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손학규 "소처럼 뚜벅뚜벅"

2016.10.20 17:38:23 호수 0호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제7공화국을 열기 위해, 꺼져버린 경제성장의 엔진을 갈아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만 보고, 소걸음으로 뚜벅뚜벅 나아가겠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20일, 정계복귀와 함께 더민주 탈당을 선언했다.

손 전 상임고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 모든 것을 내려놓아 텅 빈 제 등에 짐을 얹어달라"며 정치판에 다시 뛰어들었다.

그는 "1987년 헌법체제가 만든 6공화국은 그 명운을 다했다"며 "지난 30년 동안 조금씩 수렁에 빠지기 시작한 리더십은 이제 완전히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6공화국 체제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더 이상 나라를 끌고 갈 수가 없다. 제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고 개헌 추진 의지도 함께 밝혔다.

향후 활동과 관련해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이 일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당 대표를 하면서 얻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겠다. 당적도 버리겠다"고 더민주를 탈당하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내가 무엇이 되겠다는,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다. 명운이 다한 6공화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 나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질곡의 역사를 겪으면서도 세계사에 유례없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자부심만 남기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덧붙였다.

정가에선 여야 모두 손 전 상임고문의 정계복귀에 대해 사뭇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국정감사 기간이라는 점, 아직 대선이 1년 남짓이나 남았다는 점, 최근 '송민순 회고록'으로 극한 대립 중인 점 등을 감안할 때 말을 아끼고 있는 셈이다.
 

손 전 상임고문이 정계복귀 기자회견서 구체적으로 대권을 염두한 발언을 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제3세력'과 손잡지 않고 독자 노선을 강행할 경우 이렇다할 파급력을 불러일으키지 못할 수도 있다.

현재 손 전 상임고문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대략 2가지 정도다. 한 장은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나 정운찬 총리 등의 제3세력과의 연대다. 아직까지 이들과의 협력이나 물밑 접촉 등은 진행되지 않고 있으나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다른 한 장은 '중도보수' 성향의 국민의당 행이다. 현재 야권서 대선 최대주주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부동의 0순위'인 만큼 그로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와 손잡을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실제로 정치권에선 '안손 연대'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게 사실이다.

안 전 대표가 지난 18대 대선 당시 문 전 대표와의 후보단일화 과정서 이미 한 번 쓴맛(?)을 봤던 만큼 그와의 연대를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국민의당이 지지 기반인 호남민심의 용인을 받아야 하고, 둘의 연대가 문 전 대표를 압도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는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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