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으로 떠나는 ‘웰빙여행’

2011.05.23 12:44:45 호수 0호

‘철석 처~얼~석’ 파도소리 들으며 섬을 걸으면 어떤 느낌?


사량도 옥녀봉…기암괴석 끼고 도는 해안 트레킹 ‘굿’
독도 껴안은 섬 울릉도…전망대 오르면 독도 한눈에
보길도…윤선도 발자취 따라 걷는 섬둘레길
추자도…유채꽃 보고 정겨운 골목길도 걷고

초목이 신록을 더해가는 5월은 대자연의 싱싱한 원기를 접할 수 있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웰빙 여정을 꾸릴 수 있다. 특히 빼어난 비경을 자랑하는 섬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섬으로 떠나는 드라이브 여행. 신록의 계절 5월, 섬과 로맨스에 빠져 보자.

■사량도 옥녀봉
경남 통영 앞 바다는 대한민국 최고의 비경을 자랑하는 한려수도해상국립공원의 중심이다. 때문에 인근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섬 중에는 나름 풍치와 개성을 지닌 명품 여행지가 즐비하다. 그중 대표적인 게 사량도이다. 발 아래로는 푸른 바다가 펼쳐지고 기암괴석을 굽이돌며 걷는 해안트레킹코스가 압권이다. 옥녀봉에 오르면 한려수도의 멋진 경관이 한눈에 펼쳐진다. 절로 가슴이 후련해지는 일상탈출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사량도 기행의 매력 중 하나는 한국 100대 명산 중의 하나인 지리산과 옥녀봉을 오르는 것. 불모산-가마봉-연지봉-옥녀봉까지 이어지는 바위 능선 길은 경관도 빼어나지만 수직로프 사다리, 철사다리 등 다양한 등산코스가 이어져 지루함이 덜하다. 국내 최장의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에 올라 미륵산 정상에 서면 바둑돌처럼 흩어진 섬들의 진풍경에 탄성이 절로 터진다. 통영은 문학기행코스로도 찾을만하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추모공원, 김춘수 유품전시관, 청마문학관 등이 통영에 있다. 달아공원 전망대도 남해의 붉은 낙조를 감상하는 포인트로 제격이다.



■백령도
백령도는 자연 그대로의 섬의 매력에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심청이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 고려 충신 이대기가 ‘백령지’에서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 표현했을 만큼 기기묘묘함을 자랑하는 선대바위 또한 절경이다. 이어 진촌리 북쪽 해안에는 국내 유일의 물범 서식지인 물개바위가, 용기 포구 옆에는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는 규조토 해변, 일명 사곶해안이 있다. 이외에도 올해 초 심은 해바라기꽃 200여만송이가 활짝 피어 장관을 이루면서 백령도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고 있다.

■제부도
시화지구 일대 섬 여행의 즐거움은 자동차로 바다를 가로지르는 드라이브 코스에 있지만 바닷길이 열리는 제부도의 매력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제부도 외에도 누에섬, 목도, 측도 등 무려 네 곳에서 바닷길을 볼 수 있지만 길이면에서 2.3km에 이르는 제부도를 따라갈 만한 곳은 없다.
썰물 때면 하루 두 차례 하얗게 드러나는 제부도의 시멘트 찻길은 서하진의 소설 <제부도>를 떠올리게 할 만큼 신비로우면서도 비극적인 상상을 동반하는데 갯벌에 묻힐 듯 말 듯 구불구불한 길 너머로 갯내 물씬한 제부도가 어른거린다.
제부도 일주는 순환도로에서 하게 되는데, 바닷길 끝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든 좌회전하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대개 선창가에서 해수욕장을 지나 최고 볼거리인 매바위까지 달린다. 해수욕장 주변에 차를 세워두고 부드러운 진흙을 발가락 사이로 느껴볼 시간 여유가 없다면 선창에서 해안을 따라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해안 탐방로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제부도 선창 앞에서 가까이 보이는 누에섬에서도 바닷길이 만들어진다.

■울릉도
국내 여행지 중 풍치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울릉도이다. 깎아지른 듯한 해안 벼랑길을 따라 이어지는 트레킹코스가 있는가 하면,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올라서면 편평한 땅이 귀한 울릉도에 광활한 나리분지가 나타나는 등 곳곳에 이색지대가 펼쳐진다. 울릉도의 걷기 길은 주로 전망대와 등대를 찾는 길이다. 도동에는 독도해돋이 전망대와 독도박물관이 있다. 독도해돋이 전망대는 맑은 날 87.4km 떨어진 독도를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는 곳이다. 저동 내수전전망대, 북면 석포전망대를 찾는 길도 걷기에 좋다. 특히 내수전전망대에서 석포마을까지 이어지는 4.4km의 옛길은 최고의 산책로로 꼽힌다. 이 밖에 태하등대 가는 길 또한 울릉도의 짙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시원스럽게 발길을 옮길 수 있는 명품 트레킹 코스로 꼽힌다. 마치 성지순례 하듯 찾는 독도는 날씨가 도와줘야 찾기가 수월하다.

■대이작도
아주 자그마한 섬이지만, 맑은 물과 깨끗한 백사장, 울창한 해송숲 등의 비경을 간직한 대이작도. 섬 내에는 큰 풀안, 작은풀안, 목장골, 떼넘어 등의 해수욕장 네 곳이 있다. 모두 아주 고운 모래가 깔려있는 데다 바다 쪽으로 한참 들어가도 어른 키를 넘지 않을 만큼 경사가 완만하다. 특히 큰풀안해수욕장에서 보트를 타고 500m만 나가면 뭍도 아니고 바다도 아닌 모래사막에 닿는다. 하루 6시간 정도의 썰물 때마다 드러나는 이 모래사막에서는 수영을 즐기거나 조개도 캘 수 있다.

■보길도
전남 완도군 소재 보길도는 그야말로 보배로운 섬이다. 겨울부터 봄 시즌까지는 선홍빛 동백이 화사한 기운을 전해주는 동백꽃 감상의 명소로, 여름은 아름다운 해변에서 남해바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해수욕의 명소로 통한다. 뿐만 아니라 보길도는 고산 윤선도의 체취가 짙게 드리워진 문화역사기행의 1번지로 연중 답사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제 보길도 가는 길도 많이 수월해졌다. 전남 완도군 화흥포항이나 해남군 땅끝마을 선착장에서 카페리를 탄 다음 노화도에 닿은 뒤 보길대교를 건너면 바로 보길도 섬 여행이 시작된다. 노화도와 보길도를 잇는 보길대교가 놓여 여객선 이용 시간이 절반 이상 단축됐다.
보길도 또한 완만한 섬둘레길이 걷기에 적당하다. 보길도의 걷기 코스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고산 윤선도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다도해의 비경을 감상하며 걷는 코스이다. 보길도에서 1박2일의 여정을 꾸린다면 두 가지 코스의 묘미를 모두 맛볼 수 있다. 등산을 원한다면 격자봉에 올라도 좋다. 고산 윤선도가 즐겨 올랐다는 격자봉 정상부의 누룩바위에서는 보길도는 물론 해남과 제주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덕적도
서해의 대표적인 섬기행 명소이다. 아름다운 덕적도와 그 주변 섬들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섬산행에 나서야 한다. 덕적도 비조봉에 오르면 덕적군도가 발아래로 펼쳐지고, 아름드리 노송의 자태가 도드라진 황금백사장의 풍광을 접할 수 있다. 선착장을 오가는 고깃배와 문갑도, 백아도, 울도, 지도를 오가는 작은 배가 서해의 물살을 분주히 가른다. 덕적군도 중 흑염소와 사슴이 사람보다 더 많은 굴업도의 목기미 해변은 마치 지구 탄생의 비밀을 말해주기라도 하듯 신비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제 바다를 가로질러 불어오는 해풍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계절, 덕적도로의 섬 여행은 호젓한 섬기행의 묘미 속에 푹 젖어 들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추자도
구제주도 올레길의 걷기 열풍이 부속섬 추자도로 옮겨 붙었다. 이즈음 추자도를 찾으면 노란 유채꽃이 만발한 정겨운 섬 길을 걸을 수 있다. 상추자도, 하추자도 두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추자도는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가 둘러싼 제주도의 다도해. 섬 주변의 점점이 박힌 무인도가 바다의 풍경을 더 목가적으로 꾸며 놓은 아름다운 곳이다.
이미 전국의 낚시꾼들에게는 최고의 바다낚시 포인트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추자도는 고려시대 주민들에게 어업법을 알려준 최영 장군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세운 최영장군 사당, 고 김수환 추기경도 방문했던 가톨릭 성지 황경현 묘 등 역사의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조용한 섬마을 구석구석을 누비자면 색색의 낮은 지붕과 키 낮은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좁다란 골목길이 정겨움을 더한다. 추자도는 제주도에서 쾌속선을 타면 1시간이며, 목포, 진도, 완도에서도 찾을 수 있다.

■외연도
바람이 잔잔한 새벽이면 중국에서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외연도. 이름처럼 짙은 해무가 섬을 감쌀 때가 많아 망망한 바다 한가운데서 불쑥 솟아오른 듯한 모습이다. 외연도는 보령에 속한 70여개의 섬들 중 가장 먼 거리에 있으며, 주위에 자그마한 섬들을 호위하듯 거느리고 있어 흔히 외연열도라고도 부른다.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온 나무들이 울창하게 뻗어있는 상록수림은 외연도를 더욱 신비하게 해준다. 특히 일명 ‘사랑나무’라 불리는 연리지 나무가 자라는데 우리나라에서 단 세 그루밖에 없는 아주 귀한 나무로 알려져 있다.

■가거도
동경 125도07분, 북위 34도 21분에 위치한 국토의 최서남단 가거도. 가거도 8경을 두루 감상하려면 어선이나 낚싯배를 빌려 타는 게 좋다.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2시간 정도. 또한 여름철에 시원한 해수욕을 즐기려면 콩돌 해변이나, 가거도 팔경인 ‘소퉁이’ 부근의 큰 짝지해변과 작은 짝지해변을 찾아가는 게 좋다. 끝으로 우리나라 갯바위 최후의 보루라고 말할 정도로 국내 최고의 감성돔, 돌돔, 볼락낚시터로 손꼽히는 만큼 갯바위, 방파제 가릴 것 없이 아무데나 낚싯대를 드리우기만 하면 금세 입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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