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 동네북 전락한 MB 신세

2011.12.13 10:35:00 호수 0호

권력무상이라더니~ 이제 대 놓고 까인다!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심상찮다. 과거 역대 대통령들도 임기 말 갖은 비난과 구설수에 시달렸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남다르다. 여당 인사들은 물론 학계와 종교계 등 분야를 막론하여 비난을 일삼고 있고 공개석상과 서적 등에 노골적으로 원색비난하고 있다. 비난에만 그치지 않고 ‘형사고발 당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전락했다. 마치 임기 말 레임덕 블랙홀에 빠지며 동네북으로 전략해버린 느낌마저 들고 있다. 이 대통령을 비난하는 목소리 실체를 짚어봤다.

명진 스님 “제일 말 안 듣고 말썽 부리는 게 쥐” ‘서이독경’
김동길 교수 “MB, 남북 간에 일 터지면 맨 먼저 도망갈 것 같아”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 LH공사 이전 문제가 등 대형국책사업이 난항을 겪을 때 마다  반대론자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들은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반대론자들의 목소리일 뿐 이 대통령은 크게 귀담아 듣지 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모든 것을 강행해왔다. 소통의 부재를 몸소 실현해 온 것이다.

이러한 ‘불통의 정치’가 계속되자 정권 말기 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더 거세지고 반대론자는 물론, 측근 인사들까지 비난대열에 가세해 이 대통령으로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레임덕 블랙홀

봉은사 전 주지 명진 스님은 책을 통해 MB정권에 대해 가차 없는 융단폭격을 가했다. 작년 11월 봉은사 주지에서 물러난 명진 스님은 2010년부터 봉은사의 조계종 직영 사찰 지정 문제와 관련해 현 정부의 외압 의혹 등을 제기해왔다.

지난 6일 출간한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는 책에서 이 대통령을 ‘쥐’에 빗대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명진 스님은 책 서문에서 이 대통령을 겨냥해 “사람 주위에 제일 말 안 듣고 말썽 부리는 게 뭐 있나 봤더니 쥐가 있더군요. 시끄럽고 곳간이나 축내고 말도 안 듣는 게 쥐”라며 책의 부제를 ‘서이독경(鼠耳讀經·쥐 귀에 경 읽기)’이라고 붙였다.

1장 ‘허언필망’의 경우 ‘대통령의 말, 서푼짜리 동전만도 못하다’ ‘747, 반값등록금, 세종시...MB괴담부터 수사해야’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부? 뼛속까지 사기꾼’ 등으로 구성돼 있다.

명진 스님은 “그가 했던 대부분의 말들이 허언이었음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며 “출범 때부터 국민을 속인 MB. 그러나 잠시 몇 사람을 속일 수는 있어도 결코 오랜 시간 많은 사람을 속일 수는 없다”고 일갈했다.

스님은 이어 “특히 국가의 지도자가 거짓말이나 하는 사회는 망해야 한다”고 꾸짖었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면서 나라 거덜 내’ ‘내각은 잡범집단, 청와대는 우범집단’ 등으로 구성된 ‘포항형제파의 권력사유’ 2장에서는 이 대통령뿐 아니라 이 대통령 형 이상득 의원까지 초토화시켰다.

4장 ‘국정문란 국기문란’에서 또한 ‘쥐구멍에 물이나 들어가라’ ‘뼛속까지 친미라더니 국산쥐는 아닌 듯’이라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5장 ‘최악의 대통령’에서의 비판은 거의 결정판이다. ‘전두환보다 나쁜 최악의 대통령’ ‘투잡 뛰는 MB, 부동산 투기로 나서라’ ‘도곡동, 내곡동 찍고 통곡동으로 갈 것’ 등, 내곡동 의혹 등을 맹질타했다.

명진 스님은 “내가 극악한 잘못을 저지른 전두환보다 MB가 더 나쁜 대통령이라고 하는 까닭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미안해할 줄 모르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전두환은 광주에서 인간을 살육하는 것으로 그쳤지만 MB는 용산참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18명의 죽음뿐만 아니라 4대강 사업과 구제역 파동으로 대한민국의 뭇 생명들을 살육하지 않았나”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도 이 대통령 비난에 나섰다. 김 교수는 지난 6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배를 탔으면 그 배가 어딜 향해 가고 있는지 승객들은 다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승객이 5천만 가까운 이 큰 배 대한민국호는 행선지가 분명치 않아서 극소수의 승객을 제외하고는 이 배에 탄 사람들이 모두 불안한 심정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도대체 행선지가 어디입니까. 우선 대통령 이명박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라며 “외람된 말이지만, 남북 간에 무슨 일이 터졌다고 하면 대통령이 맨 먼저 청와대를 벗어나 성남에 있는 서울비행장으로 직행, 어느 대한민국 국민보다도 먼저 일본이나 미국으로 도망갈 것 같은 느낌이 앞서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요”라고 이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김무성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지난 5일 경기 안성에서 열린 당원교육에서 “한나라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다섯 명이 있다”며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이재오 전 특임장관, 홍준표 대표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했다.

“전두환보다 더 나빠”

김 전 원내대표는 “첫 번째로 이 대통령이 정치를 하지 않고 매사에 공권력을 제때 발휘하지 못한 데 있다”며 “한진중공업 사태도 옳지 못하고 경찰서장이 맞는 것도 문제”라고 이 대통령을 맹비난한 것이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 같은 비난은 친박계에서 친이계로 계파를 이동한 중진의원의 비난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명진 스님의 책을 의식한 듯 청와대 관계자는 “일일이 대응을 해야 되나? 책을 읽는 독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며 청와대의 불편한 심기를 애써 감추며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했다.

하지만 정치권을 벗어난 이들의 비난은 이 대통령의 레임덕이 통제불능 상태로 급류를 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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