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벌레 우리 아이, 혹시 척추측만증일까?

2011.03.08 11:28:41 호수 0호

성장 중이고 휘어 있는 각도가 심한 경우 측만증 더 심해져

주부인 박씨는 평소 공부벌레인 중학생 아들이 책상 앞에 앉아있는 뒷모습을 보다가 아이의 등이 한쪽으로 굽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눈에 봐도 아들의 등허리가 C자형으로 굽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아들이 목과 허리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던 것이 생각나 박씨는 아들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아들은 흉추 32도의 척추측만증과 일자목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와 같이 성장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허리가 구부정한 아이들을 보면서 척추측만증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에 대해 흔히 하기 쉬운 오해를 중앙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송광섭 교수를 통해 풀어보자.

흔히 언론에는 잘못된 자세나 체형에 맞지 않는 책걸상, 운동 부족, 무거운 가방 등의 이유로 허리가 휘는 척추측만증이 많이 발생한다고 보도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열악한 교육 환경이나 잘못된 자세가 척추측만증의 원인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으며 그렇게 믿고 있는 척추 전문의 또한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송광섭 교수는 “척추측만증의 원인으로는 신경 근육질환, 선천성 이상 등 수십 가지의 질환이 있지만 척추측만증 중 85%~90%은 원인을 알 수 없으며 진단명에도 특발성, 즉 ‘원인을 알 수 없는’이라는 용어가 들어 있다”고 밝혔다.

물론 청소년기에 바른 자세 유지는 성장을 위해 중요한 부분이지만 척추측만증과 연관을 짓기에는 무리가 있고 치료법으로써 자세 교정과 같은 물리 치료 역시 그 효과가 입증된 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요통과 척추측만증의 상관 관계에 대해 송광섭 교수는 “대부분 청소년기의 요통은 나쁜 자세에 의한 경우가 많지만 척추가 휜 정도와는 상관이 없고 운동 능력에도 큰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 교수는 “단 청소년기에 60도 이상의 심한 측만에서는 요통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심하지 않은 경우는 요통과 관계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흔히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는 청소년들의 보호자는 “제 딸이 결혼해서 애를 낳을 수 있나요?” “척추가 휘어 심장, 폐 등의 장기를 압박하지 않나요?” “자기 수명대로 오래 살 수 있나요?” 등 다양한 우려의 질문을 한다.

위 질문에 대해 송광섭 교수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은 휘어진 각도가 크지 않다면 사람의 얼굴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이 단지 각자 생긴 모양이 다르다고 이해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의 경우 키가 크면서 측만증이 악화되는 반면, 성장이 멈춘 아이는 측만증이 심해지지 않는다.

즉 초등학교 4~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연령대에서 척추측만증이 발견된 경우 치료의 대상이 되며 성장이 많이 남아 있을수록 또 처음 발견된 측만의 각도가 클수록 적극적인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척추측만증의 치료 방법에는 관찰과 보조기 치료, 변형 교정을 위한 수술이 있다. 치료 방법은 환아의 성장 정도와 측만증의 각도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송광섭 교수는 “보통 3~6개월 간격으로 측만의 진행 여부를 본다”며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의 측만증 진행의 정도를 파악하고 나서 보조기 치료나 수술 치료를 시작할 시기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송 교수는 “이 시기에 측만증을 그냥 지나치면 보조기로 치료할 시기를 놓치게 되므로 아이가 성장하고 있는 시기에는 꼭 등을 구부린 자세에서 등에 비대칭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수술적 치료는 측만을 이루는 주된 만곡 부위를 교정하는 방법으로 성장기에 있는 아이가 50~60도 이상의 측만을 보이는 경우나 보조기 치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측만이 진행되는 경우에 시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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