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숲을 수놓은’ 정영환

2017.08.14 10:37:08 호수 1127호

푸른 세상을 거닐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미국 순방길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국민들은 대통령 내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다. 특히 6월28일 미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을 당시 김정숙 여사가 입은 재킷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푸른 숲을 수놓은 순백색의 재킷에 누리꾼들은 궁금증을 표했다.
 



“영부인이 제 작품이 프린트된 옷을 입으실 줄은 몰랐다. 영광이고 또 엄청나게 떨렸다.”

정영환 작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이렇게 말했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옷에 새겨진 푸른 숲은 그가 2010년부터 작업 중인 ‘그저 바라보기-휴(休)’ 시리즈 중 하나다. ‘푸른 숲’은 정 작가와 패션 디자이너 양해일씨가 협업해 만든 작품이다. 

양 디자이너는 정 작가의 작품으로 패션쇼를 진행했고 이후 대선쯤 다시 한번 그에게 협업을 요청했다. 정 작가는 영부인이 전용기에서 내릴 때까지 자신의 작품이 온 국민의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위로의 색

순식간에 유명세를 탄 푸른 숲이 또 다른 푸른 작품들과 함께 서울에 상륙했다. 벽과나사이 갤러리는 지난 2일부터 정 작가의 개인전 <BLUESCAPE-just looking>을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최은경 벽과나사이 갤러리 대표는 “정 작가가 표현한 푸른색은 차가운 색조가 아닌 휴식과 안식처, 희망과 위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뜨겁고 무더운 한여름 더위에 지친 모든 사람들과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현대인들의 적적한 마음에 정 작가의 작품이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 작가 역시 작품을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에 평안이 깃들길 바란다는 전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10여년을 줄곧 푸른색으로만 작품을 채웠다. 담도와 농도의 차이는 있을 지라도 푸른 빛깔을 손에서 놓지 않던 시간이었다. 

디자이너와 협업한 작품
영부인 미 순방길에 입어

정 작가는 현실서 당연한 듯 드러나는 풍경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짜 맞춘다. 관객들은 정 작가가 자신만의 시각으로 손본 풍경에 현혹된다.

하지만 정 작가는 작품을 그저 바라보라고 주문한다. 그는 이미지의 더하기와 빼기를 반복, 여백을 강조해 평소 바라봤던 자연이나 풍경과는 분위기가 다른 선택된 의식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그 과정서 거대한 자연의 일부만 형상화하고 이미지를 없애버리거나 여러 장면을 합친다. 현실의 자연이 담긴 작품은 작가의 손을 거쳐 비현실과 조우한다.

단지 자연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그 이미지를 재현하며 탐닉하는 작업을 10년간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그는 “작업서 어떤 교감을 형성할 것인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관객의 입장에서는 재현된 이미지가 실제 풍경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곳일지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가본 장소, 내가 본 사진 등 다양한 생각을 정리하며 마음속의 기억과 추억을 헤쳐가게 될 것”이라며 “새벽도 낮도 아닌 낯설고 차가운 색으로 채색된 자연은 각자의 방식에 의해 기억을 떠올리거나 감춘다”고 덧붙였다.

10년간 푸른색에 몰두
현대인에 휴식처 주고파

정 작가는 예고서 미술선생님으로 수년간 학생들을 가르쳤고, 현재는 입시미술학원을 운영 중이다. 현실에 지친 몸이지만 밤늦은 시간이 되면 한 쪽에 마련한 작은 작업실서 오롯이 혼자만의 세상을 만끽한다.
 


최은경 대표는 “처음 정 작가의 작품을 접했을 때 자유를 갈망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하라고 조언했다”며 “그가 소망하는 세상이 그의 작품 안에서 충분히 느껴졌다”고 전했다.

소망하는 세상

벽과나사이 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정 작가 본인이 바라는 또 다른 차원의 공간이자 세상을 향해 지친 현대인들에게 편안함, 성공, 희망의 휴식처가 돼주는 풍경”이라며 “관객은 그가 만든 ‘bluescape’ 세상에 과감히 발을 딛고 서서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가 늘 바라보는 세상에서 때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반드시 그것이여야만 하는 당연한 논리서 잠시 벗어나 작가와 함께 교감하고 경험해 보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jsjang@ilyosisa.co.kr>

 

[정영환은?]

▲학력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전공 졸업
수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학과 졸업

▲개인전

벽과나사이 갤러리 초대전, 서울(2017)
스칼라티움 아트스페이스 초대전, 서울(2016)
가나인사아트센터, 서울(2015)
로데오갤러리특별관 초대전, 수원(2014)
수원미술전시관, 수원(2012)
구올담갤러리 초대전, 인천(2012)


▲협업작품

컬래버레이션 의상 : 김정숙 여사 방미 의상(with 양해일 패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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