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일의 야구론> 고사되고 있는 야구어장 ‘대학야구’

2019.04.22 10:26:30 호수 1215호

[JSA뉴스] 필자의 고등학교 시절, 국내 고교 야구선수들이 당연시하던 진로 선택의 행선지는 바로 대학이었다.
 

▲ ⓒpixabay


일반 학생들은 치열한 입시경쟁을 거쳐 대학에 진학한 후 자신들의 전공과목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고, 보다 다양한 구성원들을 통해 폭넓은 경험을 하고 사회에 진출한다.

이처럼 당시에는 고교 야구선수들도 대학에 진학한 후 좀 더 수준 높은 야구를 통해 미숙한 자신의 기량과 체력을 최종적으로 완성시킨 후 프로팀에 입단했다. 프로팀들도 바로 실전에 투입 가능한 대졸 야구선수들을 그들의 주요 스카우트 대상으로 여겼다. 고졸의 야구선수들은 거의 안중에 두지 않았다.

준비 없이

선수들을 뒷바라지하는 학부모들과 지도자들도 대학진학을 당연시했으며, 당시의 대학야구 에이스급 투수들은 프로팀 입단과 동시에 각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연세대의 최동원·조계현·조규제, 고려대의 선동열·박노준·박동희, 한양대의 김건우·정민태, 동국대의 송진우·이강철, 원광대의 이광우 등이 바로 그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고교 시절 유망주로 꼽히던 그들은 대학진학 후 충분한 인성교육을 받음으로써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개인의 능력을 더욱 갈고 다듬어 성인 야구선수로 성장했으며, 프로 입단 후 바로 팀의 주축선수로 거듭나게 된다.


고등학교서 자질만 보여도 진학 포기
연습생이라도 프로 가고 싶어서 안달

야구의 스킬이나 체력적인 능력의 향상과는 별개로, 그들이 대학교육을 통해 익힌 사회성과 인성은 야구선수의 사회생활인 프로야구선수로 활동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대학에 입학해 학교 차원의 오리엔테이션을 이수하고 학점과 수강신청을 통해 사회적 절차와 규정 등을 익히며, 교수들이나 조교들, 그리고 선배와 동료들과 접하는 과정서 사회적 예의범절을 익히는 것 등은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체화시킨다.

그런데 요즘은 고등학교서 약간의 자질만 보여도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신고선수(연습생 신분)로라도 프로팀에 입단하고 싶어하는 분위기이다. 프로팀들도 연습생의 신화를 이룩한 제2의 장종훈과 김현수를 생각해 고졸의 유망주들을 계약금도 없는 지명선수와 신고선수로 쌍끌이하듯 데려가고 있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프로야구 하위의 지명선수들과 신고선수들 중 대략 30%가 프로입단 후 한 시즌 후에 방출되고 있다. 그야말로 야구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고, 사회의 적응 능력이 완성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 아무 교육적인 준비 없이 냉정한 사회에 뛰어드는 바람에 무책임하게 내팽개쳐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한국야구의 미래를 위해
분할·할당제 등 보완 제안

사람들은 항상 미래를 생각한다. 작은 배의 어부들이 잔고기를 놓아주는 이유는 더 키워서 잡겠다는 어장의 관리때문이다.

고졸의 유망주들을 현재와 같이 프로팀서 싹쓸이로 데려간다면, 반대로 대학야구는 고사될 수밖에 없다. 근래의 프로야구 드래프트는 85% 정도의 고졸선수와 15% 정도의 대졸선수들을 지명하고 있는데, 이런 형태라면 대학야구는 수년 이내에 결국 고사될 것이다.

한국야구의 미래를 위해 고졸선수와 대졸선수들의 지명을 분할·할당 한다든지, 후순위의 지명은 대졸선수들로만으로 제한한다든지 하는 제도적 보완을 필자는 제안하고 싶다.

30% 방출


야구의 종주국인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이웃나라인 야구선진국 일본도 고등학교·대학교·실업야구·독립야구단 등 선수들을 수급하는 여러 어장들을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부디 프로팀들이 조급함과 좁은 시야를 버리고, 좀 더 느긋함과 여유를 갖춘 채 고등학교와 대학교, 독립야구단 등 다각화된 분야서 선수들을 수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기 바란다. 한국야구 미래의 황금어장은 우리 모두가 만들어야만 한다.

 

[박선일은?]

선린인터넷고
경희대학교
빙그레 이글스
삼성 라이언즈
경희대 코치
경동고 코치
원주고 감독
사당초 감독
서울시야구소프트볼협회 이사()
KBO 육성자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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