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자연의 재발견’ 황다연

2019.03.25 11:08:24 호수 1211호

나만의 파라다이스를 찾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미세먼지의 침투로 맑은 하늘 보기가 어려운 날이 이어졌다. 사람들은 푸른 하늘, 깨끗한 공기를 갈망했다. 청정한 자연에 대한 그리움이 물씬 올라오는 상황이다. 이 시기에 딱 맞는 전시회가 롯데갤러리에 상륙했다. 황다연의 개인전 ‘#푸릇푸름을 만나러 가보자.
 

▲ 황다연 Today 45.5x145.5cm gouache acrylic on canvas  2015 80변형 RGB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왔다. 롯데갤러리는 봄을 맞이해 황다연의 개인전 #푸릇푸름을 준비했다. 황다연은 자연을 싱그러운 휴식과 위안을 주는 존재로 여겨왔다. 끝을 알 수 없는 푸른 바다와 하늘, 화면 가득히 펼쳐진 초록빛 나무 등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낙원서의 기억을 담은 회화 35여점을 소개한다.

소리·향기·감정

몇 해 전 몰디브로 여행을 떠난 황다연은 눈앞에 펼쳐진 자연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하늘과 바다, 땅이 연결돼 경계를 알 수 없고 가끔씩 보이는 인공물조차 원래 거대한 자연에 속한 듯 순응적인 모습이었다. 새와 바다 소리만 가득한 그곳에서 황다연은 자연에 완전히 속한 느낌을 받았다.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으로 정신과 육체는 충만해져갔다.

황다연은 몰디브에서의 경험을 계기로 파라다이스를 그리기 시작했다. 작가는 대자연서의 무한함과 안락함, 치유의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 선과 색을 세밀하게 사용했다. 특히 선은 평온함과 부드러움, 조용함을 느끼게 해주는 주된 요소다. 화면을 크게 분할하는 정적인 수평 구도는 대자연의 광활함과 안정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

뻗어나간 나무의 가지는 바람의 방향을 보여준다. 오묘한 색의 변화는 한 번의 붓질로 표현하기 힘들기 때문에 여러 번 관찰하고 덧칠하는 방식으로 일어난다. 그림 속 색은 맑지만 가볍지 않고 밀도가 느껴진다.
 

▲ 황다연 Bloom_7, 161.8x130cm gouache acrylic on canvas 2017 100F RGB

황다연이 섬세하게 되살리고자 한 것은 풍경 자체보다는 풍경에 속했던 순간이다. 바람, 파도소리, 향기, 평온함과 아름다움의 기억을 고스란히 화면 속에 담고자 했다.

황다연의 그림은 단순하게 풍경을 재현한 것이 아니다. 화초나 선인장, 석고상 등 이질적인 오브제는 황다연의 작품이 단순 재현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이런 오브제들은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낯선 것들이지만 원래 그곳에 있던 것처럼 평온하게 자리한다.

몰디브 여행 경험을 계기로
이질적 오브제 곳곳에 배치

선인장과 스투키는 물이 있는 곳에선 키우기 어려운 식물들인데 황다연의 작품 속에선 물에 잠겨 있다. 석고상은 미대 입시를 거친 작가에게 애증으로 남은 불편한 물건이다.

잔잔하면서도 어색한 풍경, 사람은 없고 사람의 흔적만 있는 풍경은 공허함을 자아낸다. 부조화된 장치를 통해 황다연은 파라다이스의 완벽한 균형을 깨고 그 속에 개입할 수 있는 틈새를 마련한다.

관람객들로 하여금 풍경을 관조하는 외부적 시선을 넘어 풍경에 속하고 자신들만의 이상적인 낙원을 그려볼 수 있기를 권유하는 것이다. 이상적인 풍경이 현실과 맞닿는 순간이다. 황다연의 파라다이스는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천상의 그곳이라기보다 일상과 가까운 어디쯤이다.
 

▲ 황다연 Paradise_7, 90x90cm gouache acrylic on canvas 2019 50S RGB

황다연은 날씨, 시간, 바람, 향기까지 표현하려 한다. 낙원은 실제 존재하는 공간이며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과 상상을 더해 현실공간 속으로 이상적인 자연을 가져온다. 그가 머무는 곳이 작업의 소재다.

누구나 한 번쯤 가봤던 곳, 어딘지 모르지만 익숙한 장소들이 낙원처럼 느껴지며, 평범한 장소에서 판토피아를 꿈꾸길 원한다. 판토피아는 어디에도 없다를 뜻하는 유토피아의 반대말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상품을 구입하고 폐기하는 속도가 빠를수록 뒤처지지 않는 사람으로 인정받는다. 현대사회의 개인은 자유를 얻은 대신 영원히 충족되지 않는 욕구를 유지하고 갈망한다. 황다연의 파라다이스는 이러한 갈망 속에서 만들어졌다. 그는 파라다이스의 허구를 이야기함으로써 현대사회의 단면을 파라다이스라는 세계로 그려낸다.

휴식과 위로


자연과 만나는 순간이라면 누구나 낙원을 그려볼 수 있다. 소소한 기회라도 기억은 위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갤러리 관계자는 인공적이고 삭막한 것이 대부분인 도시의 삶을 사는 우리에게 가끔이나마 마주하는 자연은 늘 휴식과 위로를 준다.

또 여행은 새로운 자연과의 만남을 주선한다”며 황다연의 전시회를 통해 도시에서의 복잡함, 잿빛을 걷어내고 푸르고 푸른 곳으로 떠나보자. 나만의 파라다이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jsjang@ilyosisa.co.kr>

 

[황다연은?]

학력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

개인전

‘#푸릇푸름롯데갤러리 잠실점/일산점(2019)
‘The memory of paradise’
수호갤러리, 분당(2018)
네이버 프로젝트 꽃X광주’ / ‘크리에이터 in 시리즈 광주 릴레이 프로젝트_네이버X얼반테이너’ ‘광주 in paradise’ 인천학생문화예술회관, 인천(2018)
네이버 프로젝트 꽃 2’ ‘그라폴리오 스토리’ ‘네이버x어반플레이퍼슨비, 서울(2017)
‘The moment of a Life’
휴멕스 빌리지, 분당(2017)
‘Paradise society’
고양시청 갤러리 600, 경기

수상


8회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서양화 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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