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천하’ IBK기업은행 왜?

2016.10.10 10:23:39 호수 0호

무슨 공수부대도 아니고…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IBK기업은행이 구설에 올랐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IBK기업은행과 자회사 임원 45명 가운데 23명이 낙하산 인사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중에는 새누리당 인사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고 한다. 또 기업은행은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IBK기업은행의 임원 절반 이상이 정·관계 출신의 친박(친 박근혜) 낙하산 인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4일 기업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중소기업은행 및 자회사 임원 현황’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기업은행 및 자회사에 임원으로 재직 중인 공직자·정치권·금융권 출신 인사는 총 23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임원 45명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자리 나눠먹기 

출신별로는 기획재정부(재경부 포함) 4명·여성가족부 1명·공정거래위원회 1명·행정자치부 1명 등 공직자 출신 10명이다. 새누리당 4명·대선캠프 2명 등 정치권 출신 10명, 금융감독원·금융연구원 등 금융권 출신 3명 등이었다. 

김 의원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 유독 ‘낙하산 인사’가 집중되는 것은 전형적인 ‘나눠먹기 인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소속별로는 중소기업은행 감사 및 사외이사 4명, IBK캐피탈 부사장 및 상근감사위원·사외이사 4명, IBK투자증권 사외이사 3명, IBK연금보험 부사장 및 사외이사 3명, IBK자산운용 사외이사 3명, IBK저축은행 사외이사 4명, IBK신용정보 대표이사 및 부사장 2명 등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나라당 특보 출신, 한나라당 부대변인 출신, 새누리당 인사들이 기업은행 사외이사 등으로 임명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과 인사가 눈에 띈다. 

이수룡 IBK기업은행 감사는 18대 대선 당신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서 언론보도를 담당했다. 이 감사는 지난 2014년 10월31일부터 기업은행 상근 감사로 출근했다.

당시 전국금융산업노조 기업은행지부는 ‘납득할 수 없는 인사’라며 이 감사의 출근길을 막기도 했다. 노조원들은 “이 감사는 감사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인물로 절대 감사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감사의 임기는 2017년 10월30일까지다. 

서성교 IBK투자증권 사외이사 역시 한나라당 부대변인 출신으로 낙하산 인사다. 이뿐만 아니라 서 이사는 지난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예비 후보이기도 했다. 2003년 대선 때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정책담당 보좌역을 맡았다. 서 이사는 지난해 3월20일 사외이사로 임명됐으며, 임기는 2017년3월24일까지다. 

심정우 IBK자산운용 사외이사는 18대 총선과 올해 4·13총선서 고향인 전남 여수을구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심 이사는 광주광산을 지역위원장이기도 하다. 심 이사는 1981년 군을 전역하고 민추협 활동을 하면서 고 김영삼 대통령과 함께 민추협 인권 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9월15일 IBK자산운용 사외이사로 임명됐으며, 임기는 2017년 9월14일까지다. 

송석구 IBK저축은행 사외이사는 19대 총선 때 강서을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왔으며, 부대변인을 지냈다. 송 이사는 지난해 10월29일 임명됐으며, 임기는 올해 10월28일까지다. 

임원 45명 가운데 23명 낙하산 인사
대선캠프·새누리당 출신 요직 장악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과 보수 언론 출신 주요 인사들이 IBK기업은행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등 요직을 점하고 있다. 

성효용 IBK기업은행 사외이사는 뉴라이트를 주창하는 대학교수들이 모인 뉴라이트 싱크넷의 발기인 중 한 명이다. 성 이사는 성신여자대학교의 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성 이사는 지난 2014년 12월19일에 사외이사로 임명됐으며, 임기는 2017년 12월18일까지다.
 

방형린 IBK캐피탈 상근감사위원은 자유총연맹 중앙회 이사이며, 지난 18대 대선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 위원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4월 23일 임명됐으며, 임기는 2017년 4월22일까지다. 


보수 언론으로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출신 간부들이 IBK기업은행 자회사의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관피아’들도 즐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민 전 기재부 재정관리협력관은 현재 IBK신용정보 대표로 일하고 있으며, 배재현 전 이탈리아 대사와 이종성 전 행자부 과천청사관리소장은 각각 IBK연금보험, IBK캐피탈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조국환 전 금감원 금융투자감독국장의 경우 지난 2월 IBK신용정보 부사장으로 선임돼 2018년 2월까지 근무한다. 

IBK기업은행의 낙하산 인사는 미래형이 될지도 모른다.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기업은행장 ‘내정설’이 금융계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노조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금융에 대해서는 일자무식과 다를 바 없는 현 전 수석은 기업은행장은 물론 어떤 금융기관장으로도 부적격한 자”라면서 “현 전 수석은 물론 기업은행장이 되기 위해 권력의 힘을 빌리는 자 누구라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특히 현 전 수석의 기업은행장 내정설이 나오는 배경에 대해 “현 전 수석은 당초 꾸준히 KB국민은행장을 노려왔고 그 시도가 수면 위로 떠오른 9월 초 금융노조는 이를 강력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그는 금융노조의 강력한 투쟁으로 낙하산 지주회장 및 행장이 사퇴하는 등 꾸준히 개선되어온 KB금융지주의 현재 지배구조상 자신이 낙마할 수도 있다고 판단, 기업은행장으로 목표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차기행장 내정설 

김 의원은 IBK기업은행의 낙하산 인사에 대해 ‘전형적인 나눠먹기 인사’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 낙하산 인사가 집중되는 것은 전형적인 ‘나눠먹기 인사’로 보인다”며 “연말에 교체되는 기업은행장 선임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정피아 출신 인사의 내정설이 도는 등 낙하산 기관장 인사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min1330@ilyosisa.co.kr> 

 

[금융기관 낙하산 실태]


국내 금융공공기관과 이들 기관이 지분을 가진 금융회사 27곳 현직임원 255명 가운데 97명이 관피아 (관료+마피아)나 정피아 (정치+마피아) 출신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들 기관의 전체 임원 가운데 38%가 이른바 ‘낙하산’ 인사로 채워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사실은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27개 금융공공기관 및 공공기관 지분보유 금융회사의 임원에 대해 전수 조사해 27일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밝혀졌다.  

조사 대상 27곳은 기술보증기금, 한국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KDB인프라자산운용, 산은캐피탈, 한국해양보증보험)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예금보험공사, 서울보증, 수협 신용사업부문, 우리은행, 한화생명), 주택금융공사, 중소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IBK시스템, IBK신용정보, IBK연금보험, IBK자산운용, IBK저축은행, IBK캐피탈, IBK캐피탈, IBK투자증권)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코스콤,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 캠코선박운용주식회사)다. 

채이배 의원 분석에 따르면 이들 금융공공기관의 전체 임원 255명 중 17%에 해당하는 44명이 정부 관료 출신인 소위 '관피아 (모피아)'다. 또 ‘정피아’는 53명으로 전체 임원의 21%에 이르렀다. 27개 기관의 임원 대비 낙하산 인사 비중이 절반을 넘는 곳은 9개로 나타났다. 특히 9곳 중 5곳이 기업은행과 이 은행 계열 금융회사다. 기업은행과 그 계열은 관피아 비중 순으로 따져 상위 10위권까지 해당하는 11곳 중 4곳으로 조사됐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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