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 편지가 품은 미스터리 셋

2011.03.15 10:18:03 호수 0호

‘자연’적으로 덮나 했더니 또 튀어나와 ‘파문’


연예계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해 2009년 자살한 탤런트 고(故) 장자연에게서 받았다는 편지가 공개되면서 2년 전 논란이 됐던 ‘장자연 자살 사건’이 관심을 끌고 있다. 경찰은 장자연의 지인이라 주장하는 A씨가 수감된 교도소 감방에서 장자연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 원본 23장을 압수했다. 이 편지가 실제로 장자연이 작성해 A씨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나면 수사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다. 하지만 이 편지는 풀리지 않는 여러 가지 미스터리를 품고 있다.

하나, 친필 맞나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이하 국과수)에 압수한 편지 23장에 대한 필적 감정을 의뢰했다. 긴급 감정을 의뢰한 터라 빠르면 5~7일 안에 감정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경찰은 확보된 편지가 장씨가 직접 쓴 원본으로 확인되면 재수사에 착수해 편지 내용에 대한 사실 관계를 가린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원본이 확보된 만큼 필적 감정을 통해 장씨가 직접 쓴 편지인지 조작됐는지 여부를 파악하게 될 것이다”며 “시일이 오래돼 지문이 감식될지 모르지만 편지에서 장씨의 지문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문 감식도 함께 의뢰했다”고 전했다.

2년 전에도 경찰은 ‘장자연 문건’의 원본을 확보하지 못한 채 사본 문건을 토대로 국과수에 필적 감정을 의뢰했고, 장씨의 것과 필체가 거의 동일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그러나 경찰은 감정 의뢰한 문건이 사본이기 때문에 글씨를 눌러쓸 때 종이에 가해진 압점까지 비교 분석하지 못해 장자연의 친필인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우체국 소인… 장자연 행적과 비교해 여부 판단
민감한 내용 주고받을 만큼 가까운 사이였나(?)
편지 필적 감정 의뢰 지문 감식도 함께 의뢰

이런 감정 결과에도 당시 경찰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고, 문제의 문건 출처와 방송사의 입수 경위 등 여러 정황상 장씨의 친필로 판단된다며 문건에 거론된 인사 등의 혐의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원본을 확보했기 때문에 장자연의 실제 필적인지 여부를 밝히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장자연이 쓴 편지가 맞으면 수사가 전면 재개되겠지만 아닌 것으로 판명나면 엄청난 해프닝으로 그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둘, A씨와 고인의 관계는

A씨와 장자연이 민감한 내용의 편지를 주고받을 만큼 가까운 사이였는가도 미스터리다. A씨는 경찰의 방문 수사에서 “고교 1~3학년 때 고인과 친구로 지냈으며 수감 이후에도 계속 편지를 주고받았다”면서도 주장과 달리 고인과 면회한 기록이 전혀 없어 의문점을 남겼다. 

장자연이 자신에게 보냈다고 주장한 편지를 문건으로 만들어 보낸 지인에 대해서도 “직접 조사해 알아보라”며 언급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광주광역시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A씨는 장자연과 같은 1980년 생이고 전남에서 태어나 모 공고를 다니다 중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과 10범인 A씨는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1999년 2월 수원 중부경찰서에 처음 구속돼 4년형을 선고받았고 만기출소했다. 이어 3개월 만인 2003년 5월 같은 죄로 구속돼 징역 8년형을 선고받고 5월 출소 예정이었으나 교도소에서 교도관을 폭행한 죄(특수공무집행방해)로 15개월 형이 추가된 상태이다.

A씨는 2006년 8월부터 정신장애 증세 등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장자연이 2009년 3월7일 자살한 이후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3월 중순 모 스포츠지에 편지를 보내면서 세상에 이름이 드러났다. 당시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을 ‘홍콩 재벌 아들’, ‘유명한 오락실 업자의 숨겨진 아들’이라고 주장했으나 호적부 확인 결과 거짓으로 드러났다.

셋,  우체국 소인은

경찰이 A씨의 소지품 중 압수한 물품 중에는 편지봉투 20여 장이 포함됐다. 이 편지봉투는 편지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편지에는 우체국 소인이 찍히기 때문이다.

편지봉투에 발신인의 주소가 적혀있지 않더라도 소인을 통해 어디에서 보내진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생전 장자연의 행적과 비교해 본다면 실제로 장자연이 A씨에게 편지를 보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편지가 왜 장자연의 기일(7일)을 하루 앞두고 공개됐는가도 미스터리다.

일부 네티즌들은 “편지를 그동안 가지고 있다가 일부러 기일에 맞춰서 터뜨린 것 아니냐”, “장자연 사건의 진실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사건을 은폐하려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이번 편지도 논란만 일으킨 채 마치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끝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등 편지를 공개한 현 시기와 경로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해 이에 대한 논란도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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