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잠룡들 2012년 승천 위해 ‘통합 올인’ 내막

2011.12.07 10:05:00 호수 0호

지금은 ‘이무기 시대’…힘 합쳐 퍼런 여의주 물어라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야권대통합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며 급물살을 탄 모양새다. 이번에는 야당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노동계 등의 합류가 예고되고 있어 야권의 정계개편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평이다. 통합과정에서 다양한 이견차로 파열음이 빚어져도 야권은 내년 총선 압승, 정권교체라는 목표는 일치한다. 특히 통합 성공 시 야권의 대선주자는 누가 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야권통합 논의 급물살…중통합·소통합 투트랙으로 전개
불임정당 오명 쓴 민주당 손학규
·정동영 필사적 대권행



야권엔 현재 “뭉쳐야 산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실제로 야권은 지난해 6·2 지방선거부터 최근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후보단일화로 꿀맛을 봐왔다. 이에 야권은 통합이 피할 수 없는 대세란 점을 확인했다.

때문에 2012년의 본격 선거정국을 앞두고 야권통합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야권이 힘을 합쳐 한나라당과 1:1 구도를 형성해 내년 선거정국에서 총선 압승과 대선 필승으로 정권교체를 해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야권의 정계개편은 크게 두 갈래로 추진되고 있다. 한쪽은 민주당을 필두로 혁신과 통합, 시민사회, 한국노총 등을 주축으로 한 ‘중통합’이 진행되고 있고, 다른 한쪽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가 중심이 된 ‘소통합’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간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등 중통합 참여세력은 ‘원샷 통합전당대회’를 목표로 연석회의를 꾸렸다. 하지만 민주당 내 차기 당권을 준비하는 독자전대파의 반발로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 지난달 27일 밤 극적으로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독자전대파의 대표격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중재안에 합의했다. ‘선(先) 통합결의, 후(後) 지도부 선출안’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

이에 따라 오는 11일 민주당의 독자적인 전당대회를 열어 혁신과 통합 등과의 신당 창당 안건이 의결되면 내년 1월8일 통합전대를 여는 방안이다.

최대쟁점 선거인단
당원주권 vs 시민참여

혁신과 통합은 지난달 24일 민주당 이외 세력이 참여하는 ‘시민통합당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오는 8일께 중앙당 창당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양측이 전당대회에서 통합수임기구를 구성하면 합당을 공식 결의하는 동시에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룰을 확정해 통합 전당대회 일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소통합 쪽에서는 민주노동당과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노·심·조(노회찬·심상정·조승수)의 통합연대, 노동계, 농민 등과 ‘통합진보정당’을 추진하고 있다. 소통합 세력은 대체적으로 야권대통합에 회의적입 입장이다. 자칫 민주당 주도의 통합에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깊다. 때문에 통합참여보다는 선거 및 정책연대나 후보단일화로에 ‘방점’을 찍겠다는 눈치다.

야권은 비록 두 갈래로 갈라진 채 통합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내년 선거정국을 앞두고 정치지형이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야권의 유력 잠룡들이 통합 논의에 뛰어든 상태다. 때문에 야권통합의 기여도와 결과에 따라 잠룡들의 정치적 입지나 위상이 귀결되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 성공 시 누가 야권의 대선주자가 될 것인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야권의 유력 잠룡은 민주당의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두관 경남도지사, 안철수 서울대 융학과학기술대학원장 등이다.

가장 먼저 야권통합에 불을 지핀 잠룡은 민주당의 손 대표다. 그는 지난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텃밭을 탈환하며 대권행이 일순 탄력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곧 ‘한-EU FTA’ ‘KBS 수신료 인상안’ 등의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몇차례 리더십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따라붙는 정체성 논란도 성가신 꼬리표다.

최근에는 ‘안풍’ 등의 파급력에 지지율이 급락하며 절박한 처지에 놓였다. 이에 손 대표는 야권통합으로 승부수를 띄우며 위기탈출을 노리고 있다. 손 대표가 야권통합에 물꼬를 틀 경우 리더십을 인정받고, 대권가도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야권 정치지형
급속도로 재편


민주당 안팎의 위기까지 더해지자 손 대표는 ‘한지붕 맞수’라 불리는 정 최고위원과 공동전선까지 구축하며 통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손 대표는 올해 들어 정당 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재야세력의 집회 및 행사에 자주 참석하는 등 친밀감을 높이고 있다. 지지기반을 넓히겠다는 포석이다.

손 대표는 한국노총에 적극 구애 중이다. 이명박 정부와 결별한 한국노총은 지난 4·27 분당 보궐선거 때도 손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원한 인연이 있다. 게다가 한국노총은 조합원이 100만명에 육박하는 거대조직이다. 손 대표에게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단체인 셈이다.

손 대표는 눈에 띄는 ‘좌클릭 행보’로 진보 진영 끌어안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이미 한진중공업 등의 노동현안과 한미 FTA를 고리로 진보정당과 스킨십을 가졌다. 손 대표가 진보 진영에서 진정성을 얻는다면 재도약의 기회가 있다는 게 야권의 전망이다.

손 대표와 연합전선을 구축한 정 최고위원 역시 오래전부터 야권통합을 주창해왔다. 정 최고위원은 이미 대선을 치른 경험이 있다. 특히 그는 정권이 교체된 빌미를 제공했던 터라 오래 전부터 야권의 통합을 이뤄 내년 ‘민주-진보정부’로의 정권교체라는 큰 밑그림을 그리며 단단히 벼르는 모양새다.

이에 정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진보성을 보다 강력히 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특히 그는 치열한 노동운동의 현장에서 노동자와 함께 고군분투하며 진보정당과 양대 노총에서 진정성을 인정받아 왔다.

정 최고위원은 진보정당 및 새로운 세력들이 대통합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 진보 진영까지 포함하는 대통합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을 계기로 정 최고위원 역시 지지세 불리기에 힘쓰고 있다.

시험대에 오른 문재인, 새로운 잠룡으로 급부상 한 김두관
안철수 신중 행보에 정치진로 안개국면…그래도 유력 잠룡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역시 야권통합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0·26 재보선 당시 문 이사장이 총력 지원했던 부산 동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 깃발로 시련을 겪었다. 이에 ‘민주당 간판’으로는 텃밭 이외에서는 승리할 수 없음을 확인하며 야권통합을 절감했다. 문 이사장이 야권통합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인 셈이다.

문 이사장은 지난 4·27 재보선 경남 김해을 재선거 패배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내상을 입으며 PK(부산·경남) 대안으로 떠올라 친노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어 문 이사장은 <운명>이라는 자서전을 내고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안풍’의 등장으로 현재는 동력이 약해진 상태다. 게다가 문 이사장은 대선 후보의 ‘필요조건’과도 같은 국회의원·장관 등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현실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이 넘어야 할 산이다. 때문에 이번 통합에 앞장선 만큼 어떤 결과물을 내놓느냐에 따라 그의 위상이 재정립될 전망이다.

또 다른 유력 잠룡은 김두관 경남도지사이다. 김 지사 역시 친노 거목들이 대거 포진된 혁신과 통합의 핵심멤버로 야권통합의 가교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그는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며 이장에서 장관 그리고 도지사까지 경험하며 내공을 쌓았다. 그런 그가 야권통합에 모습을 드러내며 강력한 잠룡군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김 지사는 문 이사장과 더불어 PK에서 경쟁력 있는 야권의 몇 안 되는 인사다. 아직까지 여론조사 지지율은 5%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이번 야권통합에 뛰어들면서 그의 향후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정치권의 핵
루키 안철수

누구보다 ‘정치권의 핵’으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보수 진영까지 긴장시키는 야권의 최대 잠룡으로 꼽힌다. 안 원장이 침묵할수록 역설적으로 지지율은 더욱 상승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오차범위까지 벗어나며 압도한 상태다.

최근 신당창당설을 직접 부인한 안 원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연석회의에 참여한 만큼 야권통합 합류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현 시점에서도 절대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안 원장이 현실정치권 전면에 나선다면 야권 잠룡 중 가장 유력한 인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침묵과 신중한 행보로 일관하는 그의 정치적 진로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행보를 두고 당장의 정당참여보다는, 당분간 정치추이를 관망하면서 ‘정치 참여 시기’와 ‘방식’ 등을 깊게 고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총·대선에서 정권탈환을 위해 야권의 대통합 논의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과연 어느 잠룡이 통합의 주도권을 쥐며 단 하나뿐인 대권행을 거머쥐게 될 것인지 벌써부터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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