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상실감을 들여다보는’ 류현민

2016.12.05 11:08:04 호수 0호

완벽한 수평을 찾아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수평: 기울지 않고 평평한 상태' 물건이든, 상황이든, 마음이든 완벽한 수평 상태의 무언가가 존재할까? 류현민은 수평을 찾아 나선 작가다. 또 그 과정서 만나는 실패와 한계의 양상에 주목한다. 그가 보고자하는 수평 너머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젊고 유능한 작가들의 전시활동 지원을 위해 설립된 '송은 아트큐브'가 오는 9일부터 작가 류현민의 개인전 ‘완벽한 수평을 찾아서/미정의 제목’전을 개최한다. 송은 아트큐브는 2002년 1월 개관 이래 공모를 통해 매년 작가를 선정, 전시공간과 도록 제작 후원 등 신진 작가들의 창작 의욕 고무를 위해 애쓰고 있다. 류현민은 2016-2017 전시 지원 작가로 선정됐다.

한계를 주목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주변 환경에 의해 인식하게 되는 관념적 수평과 물리적 상황 속에 존재하는 실제적 수평의 간극을 보여주려 했다. ‘In Search of the Perfect Horizon’ 시리즈는 인간이 주어진 물리적 환경 속에서 관념으로써 존재하는 완벽한 수평을 찾아 나설 때 발생하는 실패의 상실감을 다룬 작품이다.

‘Undecided Title’은 극복할 수 없는 불가능성과 작가로서 무엇을 결정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유보상태에 대해 이야기한다. 류현민은 실패, 상실감, 유보 등에 천착한다.

수평 찾기 실패로 상실
이상과 현실 사이 괴리


류현민은 “불완전한 개별자로서 내가 속한 실재로부터 이상을 추구하는 데 있어 채워질 수 없는 상실감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완벽한 수평은 그가 추구하는 이상인 셈이다. 그는 인간이 동물과 달리 한계를 넘어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지만 그것을 초월해 이상에 다다를 수 없다고 본다.

그 과정서 발생하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은 항상 유지되고 그 유지되는 거리감으로부터 상실감이 생겨난다.
 

류현민의 작업적 동기는 어린아이들의 철없는 장난에서 나타나는 그것과 유사하다. 그는 사회가 요구하는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진보적인 생각 방식을 철없는 장난을 통해 거부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작업 자체의 불완전함을 끊임없이 상기하고 예술가의 권위적 측면을 약화시키는 것을 실험 중이다.

작가 자신이 현실서 겪는 무수한 실패와 자신의 불완전함을 예술로 드러내는 사적인 접근, 1960∼1970년대 개념미술가들에 대한 양가적 입장을 표현 등이다.

두 가지 방법은 모두 작가 자신의 불완전함과 실패의 측면을 반복적으로 제시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류현민은 끊임없이 실패의 측면을 강조하고 반복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의미를 찾으려 애썼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여전히 마법적이고 초월적인 어떤 것을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어린아이의 철없는 장난
작품 속 유쾌함의 동기

류현민은 2010년 첫 개인전인 ‘Giggle’에서도 인간으로서 필연적으로 지니게 되는 한계와 예술 체계 속에서 정해질 수밖에 없는 작가로서의 운명, 그리고 개인사에서 겪어온 기억과 경험을 작가 특유의 풍자적 해석을 통해 풀어낸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지난해 10월, 대구미술관서 진행된 ‘Y Artist 7: 류현민 전시회’서도 자신이 느낀 불완전함을 드러내려 애썼다. 내용적으로는 예술의 역할과 제도권 미술이라는 근원적인 문제에 대해 접근하고 아울러 콘크리트로 마감된 852㎡ 규모의 지하 프로젝트룸이라는 현장성과의 조우를 보여주고자 했다.

불완전함에 천착

그러면서 형식적으로 연극 무대를 연상시키는 액자 구조를 가져오되 각각의 부스 안에는 자신이 일상생활 속에서 겪었던 무수한 도전과 그에 따른 좌절, 불안정함을 작가의 시선으로 그려냈다. 한 언론은 그의 전시에 대해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유쾌함은 대부분 어린아이들이 그저 재미로 벌이는 장난 같은 것에서 나온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류현민의 이번 전시는 내년 1월18일까지 열린다.
 


<jsjang@ilyosisa.co.kr>

 

[류현민은?]

1979 대구 출생

▲학력

슬레이드 미술대학교 미디어아트 석사 졸업, 런던, 영국(2012)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졸업, 서울(2009)

▲개인전

‘완벽한 수평을 찾아서 / 미정의 제목’ 송은 아트큐브, 서울(2016)
‘Y Artist 7: 류현민 전시회’ 대구미술관, 대구(2015)
‘올해의 청년작가 초대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2013)
‘Plz Don’t Ask Why‘ 쿤스트 독 프로젝트 스페이스, 서울(2013)
‘Giggle’ 니콘살롱, 오사카, 일본(2011)
‘Giggle’ 니콘살롱, 도쿄, 일본(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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