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자꾸 바보짓을 할까?

2017.03.21 09:24:39 호수 0호

매들린 L. 반 헤케 저 / 다산초당 / 1만5000원

왜 똑똑한 사람들도 바보같이 생각하고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반복하는 걸까?
이 책의 저자 실험심리학자 반 헤케는 그 답을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생각의 사각지대’가 있음을 밝혀내고, 이를 ‘블라인드 스폿(맹점)’이라는 프리즘으로 날카롭게 해부한다. 배운 사람일수록 ‘왜 자신의 맹점을 보지 못하고, 주관적인 편견에 갇힌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 힘들까?’ ‘논리적으로 사고하지 못하는 사람은 무엇이 문제일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인간 심리의 맹점을 파고든다.
특히 저자는 가족, 지인, 학생들처럼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재미있는 일화를 통해 실생활에서 누구나 마주치는 수많은 맹점 사례를 콕콕 집어 제시한다. 조금만 생각하면 되는데도 생각하지 않는 맹점, 모르면서도 묻지 않는 맹점, 익숙한 것에 길들여져서 깨닫지 못하는 맹점, 내 모습을 볼 수 없어서 나타나는 맹점, 타인의 관점으로 보지 못하는 맹점, 패턴화된 사고에 물드는 맹점, 성급하게 결론으로 비약하는 맹점, 불분명한 증거에 빠지는 맹점, 필연과 우연을 구분 못 하는 맹점,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맹점 등은 일상생활에서 누구라도 경험해봄 직한 것들이어서, 독자들로 하여금 나만 맹점이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이러한 깨달음을 얻었다면 이 책의 목적은 성공한 것이다. 저자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누구에게나 맹점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 책은, 맹점은 특별한 누군가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 성별, 학력을 초월해 보편적 인간 누구에게나 있으며, 극복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생각의 패턴을 조금만 바꾸면 맹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맹점을 10가지로 유형화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각각의 맹점을 극복하는 방법과 더불어 창조적 사고로 나아가는 핵심 전략을 소개한다. 자신의 가족, 지인 등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를 유형화한 반 헤케는 세심한 관찰을 통해 인간 심리의 오류를 정확히 짚어낸다.
그는 인간의 말썽 많은 모습에 내재된 맹점의 순간을 하나하나 밟아나감으로써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로 이어지는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생각 없음, 주관적인 편견과 무지, 고정관념 같은 생각의 맹점을 깨고 좀 더 나은 변화로 이끄는 점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심리학 책이라 하겠다.
특히 오늘날 대부분의 심리학이 상처받은 ‘나’의 자존감을 위로하는 개인 심리학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달리 개인을 넘어 더 넓은 사회와 조직 차원에서 인간 심리를 다룬다. 인간 심리에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인 ‘맹점’이 어떻게 개인과 사회, 나아가 정치와 국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한 이 책은 개인의 변화를 넘어 공동체와 조직, 사회와 정치 생활의 변화까지도 이끌어내는 점에서 ‘실천 심리학’서로서 독보적이다. 나도 모르게 저지르는 행동의 오류를 통찰하는 순간 창의적 사고로 가는 지름길이 열리고, 누구에게나 생각의 맹점이 있음을 인정하는 순간 나와 타인을 변화시키고 사회와 정치를 바꾸는 궁극의 변화가 시작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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