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패배 후 민주당 ‘출구전략’ 해부

2012.04.30 15:06:29 호수 0호

MB가 장악한 ‘방송파워’에 대선가도 ‘가물가물’

[일요시사=홍정순 기자] 민주통합당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4?11 총선 후폭풍의 여파가 가시지 않으면서다. 특히 대선은 총선의 전초전으로 불렸기에 민주당은 더욱 위태로운 양상이다. 대선필승으로 정권교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 민주통합당. 민심에 판정패 당한 민주당은 과연 어떤 전략으로 비상상황을 탈출하게 될까.

‘총선압승 대선필승’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던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이 입을 다물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갖은 악재들을 뚫고 과반의석을 확보하면서다. 그 충격과 여파는 아직도 가시지 않고 민주당을 뒤흔드는 양상이다. 초라한 총선 성적표에 한명숙 체제는 곧바로 붕괴됐다. 이제 민주당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여전히 방송영향력 커

비상상황의 민주당은 탈출구 마련에 고심하는 눈치다. 특히 캐스팅 보트로 불리는 강원과 충청권으로 통칭되는 중원에서의 전멸은 더욱 쓰라린 결과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SNS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연령대가 높은 계층이 밀집된 중원지역에서 방송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즉 ‘방송의 정상화 없이는 대선도 없다’는 기류가 강한 상태다. “당장 집안이 난리통인데 남의 집 걱정 먼저 해준다”는 볼멘소리가 울렸음에도 총선 직후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이 첫 외부 일정으로 언론사 파업현장을 찾아 지지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실제로 MB정부는 사실상 방송을 장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의 언론특보였던 김인규, 김재철, 구본홍 등 낙하산 인사들이 줄줄이 KBS, MBC, YTN에 떡하니 내려앉았다.

이 같은 무리한 방송장악에 어느 시기보다도 방송노조와 많은 갈등을 빚어졌다. MBC의 경우 김 사장이 2010년 취임한 후에 지금까지 총파업 두 번째로 이어지고 있다. MBC 뉴스 기자들과 노조는 지난 1월30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여기에 KBS, YTN, 연합뉴스 등이 줄줄이 파업에 동참한 것.


방송장악에 이어 MB정부는 정권과 보조를 맞춘 보수신문들을 방송에 대거 진출시키며 완벽한 아군을 탄생시켰다. 지난해 12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등 친정부?보수성향의 언론사들에게 종합편성채널(종편)을 쥐어준 것.

특히 총선 직전 조중동은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보다 민주당 김용민(노원구갑) 후보의 막말파문에 집중하며 위력을 발휘했다. <조선일보>는 김 후보의 노인 폄훼, 성적(性的) 막말에 이어 기독교 모독 발언을 한 사실을 톱기사로 내세웠다. 급기야 <조선일보>는 인천지역에서 신문을 무료로 대거 배포한 사실도 알려졌다.

노림수가 빤히 읽히는 대목이다. 총선직전 국면전환용으로 이용한 것. 막판에 튀어나온 김용민 막말 파문은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총선패배로 직결됐다.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대로라면 대선정국에서도 새누리당에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이 언론탄압에 눈에 쌍심지를 켜는 이유다.

캐스팅 보트 중원지역 탈환위해 언론 정상화 시급
장외서 현장밀착형 정치로 이반되는 민심 흡수해야 

이에 문 대행은 취임 직후인 지난 4월17일 첫 공식 일정으로 KBS·MBC·YTN·연합뉴스의 노조를 차례로 방문했다. 그는 각 언론사 노조 등을 돌며 “19대 국회가 개원되면 MB정부의 언론 장악에 대해 청문회를 개최해 모든 것을 떨쳐내고 문제 있는 사람에 대해 문책하겠다. 낙하산 사장이 없도록 언론관계법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난 4월24일에도 민주당은 국회 본청 앞에서 전국언론노조원들과 함께 ‘언론탄압 규탄 및 언론자유수호 결의대회’를 갖고 언론 정상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어 민주당은 현장밀착형 정치에 계속해서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문 대행은 언론파업 현장을 찾은데 이어 직접 시민과의 대화의 시간을 갖거나 시립대 대학생들과의 등록금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등 잇단 국민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는 양상이다. 현장 속에서 답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촛불집회로 불거진 대중적 참여가 가능한 장외투쟁으로 이탈하는 민심을 흡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민주당은 한진중공업과 쌍용차 해고자 투쟁과 한미FTA와 제주해군지기 반대 투쟁 등 민심이 악화된 현장에 자발적으로 나서며 지지와 진정성을 얻어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부자정당으로 일컬어지는 새누리당에 비해 민주당이 현장에서 투쟁하며 민심을 흡수했다고 보고 있다. 이것이 바로 SNS와 젊은 계층에서 민주당이 새누리당을 압도하는 이유라는 것.

국민 접촉 늘리는 민주


총선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른바 좌클릭으로 인한 장외투쟁이 총선패배의 배경이라는 이유에서 노선 갈등이 불거진 상태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민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정치인들이 노선 갈등으로 여론을 등한시 할 수는 없는 것이다”며 “민생문제에 노선은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약자의 편에 서는 행보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여당의 돌발 악재들에도 새누리당에 패배한 민주당. 과연 민주당은 향후 적절한 처방을 통해 대선에서 정권을 탈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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