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OCI그룹 악재들

2017.01.16 11:20:40 호수 1097호

해가 바뀌어도 ‘갑갑하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정유년 새해가 밝았지만 OCI그룹의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해 기분 좋은 실적이 전망돼 힘차게 한해를 시작할 것 같지만 정작 속내는 그렇지도 않다. 사드발 중국 제재 및 트럼프발 미국 악재 등이 OCI그룹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요소부터 업황까지 어느 하나 OCI그룹에 우호적이지 않다.



최근 몇 년간 OCI는 큰 부침을 겪었다. 2013년 적자에 들어선 OCI는 2015년까지 3년 연속 적자(영업이익 기준) 늪에 빠졌다. 이우현 OCI 사장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지난 2013년 3월, 취임 이후 비주력 자회사를 잇달아 매각하며 태양광 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위기의 태양광

하지만 올해는 OCI에게 쉽지 않은 한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OCI의 주력사업인 태양광 사업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OCI는 OCI머티리얼즈와 OCI리소스 등 계열사 및 자산을 매각해 1조원이 훌쩍 넘는 총알을 마련, 새만금 열병합발전소 등에 투자했다. 하지만 내년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면서 OCI의 방향 설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선 미국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태양광 관련 사업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다. OCI는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로 인해 새롭게 변화될 정책구조에 취약한 사업구조다.
 


태양광 발전에 사용되고 OCI의 매출 50%를 차지하는 폴리실리콘 생산부문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 트럼프의 영향으로 성장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친환경이라는 민주당 주도사업을 공화당이 계속 지지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실제 OCI는 주력 상품인 폴리실리콘 공급과잉에 따른 판매가격 하락으로 몇 년째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시장의 확대가 결정되는 태양광 발전이 트럼프의 영향으로 위축될 경우에 OCI가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시장 상황도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다. 중국도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무역 보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중국 상무부가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재조사에 착수하며 국내 태양광 기업을 압박한 바 있다. 이는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 차원서 반덤핑 재조사에 나선 것이라는 업계의 시각이다.

업황·재무구조·사업재편 골머리 앓아
중국 사드제재에 미국 정책변화 직격탄

실제 <디지털타임즈>에 따르면 중국 장쑤중넝구이예커지, 장시웨이사이LDK광푸구이커지, 뤄양중구이가오커지, 충칭다취앤신능위앤 등 4개 업체는 “2014년 1월부터 적용해온 반덤핑 세율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폴리실리콘의 수입량이 지속해 늘어나고 있으며 이미 중국 내 수입 시장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재조사를 요구했고, 중국 감독 당국도 이를 수용했다.

업계선 이를 중국의 국내 태양광 기업 압박이라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과거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마찰을 빚을 당시 반덤핑 재조사를 통해 무역제재를 가한 바 있다. 2014년 중국 정부가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해 반덤핑 관세 부과 결정을 내리자 미국에 대한 보복조치를 내리기 위해 반덤핑 조사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REC와 햄록, MEMC 등 미국 업체가 50%의 관세를 부과받았는데, 당시 한국 기업도 타격을 받았다. OCI와 한국실리콘은 각각 2.4%, 2.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았고, 한화케미칼과 SMP(옛 삼성정밀화학)는 12.3%의 관세율을 적용받았다.

당시 중국 당국의 칼날이 미국을 향해 있었기 때문에 관세 적용 폭은 크지 않았지만 현재 중국의 칼날이 한국을 향해 있는 만큼 국내 태양광 업체에게 큰 근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중국이 국내 태양광에 대한 제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경우 OCI의 매출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 시장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OCI의 계열사 매각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OCI가 2012년 7월 집단에너지 사업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 OCI SE의 매각은 매각 희망가와 인수 희망가의 격차가 커 매매 성사까지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또 OCI의 미국 내 자회사 OCI Solar Power LLC의 100% 자회사인 태양광발전소 Alamo 6를 지난달 24일까지 4500억원에 팔려고 계획했지만 내년 1월 말까지로 지연되면서 유동성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됐다.

찬바람만 쌩쌩

업계 관계자는 “OCI의 주요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의 기반 여건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여러 매각건에도 잇따라 제동이 걸리는 등 OCI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며 “새해부터 OCI에 유독 찬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경영능력 의심받는 이우현 OCI 사장

OCI는 태양광 에너지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우현 OCI 사장의 뱃심이 있다. 이 사장은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를 SK그룹에 매각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매각 직후 ‘헐값 매각’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OCI가 SK그룹에 OCI머티리얼즈를 매각한 가격은 4816억원이었다. 매각 당시 OCI머티리얼즈가 3분기 누적 매출 2411억원, 영업이익 766억원을 각각 기록한 알짜 회사였던 것을 감안하면 헐값 매각 논란은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의 경영능력에 의심에 눈길이 쏠렸다. 사실 이 사장은 2013년 3월 사장에 취임하며 의욕적으로 OCI그룹 전반의 경영을 이끌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다는 게 증권가의 일반적인 평이다. 특히 그가 사장에 취임한 2013~2015년까지 매해 적자(영업이익 기준)를 기록하며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이 사장의 바람대로 그룹은 사업 다각화가 아닌 본원 경쟁력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하지만 올해 업황 전망이 좋지 않아 그의 선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 사장이 난관을 뚫고 OCI그룹을 잘 이끌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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