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문제 있는’ 문재인 사람들

2017.03.06 11:37:05 호수 1104호

문 앞에 장사진 “골라도 꼭…”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잘 나갈 땐 내부의 위험요소가 보이지 않는 법이다. 지지율 1위의 대선후보 캠프라면 더욱 그렇다. 주변의 환호에 시야는 좁아지고, 위험을 느끼는 감각은 무뎌진다. 그러다 기세가 주춤해지면 내부에 똬리를 틀고 있던 문제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올라온다. 그때쯤 되면 이미 판이 흔들릴 만큼 위험수위가 높아진 상태다. 수습 불가 상태에 접어드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은 약 7시간 만인 오후 8시35분에야 마무리됐다. 지난해 12월9일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가 접수된 지 81일 만이다. 17차까지 이어진 변론서 국회 탄핵소추위원단과 대통령 대리인단은 말 그대로 피 튀기는 혈전을 벌였다.

이제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이후 남은 8인의 재판관으로 탄핵심판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오는 13일 전 선고가 유력한 상황이다.

탄핵 선고 성큼
벚꽃대선 가능성

탄핵안이 인용되면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탄핵심판 선고 기일이 10일 혹은 13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5월 중순 이전에 조기대선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대선후보 경선을 위한 선거인단 모집에 들어갔고, 국민의당은 제3지대 인사들과 결집을 시도 중이다. 야당 대선 후보들의 선전에 힘을 못 쓰고 있는 여당 후보들은 ‘보수 단일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후보 자원이 넘쳐난다.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는 여론조사에서 나란히 1~2위를 달리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까지 합치면 세 사람의 지지율 합이 50%를 훌쩍 넘는다. 3파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 경선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후보들은 캠프의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지난달 27일 문 전 대표 측은 캠프명을 ‘더문캠’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예종석 홍보본부장과 손혜원 홍보부본부장이 작명한 더문캠은 ‘더 강해진’과 ‘더불어민주당’서 따온 ‘더’ 문 전 대표의 상징어 ‘문(Moon, 달)’ 캠프의 ‘캠’을 조합한 것이다.
 

더문캠은 비서실·종합상황실 등 2실과 7본부 체제로 조직을 구성했다. 박스권을 탈출해 30%대 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만큼 모여드는 당내외 지지 세력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매머드급 자문단을 꾸리는 만큼 잡음도 상당하다.

스타트는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끊었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4일 경희대서 연 북콘서트에서 전 전 사령관을 캠프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영원한 특전사령관’으로 불리는 전 전 사령관의 영입은 ‘민주당은 안보에 취약하다’는 인식을 타파할 묘수로 꼽혔으나 채 일주일도 가지 못했다.

영입 나흘 만에 전 전 사령관의 부인인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 교비 횡령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어 전 전 사령관이 자신의 승진 파티에 성신여대 교직원을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처음 문제를 제기한 조모 교수의 말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캠프 구성원들의 이력 논란 불거져
각종 논란에 밝혀지지 않은 의혹도

“집사람에게 비리가 있다면 권총으로 쏴 죽였을 것”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등의 발언은 기름을 부었다.

5·18 발언이 불거지자 전 전 사령관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고 문 전 대표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결국 그는 지난달 10일 사과의 뜻을 밝히고 미국으로 떠나겠다고 했다.

캠프 영입 인사의 구설 논란은 또 나왔다.

장·차관급 인사 60여명으로 구성된 문 전 대표의 국정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오마이TV와 인터뷰서 김정남 피살사건을 거론하며 “1973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DJ(김대중 전 대통령)를 납치해 죽이려 한 사건과 같다”며 “이승만 전 대통령도 정적을 얼마나 많이 제거했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에 대해서 솔직히 비난만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그런 역사가 있었으니까”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영입 인사들
줄줄이 구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범여권은 정 전 장관의 발언에 일제히 공세를 퍼부었다. 자유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2일 원내대표단·4개 상임위원회 간사단 연석회의서 정 전 장관의 발언을 두고 “망언”이라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김정남 피살사건을 대한민국 역사와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며 우리가 비난할 처지가 아니라고 한 것은 충격”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당도 가세했다.

같은 날 국민의당 문병호 최고위원은 “문 전 대표는 정 전 장관을 즉시 해임해야 한다. 이것이 정 전 장관의 발언으로 황당해하고 있는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만약 문 전 대표가 해임을 거부하면 국민은 문 전 대표의 인식도 정 전 장관과 같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결국 문 전 대표는 “정 전 장관의 발언은 국민이 보기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정 전 장관의 말씀 취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그런 뜻으로 하신 말씀은 아닐 것”이라며 “나와 다른 뜻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로 그를 비호했던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10년의 힘 자문단에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합류했다. 변 전 실장은 참여정부 시절 ‘신정아 스캔들’로 공직서 물러난 인물이다. 신정아 스캔들은 권력형 비리 의혹과 학력위조 논란으로 참여정부의 레임덕을 가속화시켰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위조가 시발점이 된 당시 사건은 검찰 수사 과정서 변 전 실장과 신 전 교수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일으켰다.

캠프에 합류한 당내 인사들도 ‘폭탄’을 하나씩 안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8일, 송영길 의원을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임명했다. 문 전 대표는 송 의원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문제는 영입 첫날부터 불협화음이 흘러나왔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문 전 대표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을 두고 “국가 예산과 세금으로 나눠주는 것을 누가 못하느냐”며 “메시지가 잘못 나갔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과거 없는
사람 없나?

총괄본부장이 캠프에 합류하자마자 후보의 공약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이어 “당에서 정리하지 않으면 실현 가능성 없는 이상적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며 “이런 메시지가 정리되지 않은 채 나가고 있다. 후보와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우리 캠프나 선대위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함께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후보는 저”라고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19대 국회 당시 시집 강매 논란으로 20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노영민 전 의원은 캠프서 조직본부장을 맡고 있다.

노 전 의원은 2015년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시절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카드 결제 단말기를 두고 국회 산업위원회 산하 기관에 자신의 두 번째 시집 <하늘 아래 딱 한 송이>를 판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았다. 노 전 의원은 결백을 주장했으나 당시 여론이 ‘의원 갑질’ 논란으로 악화되면서 결국 그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사전 선거운동 의혹과 막말 논란으로 한차례 홍역을 더 겪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청주의 한 컨벤션센터서 있었던 ‘문재인 캠프 충북활동가 모임’ 자리서 현안 관련 발언을 쏟아냈다. 노 전 의원은 당시 “국민의당 박지원 당대표(당시 원내대표)가 탄핵국면을 이용해 총리를 하려고 욕심을 부리고 있다”며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몰래 만나고 김무성 전 대표와 뒷거래를 한 의혹이 있다”고 발언했다.

국민의당 충북도당은 노 전 의원의 발언에 크게 반발했다. 충북도당은 노 전 의원에게 “근거 없는 비방이자 허위 사실 유포에 해당하는 발언을 즉각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문제의 발언이 나온 모임에 대해 사전 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했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문제의 행사와 발언에 대해 “행사의 성격과 참석자 신분, 발언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사전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캠프서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전병헌 전 의원은 보좌관 비리 의혹으로 20대 총선서 컷오프의 수모를 겪은 바 있다. 보좌관과 비서관이 비리 혐의로 실형을 받은 사실이 전 전 의원의 발목을 잡았다.

전 전 의원은 공식입장서 “보좌관 문제는 이미 법원의 판결 내용에도 나와 있듯이 사적 유용이 아닌 전액 선거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증명돼 비리가 아닌 표적 정치탄압으로 드러났다”며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입증된 바 있다”고 밝혔다.

또 “연좌제 컷오프는 부당하다”며 크게 반발했지만 상황을 되돌리진 못했다. 결국 전 전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일자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진표 의원은 총선 당시 유권자들에게 쌀을 돌리고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벌금 90만원을 선고받고 기사회생한 전례가 있다. 선출직 공직자는 선거법을 위반해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아 확정될 경우 자동으로 당선이 무효된다.

대선가도에 위험 요소?
후보 정책 불똥 튀기도

김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2월 조병돈 이천시장과 이천 설봉산서 수원시 영통구 태장동 주민 등으로 이뤄진 산악회원 37명을 만나 5㎏짜리 이천 쌀 45포를 나눠주고 “조 시장이 여러분께 쌀을 드린 것은 올해 여러분 소망이 이뤄지리라는 축언”이라는 등의 발언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상대 후보였던 정미경 전 의원 측이 “지역 현안인 수원 군 공항 이전 사업을 정 전 의원이 반대하지 않았고 불법 선거운동도 하지 않았는데 언론보도 등을 통해 그렇게 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고발한 허위 사실 공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김 의원에게 벌금 1000만원, 조 시장에게는 벌금 500만원 등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기부행위는 적용대상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여야 하는데 당시 태장동은 선거구 획정이 명확하게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선거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서 태장동 주민에게 쌀을 준 행위를 선거구민을 상대로 한 기부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무죄 판결했다.

다만 김 의원이 산악회 회원들을 상대로 한 발언이나 참석 경위 등은 사전 선거운동 혐의가 인정된다고 유죄 판결했다.

‘비선 3철’을 둘러싼 말도 나오고 있다. 3철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전해철 의원,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을 가리키는 말이다.

세 사람은 문 전 대표의 비선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이다. 이들 중 양 전 비서관은 캠프 비서실 부실장을 맡고 있고, 전 의원은 캠프에는 합류하지 않았지만 경기도당위원장 겸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와 더문캠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전 수석은 정치권을 떠나 있지만 막후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송영길 의원은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으면서 “문재인 캠프에선 비선이다, 3철이다 이런 말이 없도록 만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비선 3철 논란에 대해 JTBC 시사프로그램 <썰전>에 출연해 “비선으로 지목되는 ‘3철’ 가운데 어떤 ‘철’은 지방으로 가서 서울에 없다. 3철은 없다”며 “내가 지금 원외에 있으니 전해철 의원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캠프서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 전 원장은 20대 총선서 국민의당 공천관리위원장 겸 윤리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2014년 12월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에 선임됐지만 1년 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전격 사퇴했다.

당시 전 전 원장은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이 추진하는 야권신당 창당추진위원회에 이름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갑작스러운 사퇴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했지만 전 전 원장은 “절대 정치적인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여전한 의문들
발목 잡을지도

전 전 원장은 지난 2010년 딸이 외교부 특별채용에 단독 합격할 당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 전 원장의 딸은 외교부가 프랑스어 능통자 전문인력 6급 한 명을 뽑는 시험에서 수석으로 합격했다. 당시 외교부는 이미 프랑스어 능통자 전문인력을 특채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부러 인력정원을 늘려 전 전 원장의 딸을 합격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전 전 원장은 당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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