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미당 창업주’ 안철수의 과제는?

2019.05.13 10:47:29 호수 1218호

또 철수 접고 등판?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선거법,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법의 패스트트랙으로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이 내홍을 겪고있다. 이 갈등이 봉합되지 못하고 패스트트랙이 통과되자 반 손학규 진영은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극심한 분란 상황서 지역위원장들이 창업주였던 바미당 안철수 전 대표의 귀국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근황과 입장, 돌아온다면 그에게 어떤 과제가 주어질 것인지 알아보자.
 

▲ ‘바른미래당 창업주’ 안철수 전 공동대표


손학규 지도부 체제가 당의 선순환을 위한 ‘혈류’를 막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패스트트랙 과정서 보인 독선적인 행보로 ‘이해하기 힘든’ 일 처리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바미당 소속 15명의 의원들이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손 대표는 안철수-유승민 공동체제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른정당 출신 현명철 전략홍보위원장과 임호영 법률위원장을 해임했다.

돌아올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손 대표 지도부가 계속해서 바미당을 제대로 이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당 내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로 인해 바미당의 대주주이자 창업주인 안 전 대표의 책임론이 계속해서 떠오르고 있다.

안 전 대표은 지난 대선 실패 이후 국민의당을 창건했다. 국민의당 당 의원 출마 선언문을 통해 한 쪽에 치우지지 않는 중도를 내세우며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가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 정치 경험의 부재로 6·13 지방선거마저 참패하자 그는 지난 해 9월 독일 유학행을 선택했다. 지난 해 12월엔 지지자들에게 “유럽의 혁신현장을 다니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각국의 모습을 보고 많이 배우고 있다”는 편지를 전했다. 이후 그의 정치 복귀설이 돌기도 했지만 복귀설에 대해 일축했다.


그러나 패스트트랙 논란으로 인해 바미당의 존립이 위험해지자 또 다시 복귀설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 측근 인사에겐 ‘도움이 못 돼 미안하다. 바미당 이태규 의원과 잘 상의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안철수계 인사로 꼽히는 이 의원은 “안 전 대표가 당 상황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매일 당이 어렵다는 연락이 쏟아지니 안 전 의원이 먼 독일서 당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당의 존립이 위험한 상황인 만큼 오는 9월 귀국 예정인 그가 6월에 조기 귀국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창업주의 귀국만으로도 바미당의 분위기가 전환될 수 있고 새롭게 정계개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안 전 대표 측은 조기 귀국설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최근 측근이 국회 앞 사무실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여의도로 다시 돌아올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안철수계’로 분류된 김성식 의원이 다음 원내대표 선거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안 전 대표의 6월 조기 귀국설에 힘을 보탠다. 다만 당 내홍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질 경우 직접 새로운 당을 차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일각서 제기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안 전 대표와 함께 창당 주역인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최근 공식활동을 재개한 것에도 관심이 쏠렸다.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한 두 가지를 꼽으라면 타이밍과 위기관리 또는 위기대처 능력을 들 수 있다. 바미당 내부의 의견은 어떨까. 국민의당의 ‘창업주’로서, 무너져가는 창당 정신을 살리기 위해서 손잡고 전면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당의 다수 의견이다.

9월→6월 조기 귀국설 솔솔∼
실패한 ‘새정치’ 이번에는?

당이 구심점을 잃고 표류하면서 이런 목소리는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당시 통합을 반대하며 갈라섰던 민주평화당이 손 대표와 국민의당 출신 호남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또, 한국당과의 보수통합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는 창당 주역들이 제 역할을 해야한다는 의견들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우리 당 갈등 상황의 본질은 국민의당계 내부 분열이다. 국민의당 내 분열은 국민의당 대주주가 해결해야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바미당의 한 관계자는 “당의 구심력은 계속 약해지는데 이를 다잡아줄 얼굴이 필요하다. 당 창업주가 풀어야 할 문제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창업주 안 전 의원이 다시 돌아온다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안 전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서 민심을 얻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서 떨어져 나온 정치인들을 모아 새로운 당을 창당함으로써 통합의 정치를 보여줬다. 안 전 대표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만 살려도 바미당의 분위기 전환에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내세울 수 있는 통합 정신으로 바른미래당의 내부 분열을 다시 봉합하는 것이 급선무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사진 가운데)와 안철수 전 대표(왼쪽), 유승민 전 공동대표

약해진 바미당의 입지를 다시 세우는 것도 그의 과제다. 내년 총선을 앞둔 채 당 내 분열을 봉합하지 못한다면 바미당의 지속적인 존립은 어려워보인다. 안철수-유승민 공동체제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취한다면 총선서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 의원은 “일단 ‘오월동주’의 심정으로 총선이라는 강을 건너고, 이후 다시 대선 국면서 페어플레이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그림”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다시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의 화학적 융합이 가장 필요할 때다. 그 속에서 안철수-유승민 두 전 대표의 지도력이 복원돼야 하며 그래야 외연 확장도 활발해지고 총선서 당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손 대표와의 관계 역시 중요하다. 안 전 대표의 당내 지분은 외부 평가에 비해 적은 편이다. 뚜렷한 계파도 없고 지역적 기반도 마땅찮다. 한때 그를 맹주로 추대했던 국민의당 출신 호남계 의원들도 지금은 대부분 거리를 두고 있다. 현재 안 전 대표와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현역 의원은 비례대표 3∼4명 정도라는 게 정설이다.

지난해 전당대회서 안 전 대표 측이 손 대표를 지원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내서 확실한 기반을 굳히지 못하다 보니 노련한 ‘관리인’으로서 손 대표를 낙점했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가 당내 의원들과 손 전 대표의 관계 개선에 노력할 수 밖에 없을 거란 예상이다.

그냥?

유학길서 배운 것을 한국 정치에 벤치마킹하는 것도 안 전 의원에게 기대되는 과제다. 안 전 대표는 독일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정책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가 유학길서 배운 기술 혁명과 새로운 시대정신을 적용해 새 정치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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