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머엔터테인먼트 임금체불 논란

2018.07.16 16:14:33 호수 1175호

“돈 있는데 안 주는 이유가…”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게임사 해머엔터테인먼트의 임금체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직원들을 법인이 다른 회사에 소속시키는 편법을 이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사태 해결이 되지 않자 회사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회사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모바일 게임 ‘이누야샤 모바일’을 개발중인 개발사 해머엔터테인먼트가 직원 20여명의 임금을 2년가량 체불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피해 직원은 “3억을 체불하고도 법을 우습게 아는 블랙기업 해머엔터테인먼트와 제이쓰리지에 특별 근로감독을 해주세요”라는 청원글을 올리기도 했다.

2년 동안 3억?

해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3년에 설립한 게임 개발사로 그동안 ‘Web연희+몽상’ ‘가디언 러쉬’ 등 다수의 게임을 개발한 회사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다카하시 루미코 원작의 인기 만화·애니메이션 ‘이누야샤’를 원작으로 하는 ‘이누야샤 모바일’의 공동 사업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2017년에는 ‘이누야샤 모바일’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제이쓰리지는 지난 2015년 설립한 개발사로, 현재는 고전 온라인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모바일 MMORPG ‘워바이블’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회사다. 해머엔터테인먼트와 제이쓰리지는 모두 박정규 대표이사가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소재지 또한 동일한 상태다. 


피해 직원은 “해머엔터테인먼트 쪽 직원 20여명이 2년째 월급이 체불되고 있다며, 회사는 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제이쓰리지가 아닌) 해머엔터테인먼트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임금 체불을 당연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머엔터테인먼트와 제이쓰리지는 사실상 같은 회사며, 직원들 역시 회사 구별 없이 업무를 진행했다”며 “이러한 회사의 태도에 대해 ‘어처구니없다’”고 분노를 표했다.

제이쓰리지는 2017년 팀을 편성해 디지아크의 IP를 활용한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직원들에게 월급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첫 달부터 임금 지급이 연기되고 반만 들어오더니 급기야 지난해 6월부터는 월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버티다 못한 직원들은 퇴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여명이 모여 노무사를 통해 집단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받아야 할 돈은 3억여원. 
 

아울러 해머엔터테인먼트인 줄 알았던 근로자들은 재직 증명서를 발급받고 나서야 자신들이 제이쓰리지의 직원이라는 것을 인지했고, 그 때문에 해머엔터테인먼트로 들어온 신규 투자금으로 임금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지난 5월 박정규 대표는 협의안을 제시했다. 

협의안은 ▲해머엔터테인먼트와 제이쓰리지의 미지급대상자가 요구하는 금액을 최대한 맞추려고는 하지만, 미지급 기간에 업무가 진행되지 않았던 점을 산정해 일괄적으로 전체 금액의 70% 지급 ▲70%에 합의해 모든 형사 및 민사 소송을 중지하고 합의서를 주면 5월15일에 35%, 7월 이전에 35%를 지급 ▲7월 31일까지 지급이 안 되면 재소송 진행해도 관계없음 ▲지급 각서를 쓰라고 하면 쓰겠음 등과 같은 내용이다. 즉 70% 분할 지급할 테니 민형사 소송 중지 및 합의서를 작성해달라는 안이다.

이에 근로자들은 “신뢰 관계가 파괴돼 각서로만 담보할 수 없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지급 기간 중 업무가 진행되지 않은 것은 근로자 측이 책임질 사유는 아니다. 따라서 70%만 지급하겠다는 안은 수용하기 힘들다”고 답변했다. 

20여명 2년째 월급 밀려…버티다 퇴사 속출
협의안 제시했지만…깊어진 불신 협상 결렬


또 “소송 중지 및 합의서 작성은 응할 수 없으나 인연을 생각해 분할이 아닌 일시금으로 최대 지급 가능한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말해달라”고 5월11일 회신했다. 

회사 측은 이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지지부진하게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임금체불을 당한 근로자가 답답한 마음을 담아서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 같은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해머엔터테인먼트 측이 그동안 제대로 관리도 안한 근태기록을 근거로 최근 직원들에게 돈을 내놓으라는 공갈 협박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피해자는 “출근해서 일한 날조차 결근했다고 어거지를 쓰면서 돈을 토해놓으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심지어 현재 사람을 계속 뽑고 있으며, 형식적인 보도자료를 계속 내서 선량한 투자자들을 속이고 있다”며 “이를 계속 두고 본다면 새로 채용된 근로자도, 투자자들도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은 이 같은 주장에 반박했다. 
 

회사 측은 “현재 사정이 어려우니 일을 하지 않은 기간을 제외하고 임금의 70%를 지급하겠으며 이를 35%씩 두 차례에 걸쳐 내겠다는 제안을 했는데, 근로자들이 협의에 반대했다”고 했다. 

근무 태도에 관한 의견도 밝혔다. 

회사 측은 “조금 억울한 측면이 있다. 어쨌든 일을 해야지 급여가 나가는 건데, 일하지 않았는데도 급여를 줘야 한다고 노동부서 이야기해줬다”고 말했다. 


또 “거의 1년 동안 일이 진행된 게 거의 없다. 근무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일이 진행 안 됐는데 그 부분까지 책임지는 건 조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임금체불은 형법상에 명시된 범죄다. 근로기준법 제43조(임금 지급)에 따르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 지급해야 하며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해서 지급해야 한다. 

또 36조(금품청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어떻게 되려나

해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노무사의 손을 떠난 최근 해머엔터테인먼트의 체불은 모두 지급 처리가 완료 됐다"면서 "현재 임금 체불은 제이쓰리지 부분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급 할 생각이 없었다면, 회사를 상대로 한 구상권 대상이 아닌 체당금으로 해결하고자 폐업을 시도했을 것"이라며 "2년동안 자금 여력이 생길때마다 급여를 지급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현재 관계자가 밝힌 제이쓰리지의 남은 체불 총금액은 1억5000만원 정도. 제일 많이 남아있는 사람이 5개월치 정도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현재 다각도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애초 지급을 약속한 7월내로 처리를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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