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해부> 프랜차이즈 황제경영 -감탄떡볶이(구 아딸)

2017.09.11 11:25:21 호수 1131호

오너 리스크에 가맹점 휘청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현 정부서 프랜차이즈의 ‘갑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태의 심각성이 위험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일성도 이 같은 맥락서 나왔다. <일요시사>서 프랜차이즈의 황제경영 실태를 점검했다.
 



‘아딸(이하 구 아딸)’은 오투스페이스가 운영하는 국내 유명 떡볶이 프랜차이즈였다. 하지만 최근 오너 리스크를 겪으며 진통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구 아딸 간판을 ‘감탄떡볶이’로 교체해야 했다. 오너 리스크가 또 발발한 것이다.

지난해까지 오투스페이스가 구 아딸 프랜차이즈를 운영했지만 현재는 아딸이라는 법인에 해당 상표권이 넘어갔다. 상표권 주인이 갈린 것은 지난 5월.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63부는 “상표권이 부인 이현경씨에게 있다”라며 오투스페이스가 아딸 상표권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횡령·배임

오투스페이스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은 부부인 이경수 오투스페이스 전 대표와 이현경 아딸 회장이 이혼 소송을 진행하면서부터다.

구 아딸은 한때 프랜차이즈 업계서 전설이었다. 구 아딸의 경영자 이 전 대표와 이 대표는 가난했다. 1994년 이 대표와 결혼한 이들 부부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2000년 겨울 3000만원을 빌려 8평짜리 떡볶이 가게를 창업했다. 


당시 간판을 새로 달 여력이 안 돼 걸려있던 ‘자유시간 호프’ 간판에 ‘자유시간 분식’이라고 덧써야 했을 정도로 시작은 열악했다. 가게는 잘돼 2년 만에 이화여자대학교 앞으로 이전할 수 있었다. 

가게를 옮긴 이들 부부는 상호를 ‘아딸’로 바꿨다. 이때부터 이들 부부는 거짓말처럼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경수․이현경 부부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 위해 오투스페이스를 설립했다. 남편의 지분 70%, 부인의 지분 30%였다. 부인 이현경씨는 본인이 등록한 아딸 브랜드를 오투스페이스가 사용하는 것을 묵시적으로 허락했다.
 

구 아딸이 본격적으로 체인사업을 시작한 2005년부터 회사가 급성장했다. 3년차인 2008년에는 기존 250개 가맹점 재계약률 98%, 7년 만인 2012년에는 1000호점을 돌파한 후 한때 매출 1200억원을 달성했었다.

하지만 오너 리스크가 발목을 잡았다. 이 전 대표는 식자재 업자와 인테리어 업자로부터 수십억원의 리베이트를 받고 빼돌린 혐의로 2015년 검찰로부터 기소를 당했다.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다툼 끝에 이 대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30억2998만원을 받고 풀려날 수 있었다.

오투스페이스 측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검찰 쪽 기소 내용에 따르면 이 전 대표가 업체로부터 60억원을 수수했지만 30억원 수준이고, 그 가운데 20억원을 2010년 식자재 업체에 돌려준 이후 나머지 금액 중 8억원은 가맹본사에 입금했다는 것이다. 

또한 가맹점의 탄원에서도 알 수 있듯 식자재 가격이 경쟁업체에 비해 저렴했다고 했다. 요약하면 횡령액수가 크지 않고 가맹점주에 불이익을 주지 않았다는 것.

오너 부부 갈등으로 간판교체
이혼 소송에 따른 리스크 유효

그러나 오너 일가의 비위로 구 아딸 브랜드 이미지 훼손은 불가피했다. 이 전 대표가 대표직서 물러났지만 가맹점주들은 이 시기를 기점으로 빠르게 빠져나갔다. 한때 가맹점이 1000여곳을 구가하던 구 아딸은 2015년 기준 566개로 외형이 축소됐다.


심지어 당시 부부사이였던 이 대표가 상표권을 두고 법정 소송을 벌이고 이혼소송까지 제기하자 가맹점 주들의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상표권과 관련 법원이 이 대표에게 손을 들어주자 가맹점주들은 오너 리스크에 노출되는 양상이었다.

재판부는 “부인이 오투스페이스에 브랜드 사용을 허락한 사실은 있지만 남편이 범죄를 저질렀고 남편 동생이 오투스페이스 대표로 취임했으며 부인 본인이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상표사용중지를 요구했다”며 “브랜드 사용과 관련한 부부간 신뢰관계는 이미 파괴돼 (상표사용 등) 계약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결국 오투스페이스는 감탄떡볶이로 간판을 바꿔 사업을 벌이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새로 구축해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오너 리스크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는 현재 공식적인 직함을 가지고 있지 않고 그의 막내동생 이준수 대표가 감탄떡볶이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오투스페이스의 지분 70%를 쥐고 있어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특히 2014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 대표와의 이혼 소송서 재산분할에 따라 최악의 경우 경영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혼 소송은 1심이 진행 중에 있다.

이와 관련 오투스페이스 이준수 대표는 “오너 리스크로 가맹점주들이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감탄떡볶이로 간판을 바꾼 후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며 “특수상권으로 분류되는 40개 전 매장 가운데 감탄떡볶이로 간판 전환이 완료된 38개 매장의 지난 2개월간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경영권 방어와 관련해 “이 전 대표의 재산은 주식 중심이고 이 대표는 주식을 제외한 부동산 등에 재산이 집중됐다”며 “이 대표가 이들 재산을 처분해 이 대표가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 몫으로 경영권을 흔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전 대표가 최대주주이자 현 대표의 친형으로서 회사 내에서 여전히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엔 “이미 대표이사직서 물러났다”며 “(일반적으로 회사에)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로 있다고 회사에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느냐”라며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했다.

가족간 갈등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아딸을 운영했던 오투스페이스의 경우 오너 리스크에 시달리면서 애꿎은 구 아딸 가맹점주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며 “모든 위험요소가 제거되지 않은 상황이라 경영자 입장에선 가맹점주에 피해가 전가되지 않도록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오너 부부는 지금…

이경수 전 대표와 이현경 대표 사이의 앙금은 여전히 남아있다. 감탄떡볶이와 아딸의 공식홈페이지에 이혼과 상표권 분쟁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남기고 있는 것. 

이혼 소송이 진행될수록 이 같은 여론전이 치열해질 조짐이다. 일각에선 재산분할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호>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