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토크> “그래! 이 맛이야!”…주당 사로잡은 요물 누구?

2017.07.19 09:15:32 호수 0호

무더위 날리는 맥주의 취향저격

[일요시사 취재2팀] 조영곤 기자 = 무덥고 습한 날씨가 연일 계속되면서 한 밤의 더위를 씻겨줄 맥주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주류업계도 덩달아 바빠졌다. 여름은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대목이다. 이에 거리 판촉행사부터 한정판 맥주까지, 까다로운 입맛을 잡기 위한 ‘맥주 전쟁’이 본격화됐다.

주류업계의 시선이 주당들에게 쏠렸다. 술자리를 주도하는 그들의 입맛을 자극해야 ‘여름 대전’의 승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무더위와 갈증을 해소하는 데 맥주가 딱!”이라고 외친다. 주당들의 선택은 똑 쏘는 맛일까. 아니면 부드러움일까.

그래서 준비했다. 자칭 타칭 술 좀 마신다는 인사들을 불러 모았다. 이유는 단 하나! 그들에게 맥주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무더위와 높은 습도. 맥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조건을 자랑한 지난 13일 저녁 7시. 주당들이 경기도 파주 인근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점포로 모여 들었다.


역시 주당들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맥주를 벌컥벌컥 마신다. 순간 포착!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다. 입 맛을 다시며 자리에 놓여 있던 맥주병을 유심히 살핀다. “넌 누구냐?”라고 묻는 듯하다.

“환상 궁합”

남녀 각각 2명. 총 4명의 주당들은 평소 어떤 맥주를 즐길까. 여성과 남성의 스타일이 확연하게 다르다. 여성들은 해외파(수제맥주), 남성들은 국내파(존칭 생략).
 

배우 박소진(여·29)과 아나운서 임지수(여·25)는 “부드러움과 향이 좋은 수제맥주를 즐긴다”고.

반면 외국계 물류 기업에 근무 중인 김경호(남·39)와 사진작가 정승환(남·39)은 “그때 그때 다르다”면서도 “수입보다는 국산 맥주를 자주 마신다”고 말했다.

여름은 맥주시장 최대 성수기.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1년 매출의 60% 가까이를 거둬들인다. 왜 유독 여름에 맥주를 찾는 걸까. 4인의 주당은 ‘맥주=시원하다’는 공식을 성립시키는 광고 효과와 익숙함이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나운서 임지수는 “여름은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이라며 “무더위에 갈증을 느낄 때면 맥주가 간절해진다. 음료수처럼 익숙하다. 여름과 맥주는 환상 궁합”이라고 말했다.

“나 술 좀 마셔” 4인과 현장토크
“시원하고 부드러운 목 넘김이 최고”

배우 박소진과 직장인 김경호씨는 “광고 효과가 큰 것 같다. 마시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며 “소주 등 알코올 도수가 높은 주류는 무더위와는 상극”이라고 했다. 사진작가 정승환 역시 “무더위가 찾아오면 자연스럽게 맥주가 연상된다”고 거들었다.

4인의 주당은 친구보다 소중한(?) 존재인 맥주가 언제 가장 간절할까. 직장인 주당 김경호씨는 샤워 후 맥주가 가장 당긴다고. 헬스클럽 5년차인 작가 정승환은 “운동 후 갈증이 느껴지면 어김없이 맥주가 떠오른다”며 “덕분에 뱃살이 줄지 않는다(웃음)”고 토로했다.


아나운서 계의 샛별 임지수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한 후 지친 몸에 활력을 주고 싶을 때마다 맥주를 찾는다. 천상의 맛이 따로 없다”고 했다.

배우 박소진은 “촬영 후 집 근처 편의점서 마시는 맥주가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부드럽다”

이날 주당들의 혀끝을 춤추게 한 맥주는 하이트진로의 야심작 엑스트라콜드(EXTRA COLD)다. 페일 라거 본연의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는 엑스트라콜드에 대한 느낌이 궁금하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극찬 일색. 남녀 모두 엑스트라콜드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임지수는 “사실 하이트진로 맥주는 멀리 했다. 자극적이었기 때문”이라며 “엑스트라콜드는 다르다. 시원하고 부드러운 목 넘김이 저에게 딱”이라고 극찬했다.
 

수제맥주를 즐겼던 박소진 역시 마찬가지. 그는 “목 넘김이 정말 부드럽다. 100병을 마셔도 부담스럽지 않을 것 같다”며 “마시는 순간이 즐겁다. 국내 맥주의 재발견”이라고 칭찬했다.

김경호씨도 칭찬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기존 맥주는 밋밋했는데, 목 넘김이 시원해서 정말 좋다”고 했고, 정승환도 “시원하면서도 부드럽다. 거부감이 없다”고 흡족해했다.

주당들은 엑스트라콜드와 궁합이 맞는 안주로 시대의 히트작 새O깡부터 골뱅이까지 다양하게 추천했다.


박소진은 짭짤함이 매력적인 새O깡을, 임지수는 치킨과 함께 치즈를 강력 추천했다. 김경호씨도 치킨과 함께 골뱅이를, 정승환은 뜬금없이 할머니가 해주시던 전을 언급했다. 여느 전과 다르게 바삭하게 부쳐져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인생술=뜨맥?

부드러움에 취해가는 순간. 누구나 기억에 남는 인생술이 있게 마련. 이들도 마찬가지. 4인의 주당이 꼽은 인생술은 때로는 뜨거웠고, 때로는 달콤했다.

임지수는 “지난해 7월 찾았던 대만은 무더위의 극치였다”며 “여행 기간 내내 손에 놓지 않았던 게 있다. 바로 과일맥주다. 달콤함 덕분에 무더위를 잊을 수 있었던 인생술”이라고 회상했다.

정승환의 인생술은 극한체험과도 같다. 그는 “라오스 씨엥쾅의 한 시골 마을로 촬영을 갔다. 그곳 주민들은 맥주를 뜨겁게 해 마셨다”며 “잔 하나로 돌려 마시는 뜨맥(뜨거운 맥주)은 상상 이상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안주가 쇼킹했다. 삶은 코브라가 나왔다. 주저했지만 뜨맥에 놀란 속을 달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맛을 음미했다”고 덧붙였다.

박소진은 발리의 추억을 떠올렸다. 해가 저무는 해변가서 마셨던 맥주의 맛을 잊을 수 없다고.

김경호씨는 역시 주당이다. 인생술이 따로 없단다. 직장 동료, 지인, 가족 등과 함께하는 술 모두가 인생 최고란다.

4인의 맥주 예찬론은 촬영이 끝난 후 뒤풀이에서도 계속됐다. 이날 처음 만나 어색할 법도 했지만 맥주로 뭉친 주당들이기에 10년지기 부럽지 않았다. 

취재의 끝자락. 밀려드는 피로를 맥주와 함께 날려 보낸다. 여름. 그리고 무더위. 맥주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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