장은 저서를 통해 "복지, 정의, 평화는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이고 밥 먹여주는, 즉 국민을 행복하게 해줄 키워드다. 이것은 시대정신인 동시에 우리의 미래를 열어갈 핵심 방향이다. 정치인은 진영논리를 버리고 화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통해 이 세 가지 시대적 과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안 원장은 "우리 사회는 '먹고 사는 문제'와 '민주화'를 이뤘다"며,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불안감 해소"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 해결책으로는 '정의로운 복지국가' 혹은 '공정한 복지국가'를 제시했다. 또 복지와 정의는 평화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달성할 수 없으니, 남북의 통일을 추구하면서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과제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자신이 주장하는) '복지'란 단순하게 부자들의 것을 나눠 갖는 좁은 의미의 복지가 아니라 일자리와 복지가 긴밀하게 연결되고 선순환하는 넓은 의미의 복지라는 점"을 역설했다. 안 원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복지국가의 건설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또 안 원장은 저서를 통해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처음으로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북한과 정전상태로 대치하고 있어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필수적인 조건"이라며 "남북이 평화적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통일을 향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원장은 "통일을 사건으로 보는 관점이 아니라 과정으로 보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금강산 관광, 개성관광 등이 다시 시작돼야 하며 개성공단과 같은 협력 모델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이번 책에서도 기대를 모았던 대선출마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정치참여에 대한 개인적 고뇌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부분이 독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안 원장은 서문에서 "총선 전에는 야권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그렇게 되면 야권의 대선후보가 제자리를 잡으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며 "총선이 예상치 않게 야권의 패배로 귀결되면서 나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다시 커지는 것을 느꼈을 때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 열망이 어디서 온 것인지에 대해 무겁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 원장은 "정치 참여 문제는 혼자 판단할 수 있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 문제는 국가 사회에 대해 너무나 엄중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많은 분께 우리 사회의 여러 과제와 현안에 대한 내 생각을 말씀드리고 그에 대한 의견을 듣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책임 있는 정치인의 역할을 감당하든, 아니면 한 사람의 지식인으로서 세상의 변화에 힘을 보태는 역할을 계속하든, 이 책에 담긴 생각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과 힘을 모아 나아가고 싶다"고 설명함으로써 국민들의 요구가 계속 된다면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평가다.

출마가능성 열어놔

유력 대권주자들은 안 원장의 저서 출간과 관련해 그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지만 별다른 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다. 공식적인 출마선언이 아니라는 이유다. 276쪽 분량인 이 책에는 경제·정치·사회 분야를 총망라한 다양한 내용이 실렸지만 안 원장은 책에서 미처 밝히지 못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기 위해 기자간담회와 출판기념회 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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