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민주통합당 ‘당권경쟁’ 막전막후

2011.12.19 10:05:00 호수 0호

밥그릇은 하난데 숟가락은 너도나도…“누가 냠냠할까?”

[일요시사=홍정순 기자] 야권통합의 시너지로 ‘19대 총선 압승, 18대 대선 정권교체’라는 장밋빛 전망 속에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이 ‘민주통합당’을 출범시켰다. 3자는 지난 16일 통합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통해 당명과 당헌, 강령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한 지붕 밑에 ‘다문화가정’을 틀게 될 민주통합당이 출범한 것. 이처럼 야권통합정당이 베일을 벗으며 속속 윤곽을 드러내자 지도부에 도전할 당권주자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해진 모양새다. 본격 몸을 풀기 시작한 당권주자들의 부산한 행보를 살펴봤다. 

야권 통합당권 출마자 북적…범계파 지원사격 한명숙 유력
민주당 전대 당시 폭력사태…호남 종주인 박지원 주춤



민주당이 지난 11일 우여곡절 끝에 야권통합을 전격 결의했다. 이어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이 주축인 시민통합당, 한국노총이 지난 16일 통합(합당)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통해 통합을 공식 결의했다. 신당의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내달 15일 개최키로 했다. 

지도부 선출과 관련 ‘1인3표제’의 예비경선제를 도입하는 데도 의견일치를 봤다. 통합 지도부 선출 이전까지 원혜영 민주당 의원과 이용선 시민통합당 대표가 임시로 공동대표를 맡아 일상 당무와 경선관리 업무를 처리한다.

베일 벗겨진
야권통합정당

민주통합당은 오는 26일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예비경선을 치러 최종 후보 9명을 선발키로 했다. 최종 9명의 후보가 결정되면 이후 20일간 TV토론, 전국순회 연설회 등을 통해 본격 경쟁에 돌입한다.

이처럼 통합정당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자 당권 경쟁도 서서히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특히 시민이 자유롭게 선거인단에 참여할 수 있는 본선에 대비해 당 밖으로도 표밭다지기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현재 당권 도전의사를 갖고 있는 후보군은 최대 20여 명에 달한다. 그 중 한명숙 전 총리가 선두로 멀찍이 치고 나간 양상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전대를 기점으로 유력한 당권주자였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 전대의 폭력사태가 악재로 작용하며 세가 약화됐다는 분석 때문이다.

한 전 총리는 내주 중 공식 출마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세 불리기나 줄 세우기를 지양하기 위해 별도의 선대위 조직 없이 대변인실 정도만 꾸리고 서포터스나 멘토 중심으로 지지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 전 총리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시민통합당 내의 친노 진영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당내에서도 범계파 모임인 진보개혁모임, 486모임인 진보행동의 지원 사격을 받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잇는 민주당 정권 10년의 정통성을 잇는 ‘적임자’ 이미지도 강점이다. 게다가 검찰 수사를 여러 차례 받은 한 전 총리는 현 정권심판 이미지가 강하고, 제 세력을 아우를 온화한 리더십이 장점이다.

중위권 다툼 치열
판세 역전에 주목

하지만 당 운영 전면에 선 경험이 거의 없어 신생정당을 안착시키고 큰 선거를 잘 치러낼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고령인 점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기 전만 하더라도 ‘대세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선두권을 형성했다. 하지만 야권통합 협상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자신의 개입 여부와 무관하게 민주당 전대의 폭력사태는 그에게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다. 전대 표결 결과를 놓고 보면 통합 찬성론이 반대파를 압도한 것도 부담스런 부분이다.

게다가 ‘안철수 바람’으로 보여진 새로운 정치에 대한 민심의 열망에 대해 박 전 원내대표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박 전 원내대표가 쇄신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약점 때문이다.


하지만 호남향우회 등 구민주계를 중심으로 한 박 전 원내대표의 지지세력이 여전히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특히 여당과 각을 세워 대적하는 ‘저격수’의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고령이지만 젊은 정치인들보다 파이팅이 넘치고 풍부한 카리스마도 강점으로 꼽힌다.

민주당의 김부겸‧이종걸 의원과 이인영 전 최고위원이 중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판세 전망도 우세하다. 때문에 이 주자군 역시 판세 역전을 위해 세 불리기에 심혈을 쏟는 눈치다.

일찌감치 당권 준비에 나선 김부겸 의원은 지난 15일 내년 총선에서 당의 불모지인 대구 출마를 선언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3선 의원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불모지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당 쇄신과 당권도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김부겸‧이종걸‧이인영 중위권 다툼…판세 역전 시킬까?
시민통합당 주자 문성근…박영선 출마 시 선전 예측도  

더욱이 통합신당의 당권을 준비해온 김 의원의 대구 출마가 박 전 대표와의 정면승부로 이어질 경우 당권도전을 위한 세 확장에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복안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몇 차례 지도부 입성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떨어져 동정론도 있고, ‘혈기 빼면 시체’라 할 만큼 파이팅이 좋다. 그러나 지나치게 불도저 스타일이어서 치밀하지 못하다는 시각도 많다.

이인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민주당 내 486(40대ㆍ80년대 학번ㆍ60년대생) 그룹의 단일후보로 재추대돼 당권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 이 최고위원은 김근태 상임고문 계열의 민주평화연대(민평련), 486모임인 진보행동의 지원을 받고 있다. 야권통합의 핵심 실무를 맡으면서 시민통합당과도 관계가 원만한 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486의 정치적 성과에 대한 비판론이 있는 데다 상당수 486인사들이 이미 한 전 총리를 지원해 지난해 민주당 10ㆍ3 전당대회만큼 파급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이종걸 의원 역시 정동영 최고위원과 천정배 의원 등의 지원 속에 세 구축에 열을 올리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출마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마땅한 지지세력이 없어 여전히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의원은 지난 10ㆍ26 서울시장 경선과정에서 정치적 입지도 상당히 높아진데다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 개혁적 이미지의 구축이 장점이다. 때문에 출마 시 선전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같은 당 이강래 의원도 현재까지 150여개의 지역을 돌면서 지역위원장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우제창 의원도 강봉균 의원의 지원 속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밖에 민주당 내 후보군에 포함된 정대철 상임고문, 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 정균환 전 의원 역시 행동반경을 넓히는 것으로 전해졌다.

YMCA 뒷받침 시
이학영 다크호스 

시민통합당에서는 문성근 공동대표가 유력 주자로 꼽힌다. 문 대표는 출마 의사를 굳힌 분위기다. 문 대표는 친노 지지층은 물론 야권대통합 성사 시 통합정당의 당원으로 가입하겠다는 회원 18만명의 서명을 받아 이들이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호소력 있는 언변과 젊은층 지지를 이끌어낼 리더십을 갖고 있는 게 장점이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아버지 고(故) 문익환 목사와 정치적 동지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봐왔기 때문에 정치적 센스가 아주 뛰어나더라”고 전했다. 하지만 정당경험이 거의 없고 좌파 이미지가 너무 강한 게 흠이다. 때문에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이 재차 “노선 투쟁에 휩싸일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YMCA의 대부로 통하는 이학영 진보통합시민회의 상임의장은 YMCA 조직이 뒷받침될 경우 다크호스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과 돈독한 관계인 이 상임의장은 정치경험은 적지만 시민사회와의 네트워크를 확대시켜 줄 적임자로 꼽힌다.
김기식 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도 출사표를 던졌고, 박용진 전 진보신당 부대표는 야권통합에 합류한 진보신당 세력을 대표해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기로 했다.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의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김 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데다 젊은 영남권 주자라는 상징성으로 파급력이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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