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 2017 대선 천기누설> 양만열 교수가 본 선영

2017.01.23 11:03:47 호수 1098호

“명당이지만…용의 기운이 약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조기 대선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각 당은 이미 대선 체제로 진용을 갖추고 후보를 옹립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난립 중인 후보들 사이에서 이미 높은 지지율을 선점했다. 성급한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19대 대통령은 둘 중 한 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그렇다면 하늘의 뜻은 어떨까. <일요시사>가 풍수지리학의 대가 양만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풍수지리학과 교수와 두 유력 대권후보의 선영을 살펴봤다.
 

“하늘의 뜻이 조금 필요합니다.”

2009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MBC 드라마 <선덕여왕>서 이후 선덕여왕으로 즉위하는 덕만(이요원)의 반대편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미실(고현정)의 대사다. 당시 미실의 표정과 제스처는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대사는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부모님 조상님
묏자리에 달려

인공지능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하늘의 뜻’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줄어들지 않았다. 신년이 되면 철학관, 사주카페에 사람이 몰리고,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은 궁합을 보고 길일을 찾는다. 또 이사 때는 집터를 보고, 사람이 죽으면 묏자리를 살핀다.


기업가들이 중요한 결정 때마다 점집을 찾는다는 말은 공공연한 비밀로 재계를 떠돈다. 항간에선 ‘근거 없는 헛소리’ ‘사기꾼들의 장삿속’이라는 말로 이런 행태를 치부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과학’이라고 맞선다.

선조들은 농번기에 비가 오지 않으면 하늘이 노했다며 제를 올렸고, 일식이 일어나면 제왕이 힘을 잃는다고 생각해 ‘흉조’로 여겼다. 풍수지리와 관련한 속설은 그 시작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오랫동안 사람들 곁을 맴돌았다.

특히 많이 알려진 게 ‘묏자리’에 관한 것이다. ‘묏자리를 잘못 쓰고 패가망신했다’ ‘부모님 묘를 이장했더니 일이 술술 풀리더라’ 등의 이야기는 낯설지가 않다. 집에 우환이 생기면 선친의 묘부터 챙겨보는 일도 다반사다.
 

정치인이 선친의 묘를 이장하면 그 이면의 의미를 찾기 위해 풍수지리를 살피는 일도 있다. 한때 여권 잠룡으로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등 관심을 모았던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지난해 5월 선친의 묘를 이장했다. 김 의원은 아버지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과 그의 조모의 묘를 서울 도봉구 우이동서 경남 함양군 유림면 유평리 선산으로 옮겼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에서는 묘를 이장한 장소에 대한 풍수지리학적 분석과 더불어 그의 행보를 대권 출마와 연결 지었다. 그만큼 정계에선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풍수에 기대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19대 대선 유력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경우는 어떨까.

문, 부모 묘 예사 길지가 아니다
탁월한 기맥…공사 끝나 안정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탄핵열차가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반 전 총장의 등장은 정치권의 시계를 대선 정국으로 빠르게 돌려놨다. 10년간 유엔의 수장으로 활동했던 반 전 총장은 국내로 돌아온 직후부터 대권을 위한 광폭행보를 벌이고 있다.

지난 1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서 발표한 ‘여야 19대 대선주자 지지도’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는 1월 2주차에 비해 2.0%포인트 오른 28.1%를, 반 전 총장은 0.4%포인트 하락한 21.8%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반 전 총장이 귀국하기 전보다 오히려 더 벌어졌다. 반 전 총장이 72세의 고령으로 전국을 누비며 강행군을 펼치고 있지만 컨벤션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최근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20%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여야 대선주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로 각광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수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근 일정에서 연일 실수를 연발하는 반 전 총장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앞으로 지지율 하락만 남았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2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 지지율이 30%대까지 치솟으며 대세론을 굳히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의 3자 대결서 41.5%로 반 전 총장(30.5%), 안 전 대표(12.3%)를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문 전 대표가 대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후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한 날부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 시간상의 문제도 반 전 총장보다는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4년 전 18대 대선에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혹독한 검증 세례를 겪은 바 있다.
 

당시 새누리당은 문 전 대표의 경남 양산 자택 처마까지 문제 삼으며 현미경 검증을 진행했다. 문 전 대표는 이전 대선서 이미 검증을 받은 상태이기에 이번 대선에서 견제를 받을지언정 검증받을 사안은 많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반 전 총장이 귀국 직후부터 수많은 의혹을 달고 다니는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반 귀국으로
본격 대선 경쟁

그동안 여야 대권 후보들의 선영을 풍수지리학적으로 분석해온 양만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풍수지리학과 교수는 “문재인 전 대표의 선친 묘 상황이 18대 대선 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부모는 함경도 흥남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월남해 경남 거제에 정착했다. 전체적인 선영의 본산은 흥남에 있어 경남 양산시 상북면 상삼리 천주교 하늘공원에 안장된 부친의 묘만 둘러봤다.

양 교수는 “문 전 대표의 조부모 선영이 함경도에 있어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면서도 “그러나 문 전 대표의 출세가도는 부친이 사망한 이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부친 묘로도 대권운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공원묘지의 경우 수백개 묘들의 획일적인 정단에 따라 길흉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용맥의 흐름과 정혈의 위치, 수맥 등에 따라 길흉이 바뀔 수 있다. 하늘공원에 수많은 묘지가 있지만 여러 가지 풍수지리학적 요소에 따라 분석해보면, 각 묘지마다 기운이 다르고 자손에게 미치는 영향 역시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말이다.

양 교수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부친 묘는 유좌묘향(酉坐卯向)으로 우선수 환포해 상삼천으로 당문파했고 수맥을 절묘하게 피했다. 또한 투지룡(透地龍)이 알차게 들어와 기유(己酉) 뢰택귀매(雷澤歸妹) 정룡(正龍)으로 입수해 많은 묘 중에서도 탁월하게 기맥이 형성된 곳이라 할 수 있다.


양 교수는 “부친의 묘도 좋은 자리지만 모친의 신후지지(사망 전 미리 잡아두는 묏자리)는 부친의 기를 훨씬 능가한다. 예사 길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친 신후지지
‘길지’로 평가

양 교수는 2012년 18대 대선이 있던 해에도 문 전 대표의 선친 묘를 찾은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선친의 묘가 장군대좌와 군왕지지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하면서도 묘 위쪽에서 진행되고 있던 대형 토목공사가 신경 쓰인다고 했다.

양 교수가 말했던 토목공사는 골프장 확장 작업이었는데, 지난 16일 하늘공원을 찾았을 땐 마무리된 상태였다. 양 교수는 “지난 번 대통령 선거 때는 토목공사로 탁한 기운에 노출됐던 선친의 묘가 안정을 되찾았다”고 읽었다.

또 천운지룡기상신(天運之龍氣象新) 급제위관입제경(及第爲官入帝京), 즉 천운의 용의 기는 새로운 상이니 급제로 벼슬하고 재경에 이른다고 했다. 이어 지난 선거 때는 8운(運)이 작용해 힘에 부친 싸움이었으나 이번에는 하늘의 도움이 있으니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경중의 차이는 있으나 파죽지세의 기운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 중 한 명인 반 전 총장의 선영은 어떨까.

반 전 총장은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반기문 생가마을’에 조상의 묘역을 조성했다. 양 교수는 선산을 보고 “한 마디로 자미원국”이라고 했다. 자미원국은 풍수지리 용어로 최고의 명당을 의미한다. 별자리 중에서도 가장 중심을 가리키는 자미원국은 풍수의 형세 상 황제의 자리라고 불린다. 왕이나 대통령, 즉 지도자에 오를 사람을 배출하는 자리라는 뜻이다.

반, 선산 최고의 ‘자미원국’ 형세
2㎞ 떨어진 부친은 아쉬움 남아

양 교수는 그 중에서도 반 전 총장의 9대 장절공 조상의 묘역이 으뜸이라고 봤다. 백두대간이 속리산 천황봉에서 한남 금북 정맥을 분맥해 북진하던 중 음성 큰 산(보덕산)을 주산으로 행치마을과 인근을 자미원국으로 형성해 대명당을 이뤘다는 것.
 

그는 “풍수에 밝지 않은 사람이 봐도 이 자리는 명당인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혈은 광주 반씨 장절공파 9대 선영, 즉 반 전 총장의 9대 할아버지가 주인인데 “풍수적으로 용맥이 건해룡(乾亥龍)으로 입수(入首)해 해좌(亥坐) 사향(巳向)”이라며 “정해(丁亥) 투지(透地)로 뢰천대장(雷天大壯) 정룡(正龍) 왕상주보혈(旺相珠寶穴), 하늘과 땅의 조화로 자미원국이 형성된 곳인데 이곳의 선영과 생기가 명당에 해당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뢰천대장(雷天大壯)의 댓궁은 지천태(地天泰)의 향이 된다”며 “지천태의 이기(理氣) 해석은 먼저 갑신(甲申)생이 귀(貴)를 받고 나중 갑자(甲子)생의 재(財)를 예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풀어서 정리하면 갑신년에 태어난 사람은 정치하는 귀한 몸이 되고, 갑자년에 태어난 사람 중에는 부자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반 전 총장은 1944년, 갑신년생이다.

풍수경전의 비서(秘書) 총주금비(叢珠金秘)에 따르면 정해(丁亥)투지(透地) 28수에서 위(危) 15℃ 이상 실(室) 5℃까지 화도(火度), 실(室) 5∼10℃까지 금도(金度)는 인수와 복덕궁이 되기 때문에 부귀하면서 먼저 장손이 발복하고 뒤에는 중남이 발복하는 길좌(吉坐)이다. 즉 장남이 다른 형제자매들에 비해 먼저 성공한다는 뜻인데 반 전 총장은 3남2녀 중 장남이다.

양 교수는 “총주금비를 통해 반 전 총장의 기운을 보면 ‘신해(辛亥) 금룡은 귀(貴)가 가볍지 아니함이니 세인이 이를 만나면 대대로 최고 상품 벼슬에 드는 영화를 이어가리라. 또 전쟁을 만나도 만대로 철옹성을 지켜가리라’ ‘만약 구성(九星)이 입묘(入廟)함을 만나면 주(主)는 극품(極品)에까지 이르고 천하를 다스린다’고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왕의 한마디에 9족이 망할 수도 있던 상황이지만, 이 기운을 타고 난 사람은 그런 위험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고 나아가 최고의 벼슬에까지 오른다는 뜻이다.

들어오는 혈과
좌향 맞지 않아

다만 묘역서 2㎞ 정도 떨어진 위치에 모셔져 있는 부친의 묘에 대해서는 “반 전 총장의 부친 묘는 보백지지(보통 묘)로 보인다. 청룡에 기댄 단와혈로 귀(貴)의 발복을 기대할 수 있으나 백호가 청룡을 관쇄하는 형국이라 최고의 명당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 땅 속으로 들어오는 혈과 부친 묘의 좌향이 맞지 않는 부분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양만열 교수는?]

종합학파를 이끌고 있는 양만열 교수는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서 풍수지리학을 가르치며 풍수지리학 교육 강사와 전문 풍수지리사를 배출하고 있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미래 예측학 박사 과정이 개설돼 미래 예측학 석사·박사를 수여할 수 있는 인가를 받은 곳으로 학계서도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양 교수는 청운풍수지리학회 학술원장으로서 ‘현공대괘’와 비성·건곤국보감여 등 첨단 풍수학을 연구하고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기사 속 기사> ‘장외대결’ 2룡의 부인들 누구?

영부인의 역할을 단순히 대통령을 내조하는 선에서 한정짓는 건 이미 구시대적 발상이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내 미셸 오바마는 활발한 활동으로 남편 못지않은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대권 도전이 실패로 끝난 이후 차기 여성 후보 1순위로 미셸이 거론될 정도다. 영부인을 조력자가 아니라 대통령과 함께 달리는 ‘러닝메이트’라고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부인 김정숙씨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유명하다. 김씨는 최근 매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 이후 광주 남구 주월동 거점경로당 배식봉사를 시작으로 벌써 6개월째다. 

김씨는 “지난 대선 때 광주에서 92%나 되는 높은 지지율로 문 전 대표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지만 결국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했다”며 “감사함과 미안함을 전하고 싶어 시작한 일인데 어느 덧 해를 넘기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 지역 시민들은 매주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는 김씨의 노력에 진정성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부인 유순택씨는 잘 드러나진 않지만 남편을 그림자처럼 쫓는 내조를 하고 있다. 유씨는 반 전 총장의 귀국 이후 모든 일정에 동행중이다. 따로 언론을 접촉하거나 독자적인 행사 일정을 잡는 일 없이 반 전 총장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 

반 전 총장의 정치 행보를 처음에는 반기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가장 적극적인 후원자이자 지지자로 변신했다고 한다. 실제 성격이 과묵하다고 알려져 있는 유씨는 반 전 총장이 지난 14일 사회복지시설인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 일정에서 어르신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며 대화를 주도하는 등 조력자로서 역할을 능숙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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