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창업, 어려울까?

2016.11.22 09:09:05 호수 0호

프랜차이즈 해외진출 전략

2002년, 부산 해운대의 33㎡ 남짓한 점포로 출발했던 ‘본촌치킨’이 매콤달콤한 특제 소스 맛과 어우러진 바삭한 튀김치킨으로 해외시장에서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5년 말에는 미국, 필리핀 등 8개국 166개 점포를 가진 글로벌 프랜차이즈가 되었다. 향후 매년 50개 점포를 개설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셈이다.



국내서 노하우 터득 후 해외 진출
실패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

2014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워싱턴에 살면서 꼭 가 봐야 할 음식점 40곳’에 한식당 2곳을 선정했는데, 그중 하나로 ‘본촌치킨’을 꼽았다. 5년 전 중국에 진출해 100여 개 가맹점포를 개설한 훌랄라 김병갑 회장은 “국내에서의 맛과 품질 경쟁력, 그리고 프랜차이즈 사업 경험은 해외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며 “그러나 현지의 법과 제도, 문화를 이해하고, 물류 등 프랜차이즈 사업 전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이미 웬만한 해외시장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어 국내에서 제품의 경쟁력이 없으면 해외시장에서는 더더욱 성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진출하려는 국가에 대한 철저한 시장조사와 함께 현지에 직접 방문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밀착 조사를 할 것을 권유했다. 그는 “외식업 등 프랜차이즈 사업은 일종의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시중에 떠도는 객관적인 조사 자료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지에서 직접 관찰하고, 현지인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문화와 융합할 수 있는가를 자세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46개 도시에 150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만커피(MANN Coffee)’ 신자상 회장은 국내 외식업 프랜차이즈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철저한 분석

국내에서 터득한 외식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9년 중국에 한식당 ‘애강산’을 열었다. 이때부터 그는 중국인의 문화와 생활습관을 유심히 관찰했는데, 중국인들은 오랫동안 편안하게 앉아서 대화를 나누거나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11년 1월 베이징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인 장타이시루에 만커피 1호점 문을 열었다. 처음부터 중국인 고객들의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었다. 만커피 매장은 패스트푸드 음식점처럼 빨리 먹고 빨리 일어나야 하는 서구식 커피 전문점과는 다른 콘셉트다. 널찍한 공간에 안락한 소파와 의자, 분위기 있는 고가구,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백열등과 할로겐 등으로 실내가 꾸며져 있다.


특히 중국 젊은이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함께 모여서 수다를 떨면서 놀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 세미나 등을 할 수 있는 룸 등 한국식 카페 문화를 전파한 것이 주효했다. 만커피는 현재 중국 내 스타벅스 등 주요 커피 브랜드와 당당히 경쟁하며 빠르게 매장을 확장해 가고 있다. 이같은 프랜차이즈 기업의 해외진출 성공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진출은 ‘양날의 칼’이다. 사전 준비 없이 나가면 십중팔구 실패한다. 창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으로 해외의 더 넓은 시장을 선점하고 개척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준비와 전략이 없는 도박(Gambling)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해외진출의 성공전략을 살펴본다.

우선, 국내에서 충분한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터득한 후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단순히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를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 가맹본부의 시스템 구축, 가맹점 및 협력 업체와의 교육 및 통제, 고객관리 및 마케팅 전략 등에 대해 충분히 경험하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거시적 외부환경 분석과 미시적 산업 환경 분석을 통해 환경 변화에 대한 대처 능력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프랜차이즈 기업의 CEO는 오케스트라의 솔리스트가 아니라 지휘자처럼 이러한 모든 것들을 유연하게 리드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해외시장은 프랜차이징 전개가 더 복잡하고 어렵다. 국내에서조차 성공 노하우를 갖고 있지 못하면 해외시장에서 잘 될 리 만무하다.

해외진출 실패는 국내 사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실패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초기 투자자금이 많이 드는 직접투자 및 합작투자 방식보다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중소기업인 프랜차이즈 기업에게 위험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한 여러 국가에 동시다발적으로 진출하는 것보다 한 국가나 지역에 집중 투자하고, 단계별로 국가나 지역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자본이 부족하지만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제휴해서 해외진출을 모색해 보는 것이 유리하고, 해외진출 전략을 구상할 때는 작은 독립조직을 구성해 전담하게 하는 방법이 좋다.

집중 전략 짜야

‘본 글로벌 프랜차이즈(Born Global Franchise)’도 고려할 만하다. 창업과 동시에 세계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초기부터 아예 해외에서 프랜차이즈 회사를 설립하거나 직영점을 운영하는 경우를 말한다. 즉, 국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특정 제품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창업가가 직접 현지에 진출해서 그동안 쌓은 노하우로 현장에서 진두지휘해 나가는 것이다.

경쟁이 심한 국내에서 벗어나 현지에서 직접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해 나가는 방식인데, 한류 붐을 등에 업고, 한국인 특유의 우수성과 성실성을 앞세워 현지 시장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은 현지에서 성공한 후 인접한 다른 국가로 진출하거나 역으로 국내로 진출하기도 한다. 최근 Kpop 스타를 키우는 연예기획사들도 연예인들이 처음부터 해외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해 성공 사례를 많이 배출하고 있는데 이 경우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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