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018.02.12 10:22:12 호수 1153호

삼성의 역사가 다시 쓰여진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 농단 재판서 실형을 면했다. 삼성은 자리를 비웠던 수장의 복귀로 미뤄뒀던 계획에 속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환영하는 분위기. 국내 경기에 훈풍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세간의 눈길이 모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순실 국정 농단 관련 2심 선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던 원심을 깨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그리고 그는 석방됐다.

1년 만에
집으로∼

재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재계 1위 그룹을 이끄는 선장의 복귀로 경제 부문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측은 이 부회장의 집행유예에 따른 석방 소식 이후 “사법부가 법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이 부회장이 석방됐으니 삼성에서 현안에 대한 의사 결정들이 신중하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환영의사를 전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삼성그룹은 무역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냈다.


이 부회장의 석방으로 삼성그룹의 경쟁력은 제고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6일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은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한다는 점에서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리아 취엔(Gloria Tsuen) 무디스 부사장 겸 연구원은 “이 부회장의 복귀는 장기적인 전략기획과 CEO의 의사결정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JY 복귀로 “다시 뛰자” 분위기 조성
미뤄뒀던 계획에 속도…성장동력 확보

이 부회장은 공식적인 경영에 나서기 전 당분간 시간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 7일 경영위원회를 개최하고 경기도 평택 반도체 단지에 제2생산라인을 건설하기 위한 예비 투자 안건을 의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투입되는 자금만 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
 

글로벌 반도체 수용에 대응하기 위해 평택 반도체 제2생산라인 건설을 시작하는 내용이 안건이었다. 이날 경영위원회에는 권오현 회장, 윤부군 부회장, 신종균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없으나 석방후 나온 첫 번째 투자 결정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출근 언제부터
경영 복귀는?

평택 지역은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평택갑 지역구 국회의원인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환영 의사를 내비쳤다.  

원 의원은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삼성의 평택 반도체 공장의 30조원 투자는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투자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4차 산업혁명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와 청년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만들어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도록 평택시민과 함께 응원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동안 잠잠했던 M&A(기업인수합병) 시장에 과감한 행보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신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리더들은 앞다투어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주요 관심 기술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분류되는 사업군이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경영 전반을 책임지면서 선굵은 M&A를 성사시켰다. 그가 삼성전자의 총수 역할에 나서면서 진행한 M&A는 14건에 달한다. 향후 시장이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자율주행차’ 관련 기업 하만을 매입한 것도 이 시기에 이뤄진 것이다. 

따라서 이 회장의 복귀로 글로벌 M&A 시장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뤄뒀던 금융계열사 인사도 단행될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0월부터 삼성전자 비롯한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지만 금융계열사는 제외됐다. 이 부회장의 복귀로 이들 계열사 CEO 인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8일, 삼성증권은 9일 각각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CEO 인선에 착수했다. 삼성생명 등 4개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는 내달 정기주주총회를 개최됨에 따라 인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가로 일반 시민의 접근이 어려웠던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정책에 팔을 걷어붙일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5000원이던 액면가를 100원으로 분할하겠다는 것.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50대1 비율로 가격이 낮아진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주식 가격은 200만원이 넘어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다. 이번 결정으로 주주친화적 기업이라는 평가와 국민주로서의 전망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주식 거래는 오는 5월부터 가능하다.


사회적인 책임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평창올림픽 공식파트너사로 나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동계올림픽 개막에 앞서 ‘삼성 올림픽 쇼케이스’를 개관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평창과 강릉에 위치한 올림픽 파크와 올림픽 선수촌, 평창 메인 프레스센터, 인천공항 등에 9개의 ‘삼성 올림픽 쇼케이스’를 운영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평창 파트너
국가에 이바지

삼성전자는 모바일, 가상현실, IoT 등 기술을 집약한 체험 공간에서 삼성의 브랜드 정신인 ‘불가능을 가능케 하라(Do What You Can't)’를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과 팬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강릉 올림픽 파크 ‘삼성 올림픽 쇼케이스’는 3069평방미터 규모로, 삼성전자의 혁신적인 기술과 가상현실 플랫폼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올림픽 파크 내 쇼케이스는 ▲갤럭시 노트8과 기어 VR로 다양한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VR 체험존(Immersive VR Experience)’ ▲갤럭시 노트8로 나만의 셀피 사진을 꾸미고, UCC를 만들어 보는 ‘제품 체험존(Playful Experience)’ ▲삼성전자가 휴대전화를 처음 출시한 1988년부터 현재까지 제품 역사와 갤럭시 디자인철학, 올림픽 후원의 역사를 살펴볼 수있는 ‘언박스 삼성(Unbox Samsung)’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해 미래 지향적인 스마트 홈을 미리 체험해 보는 ‘스마트 홈(IoT)’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외에도 키즈 라운지, 고객 서비스존, 스페셜 이벤트 존 등 방문하는 선수단과 팬들이 편안하게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 이영희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지난 30년간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써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 혁신으로 전 세계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소통하고 특별한 경험을 누리도록 노력해왔다”며 “삼성전자의 혁신적인 기술이 집약된 ‘삼성 올림픽 쇼케이스’를 통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험은 더욱 풍성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감한 M&A 기대
투자·인사 단행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지난 올림픽에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쇼케이스는 선수, 관계자,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해 왔다”며 평창 동계올림픽 ‘삼성 올림픽 쇼케이스’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이 부회장의 공식적인 행보는 언제 시작될까. 이 부회장은 석방 직후 병상에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병문안을 한 이후 뚜렷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서 개최한 ‘24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 참석 후 이 부회장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았다. 홍원표 삼성에스디에스 사장(대표) 역시 대답이 없었다. 

노희찬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역시 말을 아꼈다.

다만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깜짝 행보를 펼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윤 부회장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초청 간담회를 마친 후 만난 기자들의 ‘이 부회장이 평창에 가느냐’는 질문에 끝내 답하지 않았지만 “허허”라고 웃으며 가능성을 높였다. 

삼성 80주년을 계기로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내달 22일은 삼성 창업주인 고(故) 호암 이병철 회장이 1938년 자본금 3만원으로 ‘삼성상회(삼성물산)’ 사업을 시작한 지 80년이 되는 날이다.

지역경제 훈풍
국가 살림도?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경제를 좌우하는 삼성그룹의 실질적이 총수역할을 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의사 결정에 차질을 빚었다”며 “이 부회장의 복귀가 삼성의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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