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풍 몰고 온 4?11 총선] ② 꽉 막힌 청와대 플랜

2012.04.16 15:00:41 호수 0호

여당의 완승…그래도 MB 미래 ‘갑갑’

[일요시사=홍정순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한숨 돌린 모양새다. 지난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이 대통령이 일단 면죄부를 얻으면서다. 그간 이 대통령은 야권의 거센 정권심판 압박에 턱밑까지 물이 차오른 상태였던 것. 하지만 본격 대선정국이 바짝 다가오며 더욱 거센 맹공을 예고한 야권과 흔들리는 ‘이명박-박근혜 밀월관계’ 탓에 이 대통령의 안심은 금물처럼 보이는 상황이다.



의석 수 늘어난 야권, 대선정국서 MB심판론 이어갈 것

내곡동 사저?형님의혹…특검?청문회 단단히 벼르는 야권

청와대가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간 ‘내곡동 사저’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 등 정부여당에 줄줄이 터진 악재 탓에 이 대통령은 야권으로부터 ‘하야’ ‘탄핵’ 등 거센 정권심판 압박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4?11 총선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하며 여대야소 정국을 이어가게 됐다. 때문에 청와대가 면죄부를 얻어 일단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것.

일단 숨통 트인 청와대

임기 말까진 보장 못해?


총선 결과를 반색한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흔들림 없이 국정을 수행하겠다”며 임기 말 국정운영에 대한 자신감까지 드러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1일 밤 총선의 윤곽이 드러나자 논평을 통해 “현명한 선택을 한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정부는 안정된 국정운영과 민생을 챙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국익과 미래를 위한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오전 참모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총선 결과와 관련해 “어려울 때일수록 흔들리지 말고 열심히 일하라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민생문제 해결을 흐트러짐 없이 해야겠다고 결의하는 계기로 삼자”며 “남은 임기 동안 공직자들은 민생 챙기기를 위해 비상기간이라는 자세로 업무에 임해주고, 특히 청와대가 모범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야당은 지난 4?11 총선에서 사실상 패했다는 평이지만 의석수는 크게 늘린 상태다. 당장 19대 국회 원 구성에서 야당이 상임위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이 청와대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향후 국회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무차별 민간인 불법사찰의 청문회 증인으로 이 대통령을 세울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야당은 또 그간 총선 정국에 묻혔던 ‘내곡동 사저’ ‘대통령의 측근·친인척 비리’ 등도 청문회 및 특검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한미FTA 재협상내지는 폐기와 제주해군기지 건설 철회를 주장할 공산도 큰 상태다.

대선정국서 이어질

야권의 ‘MB심판론’

때문에 이 대통령의 핵심 정책 추진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또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돌발악재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임기 말 야권의 집요한 공세가 이어지며 이 대통령이 벼랑 끝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농후해 졌다.

여기에 친이계 인사들 역시 총선에서 줄줄이 낙선하며 임기 말 레임덕을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박형준ㆍ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 18대 총선 공천을 주도했던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등이 모두 처참한 성적으로 고배를 마셨다.

특히 ‘왕차관’으로 불린 MB정부의 실세 박 전 차관의 경우 아예 당선권 경쟁에 끼지도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새누리당 후보는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노무현의 입’ 천호선 통합진보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의 접전 끝에 가까스로 수성에 성공해 겨우 체면치레를 한 상황이다.


게다가 총선에서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준표 전 원내대표 등 중진급 인사들 역시 줄줄이 낙선함에 따라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가교 역할을 맡을 인물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갖가지 정책을 두고 당청 갈등이 깊어질 공산도 커진 상태다.

무엇보다 ‘이명박-박근혜의 밀월관계’가 흔들리며 이 대통령을 좌불안석으로 만들고 있다. 총선 결과 박 위원장의 브랜드 파워가 입증되며 미래권력으로의 권력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뚜껑열린 4?11 친이계 인사 줄줄이 낙선해 MB 레임덕 가속화

‘박’ 대권위해 MB ‘팽’ 시킬까?…미래권력에 MB운명 간당간당

사실상 총선을 코앞에 두고 새누리당은 청와대와 보조를 맞춰가며 한미FTA 및 제주해군기지를 두고 입장을 번복한 야권에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찰떡공조를 선보였다. 이에 ‘정권심판론’이 점차 희석되며 이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의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임기 말 레임덕과 함께 민심이 바닥치기 시작했음에도 박 위원장은 이 대통령을 감싸고 부양까지 자처했다. 이 대통령 탈당에도 선을 그은 것.

여기에 이 대통령 역시 박 위원장에 대해 “아주 유능한 정치인”이라고 추켜세우며 화답했다. ‘친이학살’이라고 주장하며 공천을 받지 못한 친이계 인사들의 집단탈당 예고로 시끄러웠던 당도 일순간에 정리됐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과 박 위원장 간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며 두 사람의 밀월관계에 힘을 보탰다.

그간 두 사람의 연대로 이 대통령의 레임덕 속도가 상당히 늦춰지는 효과를 얻었다. 하지만 본격 대선정국이 시작되며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불어 닥칠 경우 박 위원장이 이 대통령과 단절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하자마자 청와대를 엄호하다 역풍이 불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두 사람의 흔들리는 밀월관계는 갑자기 튀어나온 무차별 불법사찰 파문을 거치며 확인된 바 있다. 사찰 파문이 정국을 초토화시키자 박 위원장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청와대 엄호를 꺼리는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수도권 민심 탓에


MB ‘엄호’ 꺼리는 박

게다가 총선 이후 박 위원장이 ‘불법사찰방지법 제정’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향후 이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수도권 민심은 ‘현 정부와의 차별화 없이 12월 대선이 없다는 것’을 박 위원장에게 경고하고 있다.

야권은 또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감안해서라도 현 정부의 각종 의혹에 대해 파상공세는 불 보듯 빤한 상황이다. 박 위원장으로선 더 이상 이 대통령을 옹호하거나 감쌀 이유가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

때문에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 두 사람의 밀월관계의 진동은 더욱더 심해질 전망이다. 총선 이후 가속화되는 레임덕 속에서 이 대통령의 향후 행보가 더욱더 괴로워 보이는 이유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