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베이스볼> 고명초 야구부 이철윤 감독

2016.12.19 10:55:28 호수 0호

고민하는 감독 노력하는 감독

고명초 야구부를 이끌고 있는 이철윤 감독은 감독 경력 3년차 만 35세의 젊은 감독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에 입문, 서울 화곡초와 선린중, 선린인터넷고, 그리고 영남대를 거치며 현역 야구선수로 활약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경기대 교육대학원서 체육지도를 전공한 뒤 삼성 라이온즈 전력 분석관으로 3년 동안 현장에서 선수들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실무를 익혔다.



서울 갈산초와 신일중, 선린인터넷고 등에서 코치로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4년 서울 양천중·노영시 감독 후임으로 고명초에서 야구부 감독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감독 부임 3년차인 올해 고명초를 전구대회 2관왕으로 올려놓으며 지도자로서 이제 막 봉우리를 피우고 있다. 다음은 이 감독과의 일문일답.

-감독으로 처음 이룬 2관왕인데.

▲사실 전임 감독이셨던 노 감독께서 뿌리고 키운 씨앗들을 내가 수확만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흥타령기 대회 중에도 대회 장소였던 천안까지 오셔서 여러 조언을 들려 주셨고 평소에도 지원을 많이 해주고 계신다. 그리고 야구부에 대한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한진학 교장 선생님과 학교 당국, 그리고 학부모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 분들과 학교의 도움이 없었다면 좋은 성적은 거둘 수 없었다.

-현역 시절 포지션은 무엇이었나.

▲내야수였다. 고등학교 때는 주로 2루수를 맡았고, 대학교 때는 3루수였으며, 투수로도 나섰었다. 그때 여러 포지션을 경험했던 것이 지도자로 생활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고명초 선수들이 다른 학교 선수들보다 체격이 작다는 생각을 했다.

▲체격조건은 야구선수를 평가하는 주요 조건이 아니다. 물론 체격이 크고 힘도 좋으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지만, 정말로 중요한 요소는 선수 자신이 ‘스스로의 몸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과 ‘반응의 속도’라고 생각한다. 신체가 작아서 힘이 떨어지더라도 경기장 안에서 자기 몸을 생각대로 움직일 줄 아는 선수가 훨씬 더 야구에 유리하다.

야구에서의 모든 동작은 빠르고 간결해야만 한다. 공을 던지고 타격을 하는 스피드의 근원은 힘에서 나오는 것인데, 그 힘이라는 것은 체격의 조건보다는 반응속도와 자신의 신체 컨트롤 능력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요소는 훈련 과정에서 ‘준비’ 중에 나온다.

삼성라이온즈 전력분석관 출신
체격, 성격…선수에 맞춤 지도

-평소 선수들을 지도하는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은 훈련과 휴식 시간에 관한 것이다. 우리 고명초 야구부를 훈련량이 많은 곳이라고 생각하던데, 나는 훈련과 선수들의 집중력에 관한 효율을 생각한다. 단시간의 올바른 훈련이 장시간의 무의미한 동작을 반복하는 훈련보다 더 효율적이고 차라리 그 시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두 번째는 선수별 맞춤 운동이다. 선수에 따라 보강운동으로 러닝을 더 해야 하는 선수가 있고, 어떤 선수는 짧은 거리서 송구훈련을 많이 해야 하는 선수가 있다. 이러한 선수들을 분류해 맞춤별 훈련과 보강 운동을 시킨다.

세 번째는 비디오 자료를 통한 선수들 교육이다. 이것은 내가 삼성라이온즈 구단의 프론트에서 전력분석관으로 생활을 하며 배웠던 것인데, 사실 어린 선수들은 본인의 기술적 문제에 대해 잘 된 것과 잘못된 것을 파악하기가 힘이 든다.

훌륭한 야구선수들은 자신의 힘을 제대로 사용하는 좋은 자세와 몸의 각도가 있는 것이고 그런 원칙들이 곧 야구의 기본기가 된다. 그러한 것들을 어린 선수들이 납득하게 하려고 평소 훈련 때 촬영하였던 비디오 자료를 보여주며 설명한다. 한 마디로 좋은 자세를 선수들에게 입혀주는 것이다.


네 번째는 모든 선수들에게 전 포지션을 두루 거쳐보도록 한다. 볼을 가볍게 토스하는 동작도 내야수들뿐만 아니라 포수와 외야수들에게도 요구되는 상황을 만들어 그들에게도 똑 같은 훈련을 시킨다. 그렇게 함으로써 야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폭이 넓어지도록 하고 있다.

-선수들의 성격이나 사고방식의 연관 관계는 어떠한가. 지도에 참고하나.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최고의 투수가 되려면 상대하는 타자의 몸쪽으로 바짝 붙일 수 있는 직구를 던질 수가 있어야 한다. 그러한 배짱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러한 멘탈은 가르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 성격은 타고나는 것이다. 선수들의 사고방식이 포지션 지정이나 플레이 스타일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초등학교의 어린 선수들은 어려워하지 않나.

▲선수들을 지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생각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야구에서의 공격은 힘껏 방망이를 휘두르는 것이고 수비는 간결한 동작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전달하기 위해 팔의 위치를 어떻게 하라든지 허리를 어떻게 돌리라든지 하는 설명보다 스윙의 동작을 시범으로 보여주며 힘껏 때리라고만 하거나 아니면 엉덩이를 힘껏 돌리라고만 단순하게 지시한다.

그러면 소극적으로 타격에 임하던 선수들의 모든 타격 동작이 의도한 바대로 쉽게 바뀌는 것을 자주 경험했다. 나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야구의 기술들을 초등학교 선수들 또한 똑같이 구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들이 그러한 기술적인 동작을 경기장서 그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언제나 고민 중인데, 삼성라이온즈의 전력분석팀 경험이 지도자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야구에서의 모든 동작들은 가장 간결하면서 선수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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