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가 바꾼 식탁, 생선반찬도 세대교체?

2008.10.28 10:22:00 호수 0호

명태는 ‘고급생선’, 제사상에 ‘노랑가오리’ 올릴 수도

앞으로는 술 마신 다음날 해장국으로 비싼 ‘북어’ 대신 ‘오징어국’이 그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르겠다.
멸치, 고등어는 앞으로도 꾸준한 사랑을 받겠지만 돔·미역·대구·청어는 먹고 싶어도 비싸 못 먹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한국인의 식탁을 수백년째 차지해왔던 생선반찬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서서히 변하고 있다. 앞으로 수십년 후에는 동남아시아에서만 먹을 수 있었던 희귀 아열대성 어종이 식탁 위 생선반찬으로 올라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활의 변화는 우리 가까이에 있다. 지구온난화가 우리의 생선반찬 판도를 바꿔놓고 있는 것.
국립수산과학원 자원연구팀 관계자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수온에 영향을 끼쳐 바다생물의 서식환경을 바꿔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2000년 이후 동해 근해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명태는 대부분 수입산으로 국산 명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귀한 몸’이 돼버린 지 오래.
이 관계자는 “시중에 판매되는 명태 대부분은 알래스카나 오호츠크해에서 잡은 러시아산과 일본산이며 북어와 황태 역시 수입하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수입산 명태라도 10kg에 전년도 4만8천원 하던것이 현재 5만3천원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바다수온이 올라가면서 해조류, 미역 등이 줄어들고 있으며 다시마는 북상 추세에 있다. 이런 해조류와 생태계 조화를 이루는 돔, 패류 역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구, 청어 역시 꾸준한 감소추세에 있어 특히 회유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한류성 어종에 변화가 올 것으로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예상했다.



육상동물보다 예민한 어류

반면 고등어, 오징어, 멸치같은 난류성 어종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지금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생선이 앞으로도 식탁 반찬으로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멸치와 오징어는 지난해 각각 1만8천6백톤, 7천8백톤이 잡혀 서해안 전체 어획량의 13%와 5.5%를 기록했다.
오징어는 6kg에 전년도 1만5천원 하던 것이 현재 1만4천원이며 고등어는 18kg에 전년도 6만원이던 것이 3만8천원에 팔려나가고 있다.
이 관계자는 “1920년대 중반 이후부터 관찰한 결과 1980~1990년대에 난류성 어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수온상승의 폭이 점점 더 커진다면 어종 교대가 불가피해 새로운 어종이 그 자리를 메울 날이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한반도 근해에서는 거의 서식하지 않던 아열대성 어종인 독가시치, 흑새치, 보라문어, 백미돔, 날새기, 노랑가오리, 고래상어 등이 출현하고 있어 앞으로 우리의 생선반찬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제주도의 특산물인 자리돔은 남해연안 및 독도주변해역까지 그 분포역이 북상했으며 지금까지는 어획되지 않았던 대형 참다랑어가 2008년 들어 대량으로 어획되는 등 수온상승에 따른 수산자원 변동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연근해 어획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고등어, 멸치, 오징어, 전갱이, 갈치 등 난류성 어종에게는 좋은 조건으로 작용하겠지만 한류성 어종같은 경우 축양 및 양식방법을 새로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조사에 의하면 지난 40년간 한반도 근해의 평균수온이 겨울철에는 1.35℃, 여름철에는 0.9℃ 올랐으며 특히 표층부분(0~50m)에서 수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해양에서 1도가 변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사건이다. 전문가들은 해양생물에게 1도의 변화는 육상동물이 느끼는 것보다 5~10배 이상의 스트레스 를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토록 해양생물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닷물은 연중 0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고 30도를 넘지 않을 정도로 기온의 변화가 크지 않지만 육상은 영하 10도에서 여름철 40도까지 변화의 폭이 크기 때문.
정착성이 강한 어류들은 수온변화에 대응하기 어렵고 산호와 해조류들은 이동할 수가 없어 말라죽는 갯녹음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회유성 어종은 서식지의 환경이 달라지면 적정온도를 따라 옮겨가기 마련이다.
과학원 관계자는 “앞으로 지구의 해수면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여 희귀어종들의 출현빈도는 더 잦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온난화시대 식단, 어떻게 짤까

89Kcal의 열량을 지닌 명태는 지방이 적은 것이 특징. 단백질 20.3g, 지방질 0.9g, 칼슘 1백mg, 철분 4.2mg 영양성분을 가지고 있다. 특히 명태에는 눈에 좋은 영양소가 풍부하며 명태 아가미에는 멸치보다 칼슘이 많다. 계란이나 우유와 맞먹을 정도로 단백질도 높은 편이다.

특히 간을 보호해주는 메티오닌(methionine), 리신(lysine), 트립토판(tryptophan)과 같은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포함돼 있어 과음 후 숙취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은 물론 심혈관계의 조절과 항산화 효과,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에도 도움이 된다.
74Kcal의 대구는 17.5g의 단백질, 0.4g의 지방질, 67mg의 칼슘, 0.6mg의 철분, 23lu의 비타민A, 0.15mg의 비타민b1, 0.23의 비타민b2, 4.8의 나이아신이 있다. 대구는 비타민A와 D가 생선 중 가장 많이 들어 있으며 간암 및 각종 암에 좋은 식품이면서 불포화 지방산도 많아 노화방지 각종 면역력 증강에 큰 도움이 된다.

한편 대표적인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의 영양성분은 1백11Kcal, 수분 58.6%, 단백질 19.4g,지질 20.8g, 회분 1.0g, 칼슘 24.0㎎, 인 2백1㎎, 철 1.20㎎, 나트륨 64.0㎎, 칼륨 2백59㎎, 아연 0.75㎎, 비타민A 40.0 R.E, 콜레스테롤 82.0㎎, 엽산 5.8㎍, 니아신 7.5㎎, 비타민B12 4.7㎍ 등이 함유돼 있다.
등푸른 생선에는 뇌세포 활성 물질인 DHA가 들어 있어 자라나는 어린이, 수험생, 노약자에게 꼭 필요한 식품 중 하나이다. 불포화 지방산인 DHA, EPA는 고지혈증 및 뇌경색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멸치는 2백71Kcal, 칼슘 1천2백90㎎, 인 4백61㎎, 철 15.9㎎, 나트륨 8백69㎎, 칼륨 1천1백60㎎, 비타민B1 0.11㎎, 비타민B2 0.10㎎, 니이아신 11.6㎎이 함유돼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생선의 변화추이를 예상해본 결과 앞으로 고열량 식단이 될 우려가 다분하다. 붉은살 생선의 대표주자 고등어는 고단백질과 고지방으로 비만 체질인 경우, 지방량을 줄여야 하는 질병이 있을 경우 삼가는 것이 좋다.

뿐만 아니라 통풍환자의 경우 고등어, 멸치는 삼가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통풍은 퓨린 대사이상으로 혈액속에 요산이 너무 많아 관절, 조직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병으로 퓨린이 많이 함유돼 있는 고등어, 멸치는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열량과 영양이 과다섭취될 수 있는 현대인들을 위해 되도록 찜, 구이, 야채 위주의 식단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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