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괴물쥐 음모론 '설왕설래'

2017.02.06 09:55:28 호수 1100호

몸에 좋다고? 씨가 마를 것!

[일요시사 연예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가 되는, 그중에서도 네티즌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괴물쥐’ 뉴트리아 음모론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모피와 식용으로 들여온 뉴트리아. 농작물, 토종 야생동물 서식지와 먹이사슬을 파괴해 공공의 적이 된 지 오래다. 천적이 없고 번식력이 강해 개체 수가 급속히 늘어난 상태.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포획 후 읍·면·동 사무소에 신고하면 1마리당 2만원을 지급하는 수매제를 실시하는 지자체까지 있을 정도다.

곰보다 30배

‘괴물쥐’로 불리며 국내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된 뉴트리아의 담즙에서 웅담 성분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곰보다 최대 30배 많다는 것이다.

경상대학교 수의대 연성찬 교수팀은 뉴트리아 담즙에 웅담의 주성분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연 교수팀에 따르면 뉴트리아 담즙의 UDCA 비율은 평균 43.8%로 조사됐다. 아메리카흑곰(38.8%), 불곰(18.6%), 북극곰(17.4%), 말레이곰(8.6%), 오소리(4.5%) 등보다 높았다.

웅담 성분은 손상된 간의 회복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DCA는 체내 독소와 노폐물의 원활한 배출, 간세포 보호, 신진대사 촉진, 콜레스테롤 감소 등에 효과적이다. 항산화 효과와 미백·항노화 효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73년 채택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곰이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보호받으면서 현재 의약품에 함유된 UDCA는 대부분 인공 화학 성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 교수팀은 뉴트리아 지방조직에서 플라스틱, 합성 세제, 화장품 등으로 사용되는 고급 지방산 ‘팔미트산’과 향균 효과, 콜레스테롤 감소 등에 효능이 뛰어난 ‘팔미톨레산’도 함께 검출했다. 뉴트리아의 팔미트산 비율은 18%로, 오소리(18%)나 밍크(16%) 수준이었다. 팔미톨레산 비율(6.4%)은 오소리(7%)와 비슷한 수준으로, 밍크(15%)에 비해선 절반 이상 낮았다.

‘공공의 적’ 뉴트리아 담즙서 웅담 성분 발견
팔미트산·팔미톨레산·불포화지방산도 검출

뉴트리아 지방 추출 기름은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45.6%로 나타났다. 밍크(71.5%)와 오소리(56.3%) 다음이었다. 견과류나 오리고기 등에 많은 것으로 알려진 불포화지방산은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를 부드럽게 해줄 뿐만 아니라 암과 성인병 예방, 저혈압 치료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이다.

다만 뉴트리아를 의약품과 화장품 등의 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독성과 임상시험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 교수는 “뉴트리아 13∼15마리면 곰 한 마리의 UDCA를 얻을 수 있을 정도지만, 기생충 감염 우려가 있어 야생 뉴트리아의 담즙을 함부로 섭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네티즌의 반응은 어떨까. 이를 살펴보면 한마디로 놀랍다는 반응 일색. 대부분 반가운 소식이란 평이다. 그중에서도 ‘조만간 씨가 마르지 않겠냐’는 글이 넘치고 있다.

‘곧 사라지겠네’<hbc9****> ‘뉴트리아 곧 멸종되겠구나. 한국인들에게 몸에 좋다고 알려진 생물들은 살아남은 것이 없었다’<olig****> ‘몸에 좋다는 소문이 난 이상 곧 뉴트리아 사라진다’<niko****>

‘곰들아 너희들 이젠 안심해도 된다’<revi****> ‘우리나라 아저씨들 다 뉴트리아 사냥꾼으로 전향하겠군∼이제 생태계 파괴범이 아닌 건강식품으로 바뀌는 거임?’<ydgz****> ‘뉴트리아에게는 재앙이군’<chon****>

‘뉴트리아 천연기념물 지정사업이 시작되겠군’<rima****> ‘좀 모자라…수험생 집중력 향상에 좋다고 해야지∼’<usaf****>

일각에선 개체수가 오히려 더 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애물단지의 가치를 발견! 말 그대로 쾌거네. 한국과학의 진일보를 축하합니다’<nabi****> ‘번식력이 빠를지, 잡는 게 빠를지…게임은 시작됐다’<baby****> ‘더 안 좋은 거 아닌가? 번식력이 좋아 키우기 쉬운데 저거 힘들게 누가 잡으러 다니겠냐. 사먹지’<tnt4****>

‘전문적으로 사육하는 농가가 생길 듯…불법시설이 우후죽순 생기고, 개체수도 더 늘어날 듯’<otyu****>

멸종 시간문제?

‘아무 생각 없이 사육했다가 잘못 관리하면…만약 뉴트리아들이 탈출이라도 한다면…’<bhee****>

과도한 보신문화를 꼬집는 댓글도 눈에 띈다.

‘야생생물로 보신한다고 무턱대고 먹다가는 골로 간다. 보신에 목매는 추한 꼴 좀 없앴으면 좋겠다’<orea****> ‘웅담 먹고 대체 얼마나 더 살고 싶은 거냐. 여튼 몸에 좋다고 하면 그렇게 먹고 싶나’<yama****> ‘정신 나간 아저씨들아 그냥 약국에서 ○○○ 사드세요. 훨씬 깨끗하고 효과 더 낫다니…’<wlst****>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뉴트리아 맛은?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뉴트리아의 식감을 호평해 화제다. 황교익은 ‘뉴트리아에 웅담 성분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SNS에 “뉴트리아는 괴물쥐가 아니다”란 내용의 글을 올렸다.


황교익은 “애초에 식용으로 데려왔다. 먹어봐서 아는데, 고기가 맛있다. 육색은 돼지고기와 비슷한 연분홍이며, 거의 모든 부위에 지방이 가늘고 촘촘하게 박혀 있다. 육향은 아주 여리며, 질감은 마냥 부드럽다”고 적었다.

이어 “벌레도 먹자고 연구하고 시식하는데, 이 정도 동물 고기는 맛있게 먹어줘야 한다. 인간이 못 먹을 것은 없다. 담즙만 쏙 빼먹고 고기는 버릴 듯해 한마디 붙인다”고 덧붙였다.

또 “야생 상태에선 어떤지 모르겠는데, 사육장서 본 뉴트리아는 전혀 공격적이지 않았다. 아이가 그 큰 놈을 품에 안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애완용으로 키워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순했다. 괴물쥐라는 이름은 오명이다. 순하고 맛있는 쥐”라고 전했다. <우>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