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희의 재발견

2012.03.12 11:24:53 호수 0호

"강한 캐릭터 욕심나 겁 없이 <화차>에 올라탔다"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사채에 짓눌리면서도 새로운 삶을 살려고 하는 한 여인의 처절하고도 끔찍한 사연을 자신의 능력을 아낌없이 발취해 능숙하게 표현해 냈다. 10대에 이미 CF스타로 발돋움했고 '패셔니스타'라는 타이틀이 늘 따라다니는 평범하면서도 은근한 매력이 있는 배우 김민희다. 김민희가 새 영화 <화차>를 들고 관객들을 찾았다.

'옷만 잘 입는 배우'에서 '옷도 잘 입는 배우'
평범하지만 은근한 매력…다시 발견한 팔색조 연기



영화 <화차>는 결혼을 앞두고 갑자기 사라진 여자 선영(김민희 분)과 그의 행방을 ?는 약혼자 문호(이선균 분), 문호의 사촌형인 전직 경찰 종근(조성하 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충격적 미스터리를 그린 영화로 오는 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일본 소설가 미야베 미유키의 장편 <화차>를 토대로 만들었으며 지독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다른 사람의 삶을 가로채며 발버둥 치다가 결국 지옥으로 추락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다. 화차는 악행을 저지른 자가 타는 지옥행 불수레를 뜻한다.

보여줄 게 많은 배우

문호의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러 안동으로 향하는 문호와 선영의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커피를 사기위해 휴게소에 들른 15분 사이 선영이 갑자기 사라지고 문호는 정신없이 서울로 돌아와 그녀의 자취방을 확인한다. 그런데 옷가지는커녕 지문조차 남아있지 않고 그녀의 이름과 나이, 주민등록번호까지 가짜임이 드러난다.
하나의 단서를 가지고 또 다른 단서를 찾아내면서 영화는 흘러간다. 그 과정에서 한 꺼풀씩 벗겨지는 선영의 실체는 놀랍고 충격적이다.

김민희는 이번 영화에서 결혼을 불과 한 달 앞둔 사랑스러운 여인, 자신의 존재를 지우기 위해 불가피하게 신분을 숨겨야 하는 가녀린 여인, 그 과정에서 시시각각 악녀로 변모하는 여인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비록 117분의 상영시간 동안 이야기의 주요 지점에만 얼굴을 내밀지만 연출을 맡은 변영주 감독의 의도대로 팜므파탈적 악녀 연기를 제대로 소화해 냈다. 지난달 22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호평이 쏟아졌다. '패셔니스타'의 꼬리표를 떼고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1999년 KBS 2TV 드라마 <학교2>로 데뷔한 김민희는 같은 해 KBS 청소년연기상을 수상하며 10대 후반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70cm의 키에 47kg의 호리호리한 체격과 남다른 패션감각으로 순식간에 잡지 모델계를 점령했고 'N세대'를 대표하는 스타로 등극했다.

특히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광고카피는 아직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김민희는 신하균, 이요원과 출연했던 영화 <서프라이즈>와 고수, 박정철과의 삼각관계를 연기한 SBS 드라마 <순수의 시대>에서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결국 김민희는 본의 아니게 2년이라는 공백 기간을 가져야 했다.

하지만 김민희는 2006년 KBS 2TV 드라마 <굿바이솔로>에 출연하면서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나기 시작했고 2008년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 배우로서 재발견됐다.

'나는 배우다' 증명

지난해 개봉한 영화 <모비딕>에서는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사회부 기자 성효관 역을 맡아 황정민, 김상호 등 선배 연기자들과의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췄다. 그리고 이번 영화 <화차>로 배우 김민희로서의 정점을 찍었다.

김민희는 "막연하게 센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시나리오를 받게 됐다. 연기자로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이전에 맡았던 작품과는 달라서 욕심이 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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