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마음을 읽었습니다

2016.10.17 09:19:14 호수 0호

어라운드 저 / 허밍버드 / 1만3800원

남들이 일상이라고 올리는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내 일상이 참 시시하고 초라하게 느껴진다. 때로는 ‘좋아요’에 연연하면서 조금 더 멋지게 보이려고 포장하는 나를 발견한다. 글을 올릴 때는 조금 더 멋진 미사여구를, 사진을 찍어 올릴 때는 더 멋진 앵글을 찾는다.
당신 이야기만이 아니다. 하루라도 SNS를 안 하면 불안함을 느끼면서도, 밤낮 없이 울려대는 SNS 알람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3명 중 1명이 ‘SNS 피로증후군’을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가 얼마나 보이는 것에 집착하면서도 벗어나고 싶어 하는지.
보이는 데 신경 쓰느라 자기 마음 하나 헤아리기 어려운 시대에 단비 같은 공간이 있다.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했던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꺼내 놓을 수 있는 대나무 숲,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소통 공간으로 불리는 ‘어라운드’다.
어라운드는 SNS와 다이어리를 결합한 애플리케이션으로, 누군가가 익명으로 고민이나 일상을 올리면 다른 익명의 누군가가 댓글을 달며 공감을 표한다. 어라운드가 호응을 얻는 이유는 항상 무언가를 꾸며야 하는 기존 SNS와 달리, 꾸밈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진실이 있고, 진심이 있고, 진짜 목소리가 있다. 마치 ‘꾸미지 않고 트레이닝복에 헝클어진 머리와 맨 얼굴을 드러내도 내가 소중하다’고 말하는 듯이.
이 책 <오늘, 내 마음을 읽었습니다>는 나이도 국경도 초월한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 기록이 담겨 있다. 누군가의 가슴 떨리는 첫사랑, 차마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이별의 기억,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 취업과 도전, 그리고 실패, ‘짠내 나는’ 사회생활, 삶에서 마지막까지 놓을 수 없는 가족과 꿈…. 이 이야기에는 이름도 없고 가명도 없다. 모두가 ‘어라운더 Arounder’라는 이름으로 담담하게, 하지만 그 어디서보다 솔직하게 마음속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서일까?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언어로 채워져 있을 것 같지만, 가만히 읽다 보면 ‘나와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더 놀라운 건 웬일인지 나도 내 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한 번도 집중해 본 적 없었던 내 진심을….
분주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내 마음에만 집중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며칠만, 아니 단 하루만이라도 SNS 속 포장된 내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에게 집중하는 일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오늘, 내 마음을 읽었습니다>에는 나의 ‘진짜 마음’을 읽는 데 도움이 되는 사려 깊은 질문들을 담았다. 하루 중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 연습을 다지기 위한 ‘1일 1기 프로젝트’, 익숙하고 가까워서 더 마음을 전하지 못했던 소중한 사람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도록 마련한 ‘진심 엽서 프로젝트’, 현재의 고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한 ‘힘을 내요 프로젝트’, 간절히 바라는 무언가가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적어 보는 ‘마음 필사 프로젝트’까지, 충실히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지금껏 외부로 향했던 시선을 내 안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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