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김신일, 표절시비 공방

2011.02.22 10:48:33 호수 0호

박진영 “내가 표절이면 당신도 표절” vs 김신일 “표절 인정하는 꼴"

김신일 ‘내 남자에게’ ‘섬데이’ 악보 공개 비교
박진영 “김신일 곡도 3년 앞선 외국곡과 같다”


박진영과 작곡가 김신일 간의 표절 시비가 법정 싸움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양측은 표절 여부를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원만한 합의는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김신일이 지난 15일 오전 ‘섬데이’와 ‘내 남자에게’의 악보를 공개하고 두 곡의 유사성을 뒷받침하자, 박진영도 같은 방식으로 물러서지 않았다. 김신일은 2005년 발표된 애쉬의 ‘내 남자에게’의 작곡가이며 박진영은 최근 아이유가 부른 ‘섬데이’의 작곡가다.

김신일은 “표절 시비의 객관성과 진위를 평가하기 위해 현재 강단에 있는 교수들과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팀을 따로 구성해 두 곡의 유사성을 분석해봤다”며 “처음부터 나오는 후렴구 멜로디의 유사성과 코드(화성), 곡 구성과 편곡이 유사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두 곡의 악보를 제시하며 설득력을 높였다. 그러자 박진영이 곧바로 응수했다. 박진영은 ‘섬데이’의 표절 논란과 관련해 악보와 화성을 분석한 전문자료를 제시하며 의혹을 제기한 김신일에 대한 반박 강도를 높였다.



박진영은 15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전문적으로 풀자고 하시니 전문적으로 풀어드리겠다”며 자신이 표절 논란의 원곡인 ‘내 남자에게’와 유사하다고 주장한 외국 곡의 악보를 공개했다. 박진영은 “‘섬데이’가 ‘내 남자에게’를 표절했다면, ‘내 남자에게’ 역시 커크 프랭클린의 ‘호산나’, 타미아의 ‘오피셜리 미싱 유’를 표절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박진영이 15일 공개한 자료에는 2002년 발표된 커크 프랭클린의 ‘호산나’, 김신일이 작곡한 애쉬의 2005년 곡 ‘내 남자에게’, 2009년 발표된 마일리 사이러스의 ‘버터플라이 플라이 어웨이’와 제이 모스의 ‘가드 해픈즈’, 그리고 박진영이 작곡한 아이유의 ‘섬데이’ 각각의 다섯 곡의 네 마디 악보가 차례로 담겨 있다. 이 악보에 따르면 다섯 곡 모두 네 마디의 멜로디가 비슷하고, 코드 진행도 비슷하게 전개된다.

박진영은 “김신일씨께서 하신 똑같은 방법으로 며칠동안 자료를 찾아 다섯 곡이나 똑같은 노래가 나올 정도면 아마도 유사한 더 많은 곡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김신일씨를 포함해 뒤의 4곡의 작곡가들은 커크 프랭클린의 곡을 표절한 걸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이 곡의 코드 진행이 팝에서 흔히 쓰이는 코드 진행임에도 불구하고, 김신일씨는 ‘화성이 복잡한 재즈 코드’라고 주장했다”며 ‘내 남자에게’와 ‘오피셜리 미싱 유’의 화성을 비교한 악보도 함께 첨부했다.

박진영은 “김신일께서 주장하신 방법으로 계산해 보면 김신일씨의 곡과 ‘오피셜리 미싱 유’는 후렴구 8마디의 화성이 80%이상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박진영의 주장에 대해 김신일은 15일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과 같이 열악한 현실 속에서 창작 작업을 하는 음악인으로서, 그저 진실을 알고자 했을 뿐인데 그 진실을 알려면 또 하나의 어려운 장벽인 법을 통해야 한다는 현실이 참 슬프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섬데이’와 비슷하다고 반론한 제이 모스의 ‘가드 해픈즈’는 2009년에 발표한 곡이고, ‘섬데이’와 비슷하다고 발언한 두 곡에 대해서는 본인이 그 외국 아티스트들하고 대화하는 게 순서이고 절차이지, 훨씬 이후에 작곡해 표절시비에 오른 박진영씨가 발언할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가요계의 표절 시비는 해묵은 논란이다. 지난해에도 아이돌 밴드 씨앤블루와 가수 이효리가 표절 시비에 휩싸였다. 하지만 표절 시비가 법원 판결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더라도 실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법정에서 표절 여부가 가려진 사건은 2006년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가 유일하다. 더더의 ‘잇츠 유’를 표절해 원고에게 위자료 1000만원, 저작권료 2000만원을 배상했다. 한 대중음악평론가는 “표절은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훔치는 범죄로 분류해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 표절은 공들여 쌓아온 한류 이미지를 순식간에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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