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사회문제 속으로’ 이재욱

2018.08.20 10:43:40 호수 1180호

너의 잘못이 아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KT&G 상상마당은 한국사진가 지원프로그램 ‘KT&G SKOPF’를 매년 진행한다. 이재욱은 제10회 KT&G SKOPF 올해의 최종작가. 그의 개인전 ‘It’s not your falut’가 다음달 9일까지 KT&G 상상마당 홍대갤러리서 열린다.
 



KT&G 상상마당은 2008년부터 새로운 가능성을 갖고 있는 젊은 사진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작가 지원 프로그램 ‘KT&G SKOPF’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전문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선발된 올해의 작가 3인에게는 1인당 작품 제작비 1000만원 상당의 지원금과 멘토링을 제공한다.

이후 작품 결과물을 공개하는 포트폴리오 리뷰를 거쳐, 올해의 최종작가 1인을 선발한다. 최종 1인으로 선정된 작가는 4000만원 상당의 추가 지원금과 개인전 개최 기회를 얻는다. 이재욱은 지난해 제10회 KT&G SKOPF 올해의 최종작가로 선정됐다.

시스템 오작동

이번 전시는 그의 첫 개인전. 이재욱은 이번 전시에서 독일, 그리스, 터키, 한국서 촬영한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정현 심사위원장은 이재욱의 사진에 대해 “신자유주의 경제 이념으로 한 몸이 된 세계공동체가 역설적으로 금융 경제 붕괴로 인해 저성장과 빈곤의 평준화를 겪었다. 경제 위기라는 국가적 차원의 문제를 개인에게 강요하는 불평등과 모순적 관계를 주목한 작업”이라고 평했다. 


이어 “그리스, 터키, 한국 등을 오가며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비롯된 개인의 파멸을 건조하지만 낭만주의적 구도로 포착했다”고 말했다.

이재욱은 작가노트서 “오랜 해외생활을 하면서 의도치 않게 다양한 사회적 위기를 경험했다”며 “국제금융난으로 촉발된 유럽의 경제위기, 난민사태 그리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 등 큰 사회적 위기와 갈등들이 주위에 혼재된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2017 올해의 최종작가로 선정
“개인의 파멸, 낭만주의 구도로”

개인전 ‘It’s not your fault’는 현시대의 위기 속에서 ‘인간은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까,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나’라는 이재욱의 의문서 시작했다. 그는 사회적 이슈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그 위기 속 인간의 모습을 주제로 이번 작업을 시작했다.

이재욱은 그리스 경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아테네로 가서 사람들의 모습을 살폈다. 그곳에서 문 닫은 은행, 불타는 폭력시위의 흔적을 마주했다. 서유럽에선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테러가 일어났다. 무고한 많은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다른 쪽에서는 난민들이 유럽으로 향했다. 이재욱이 살고 있던 독일의 북쪽 지역까지 난민들은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도시 곳곳에는 거대한 수용소가 설치됐다. 

이재욱은 “목숨 걸고 망명을 하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와 그 시간이 궁금했다”고 전했다.

그는 난민 행렬의 루트를 따라 터키로 향했다. 터키 이즈미르 서쪽 해변가 절벽에 널브러진 옷가지와 구명 재킷들은 이재욱에게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절실하게 만들었나’라는 의문을 안겼다. 인플레이션, 부정·부패 등 총체적 위기에 놓인 터키를 보면서 이재욱은 조국인 한국을 떠올렸다.

세계 각국의 사회적 이슈
직접 쫓으며 한국 떠올려

그는 “분단된 남북보다 더 편 가르기가 만연한 한국을 바라보며 나 혼자 이 상황을 바로잡을 순 없겠지만, 항상 그래 왔듯이 이 상황을 직시하고 그곳으로 찾아가 혼란 속 우리의 모습을 나만의 사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이미지가 가진 아름다움을 극대화시켜 그 장면이 기록 재생 이상의 의미로 다가가게 하는 것, 그로 인해 불완전 딜레마 속 분열된 집단과 개인 정체성의 회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수정 국립현대미술관 수석큐레이터는 “이재욱의 작품서 보이는 일상은 나른한 ‘불온함’을 머금고 있다. 초기 작품에 나타난 재개발 지구의 단면은 실제 미술계서 다뤄온 사회 비판의 시각과 차이가 있다”며 “실제 작가가 성장한 일상 공간으로서 재개발 지역은 보편성 그리고 그 층위 아래 생존에 대한 위협감이 배어든 채 포착돼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상황

이어 “이번 전시에선 그 같은 성격이 좀 더 넓은 세계로 확대됐다. 이재욱은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유럽과 몇몇 아시아 지역을 선택하고 이를 통해 국가라는 범주화된 선택 공간을 중심으로 사진 찍기를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재욱은 균형과 감수성이 내재된 작품 창작이 이방인처럼 맴도는 자신의 내성적 성향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원래 예술가는 어느 시대, 사회서도 이방인으로 존재하면서 작품으로 그 시대를 영원히 증언한다. 작가는 이를 그저 진솔하게 실천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

 

[이재욱은?]

▲학력

독일 브레멘 국립예술대학교 사진미술 석사 졸업(2016)
독일 베를린 오스트크로이츠 사진학교 수학(2013)
홍익대학교 디지털미디어디자인 학사 졸업(2006)


▲개인전

‘It’s not your fault’KT&G 상상마당 갤러리, 서울(2018)

▲단체전

‘제주 4·3 70주년 네트워크 프로젝트/잠들지 않는 남도-경계에 선 것들’ d/p, 서울(2018)
‘이아 오디세이’ 예술공간이아, 제주(2017)
‘Anderswo’ 브레멘 시립 갤러리, 브레맨, 독일(2017)
동강 국제사진제-주제전 I conflict, therefore I am(2017)

▲수상

제10회 KT&G 상상마당 한국사진가 지원 프로그램 올해의 최종작가 선정(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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