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

2017.06.05 09:06:54 호수 1117호

우석훈 저 / 문예출판사 / 1만4800원

2011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삶을 마감한 시나리오 작가 고 최고은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가난’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최고은씨의 안타까운 죽음으로부터 6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도리어 우리 사회에서는 국가와 사회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쓸쓸하고 불행한 삶을 근근이 이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멀쩡한 삶을 살아가던 한 개인이 실직을 하거나 사고로 인해 갑자기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경우를 주위에서 많이 접할 수 있다.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왔지만, 점점 깊어지는 불황의 늪으로 인해, 그리고 취약한 사회적 안전망으로 인해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사람이 많다. 
한국 경제가 불황으로 진입할수록 국가의 복지 정책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경제의 공식 부문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 가난한 사람은 버틸 수가 없다. <88만원 세대> <불황 10년> 등 한국 사회 문제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통찰해온 경제학자 우석훈은 신간 <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에서 바로 지금과 같은 불황의 시기에 사회적 경제가 새롭게 고민되고 시작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자본주의가 가난한 사람들을 전혀 챙겨주지 않았던 19세기에 협동조합이 처음으로 생겼듯이 한국 경제가 정글 자본주의화 되는 이 시점에 사회적 경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공황 이후 무솔리니가 집권한 이탈리아에서 협동조합이 국가를 운용하는 기본 조직으로 고민되었듯이, 또한 스위스의 대표적인 보수 도시 취리히에서 사회적 경제가 꽃을 피우고 있듯이, 사회적 경제는 좌파와 우파라는 오랜 정치적·경제적 경계를 넘어 고민되어야 한다. 저자 우석훈은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지고, 어려운 지역이 더 어려워지기 전에 사회적 경제를 통해 부드럽고 은근하게 보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회적 경제를 자신과 거리가 먼, 몇몇 소수의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는 사회적 경제는 좌파들의 경제 정책이라는 선입견을 가지는 사람도 많다. 우석훈은 이러한 오해를 푸는 것에서 이 책을 시작한다. 
우석훈은 사회적 경제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도서관에 빗대 설명한다. 도서관은 보수적인 사람도 혹은 진보적인 사람도 그 중요성과 필요성에 반대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적 경제는 도서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주머니가 넉넉하지 않은 때일수록 개인이 책을 사기 힘들어져 도서관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처럼, 불황기일수록 해결책을 ‘사회적인 것’ ‘공유’에서 찾는 사회적 경제가 중요해진다. 
<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를 집필하며 저자 우석훈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사회적 경제’가 어렵고 딱딱한 내용일 것이라는 사람들의 선입감을 없애는 것이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개념인 사회적 경제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회적 경제의 기본 개념은 물론 역사적 흐름을 충실하게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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