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지난 14일 신인 가수로 데뷔했다.
올해 아흔이 된 길 할머니는 14살 때부터 품었던 가수의 꿈을 76년이 지나 이루게 됐다.
세계 위안부 기림일이었던 지난 14일 서울 청계광장서 길 할머니의 데뷔무대가 열렸다.
길 할머니는 옥빛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안녕하세요. 신인 가수 길원옥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날은 지난 10일 ‘길원옥의 평화’라는 제목의 음반을 낸 길 할머니가 처음 대중 앞에서 자신의 노래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위안부 기림일에 첫 공개
작곡가·시민 재능 기부
길 할머니는 무반주로 ‘한 많은 대동강’을, ‘남원의 봄 사건’을 기타 반주에 맞춰 구성지게 뽑아내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 앨범은 윤민석 작곡가와 시민들의 재능기부로 제작됐다.
길 할머니와 무대에 함께 오른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길 할머니는 어딜 가도 혼자 노래를 흥얼거리신다”며 “10년 전보다 부르는 노래 가지 수가 줄어들면서 할머니의 가수 데뷔를 서두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5회째를 맞은 위안부 기림일에는 도심 곳곳서 기념행사가 이어졌다. 청계광장에선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14분까지 남북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500명을 상징하는 ‘작은 소녀상’이 전시됐다.
위안부 기림일은 고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8월14일 위안부 피해 문제를 세상에 처음 알린 날을 기념하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