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금빛 미소’ 사재혁 <매력탐구>

2008.11.11 14:03:45 호수 0호

3관왕 번쩍 들고 “적수가 없다”

사재혁(23·강원도청)의 근성이 폭발했다. 지난 5일 고양꽃전시장에서 열린 2008아시아클럽역도선수권 남자 77kg급에서 인상·용상·합계 3관왕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날 사재혁의 눈빛은 경기에 들어가면서부터 달랐다. 실제 그는 경기 후 “오기로 들어올렸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뿐만 아니다. 사재혁은 이 대회 우승으로 베이징올림픽과 지난달 전국체전에 이어 3개 대회에서 연속 정상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현재 그의 목표는 2009고양세계선수권 우승이다. 때문에 인상170kg, 용상215kg까지 도전할 생각이다.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사재혁의 매력을 좇았다.

‘금빛미소’ 사재혁의 별명은 ‘사무라이’다. 근성으로 똘똘 뭉쳐 있어 지어진 애칭이다. 사재혁은 5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꽃전시관에서 열린 시니어대회 남자부 77㎏급 경기에서 인상 156㎏·용상 192㎏을 들어 올려 합계 348㎏으로 3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투혼을 발휘하며 3관왕을 거머쥔 것이다.
사실 이날 사재혁의 컨디션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무릎이 좋지 않았다. 지난 올림픽 후유증으로 양쪽 무릎 및 몸의 근육이 많이 빠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실제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무릎 주변의 근육이 약해져 양쪽 무릎에 통증마저 느껴졌다. 또 각종 행사에 쫓겨 다니느라 훈련도 규칙적으로 하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달 14일 전국체전에 출전한 지 23일 만에 플랫폼에 오르게 된 그의 전국체전 이후 훈련일은 단 닷새뿐이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그에게 주어진 훈련시간은 그나마 하루 1시간 남짓.
이 기간 동안 하루에 1시간씩 바벨을 들어 올리는 훈련만 했다. 때문에 올림픽 당시기록(인상 163kg·용상 203kg·합계 366kg)의 80%정도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뿐만 아니다. 적은 훈련량 못지 않게 심리적 부담감도 만만치 않았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그의 ‘일등본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인상 1차 시기에서 145㎏을 신청해 가볍게 성공했다. 2차 시기에선 151㎏을 들어 올린 후 3차시기 156㎏까지 성공하면서 인상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 10월 전국체전에서 들어 올린 것(154㎏)보다 무거운 수치이기도 하다.
사재혁은 용상 1차 시기에서 185㎏을 가볍게 들어올렸다. 용상 2차 시기에선 일찌감치 7㎏이 더 나가는 192㎏를 들었다. 이 무게는 전국체전에서 올린 자신의 기록인 187㎏보다 5㎏ 무거운 중량이기도 하다.
일찜감치 우승을 확정지은 그는 3차 시기를 포기하고도 용상(192㎏)·합계(348㎏)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 역시 전국체전(용상 187㎏·합계 341㎏)보다 높다.
전문가들은 사재혁에 대해 “올림픽 후 각종 행사 참석으로 운동을 전혀 못했는데도 저 정도를 들다니 대단하다”며 “기본 근력이나 순간에 힘을 쓰는 폭발력이 월등하다”고 칭찬했다. 이들은 이를 근거로 4년 뒤 런던올림픽에서 충분히 금메달을 지켜낼 것이라고 관측했다.
두 번의 올림픽을 치른 이배영은 “대표팀이 얼마나 물갈이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젠 사재혁이 남자 대표팀의 중심”이라면서 “자만하지만 않는다면 한국 역도가 더욱 빛나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 하지만 경기 시작하자 ‘일등본능 발휘’
“중국선수에는 질 수 없다는 생각에 오기 발동했다” 소감 피력
 2008아시아클럽역도선수권 남자 77kg급 인상·용상·합계 3관왕
그때 그 미소 그때 그 파워…한국 남자 역도 기둥으로 ‘우뚝’
 

이배영은 “역도는 가장 정직한 운동”이라며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이란 것을 강조한 뒤 “재혁이는 기본 근력이 뛰어나고 순간에 힘을 쓰는 폭발력이 탁월해 4년 뒤 런던올림픽에서도 충분히 금메달을 지켜낼 것”이라고 후배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또 “재혁이가 최근 용상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안정성이 다소 떨어진다”며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도 예리하게 지적했다.
경기가 끝난 후 “훈련을 많이 못해서 부담감이 있었지만 편안하게 경기에 임하려 애썼다”는 사재혁. 그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올해 말까지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그리고 나서 내년 12월 고양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 초점을 맞춰 훈련할 예정이다.
현재 그는 약점 보완 훈련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상에서 무릎이 빨리 뒤로 빠지는 약점이 그것이다. 안정성이 다소 떨어지는 기술적 보완 해결에도 매진 중에 있다.
“오직 역도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사재혁의 목표는 2009 역도 세계선수권대회다. 이때는 조금 더 노력하면 인상 170㎏·용상 215㎏까지 들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가득하다. 사실 그가 목표로 하는 무게는 세계신기록(인상 173㎏·용상 210㎏)에 가깝거나 넘어서는 수치다. 때문에 역도팬들은 사재혁이 세계를 들어 올릴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사재혁은 “당분간 바벨을 잡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다음달 떠나는 뉴질랜드 전지훈련에서도 체력훈련에 치중하고 기구는 들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내년 목표로 한 기록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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