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남북 비밀회담 ‘폭로’ 내막

2011.06.03 20:55:30 호수 0호

남측이 돈봉투 찔러주며 ‘사과’ 애걸, ‘회담’ 구걸?

‘베이징 비밀회담’ 남-북 진실공방전
남측이 돈 봉투 주다 북측에 망신살?



북한이 지난달 9일 베이징에서 열렸던 남북 비밀 접촉회동에서 남한이 돈 봉투를 내밀며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에 사과를 애걸하며, 정상회담을 구걸했다고 폭로해 파장이 일고 있다. 북한이 남북 비밀 접촉을 상세히 밝힌 것은 전례가 없어 폭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일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일문일답에서 남측이 돈봉투를 미끼로 천안함과 연평도에 대한 사과와 정당회담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현 정권이 남북관계를 파탄시킨 책임이 있으며 더이상 상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향후 남북관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전례없는 비밀접촉 폭로 왜?

북측은 우리 정부가 지난달 18일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초청하는 문제에 대한 남측 정부의 진의가 북측에 전달됐다고 밝힌 것은 날조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북측 대변인은 “베이징 비밀접촉 정형을 날조하여 공개하고 허튼 소리를 내돌리는 이상 우리도 사실을 그대로 까밝히지 않을 수 없다”고 폭로이유를 설명했다.

북측은 접촉이 지난 5월9일부터 이뤄졌고, 김천식 실장과 홍창화 국가정보원 국장,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등이 참석했다고 실명을 밝혔다. 또 남측이 제안한 정상회담 날짜는 “6월 하순경 1차는 판문점, 두 달 뒤 평양에서 2차, 제3차는 내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이라며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어 천안함·연평도 문제에 대해서도 북측은 “남측이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이라도 내놓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2일 대정부질문에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비공개 접촉의 기본 목적은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 북한의 시인, 사과, 재발방지 약속을 받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비공개 접촉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정식회담을 공식적으로 제의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가장 논란의 소지가 되고 있는 것은 북측에서 주장하는 남측이 ‘정상회담 대가’로 ‘돈봉투’ 전달했다는 것. 그러나 남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북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5월 만남 때 우리 측이 북에 교통비와 호텔비 등 실비 명목으로 1만달러를 제공했다”면서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 정부가 매우 공을 들였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며 진실공방에 휩싸였다.

중국-북한 ‘빅딜’ 주고받았나?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 북한의 폭로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야당에선 비밀접촉 파문에 대한  ‘인책론’ 이 제기됐다. 국회 남북관계발전특위 위원장인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논평에서 “잘못된 대북정책으로 인해 사태를 악화시킨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물론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등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주목받는 점은 유례없던 남북비밀회담 폭로가 북한이 중국을 방문한 직후라는 점이다. 이에 중국과 북한 사이에서 어떤 회담이 오고갔는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측의 폭로는 남측 여론 분열을 조장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또 남북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남측으로 돌려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돈봉투의 진실여부를 두고 국내에서도 비판여론이 더욱 거세진다면 정부 역시 추가 사실을 공개할 수 밖에 없어 남북 간 진실공방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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