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결국 안철수와 손잡을까

2016.08.22 11:28:26 호수 0호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상임대표의 입당을 받아들일까.



최근 안 전 대표가 손 전 고문에 입당을 권유한 가운데 그의 결정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 전 대표는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내 고 박형규 목사 빈소를 찾아 손 전 고문과 면담을 갖고 "예전에 (손 전 고문이) 했던 말대로 '저녁이 있는 삶'이 요즘은 정말로 필요한 때"라며 "언제 한번 편한 시간이 있으면 저녁이 있는 삶과 격차해소 문제에 대해 깊은 말씀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저녁이 있는 삶'은 2012년 손학규캠프의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경선 당시 선거운동 구호로 쓰였던 데다 손 전 고문의 정치철학이 담긴 표어다. 안 대표가 이를 거론한 것은 손 전 고문 영입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안 전 대표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오자 손 전 고문도 안 전 대표의 손을 두드리며 "나라가 총체적 위기인데 거기다가 남북관계도 완전히 절벽에 놓여있고 해서 우리나라가 자칫 수렁에 빠지지 않을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 언제 한번 좋은 자리를 갖고 얘기를 나누자"고 화답했다.

국민의당 지도부도 손 전 고문 영입 제안 강도를 한층 높였다.


김영환 사무총장은 같은 날 기자간담회서 "김종인 더민주 대표나 손학규 전 고문이 판을 새로 짠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국민은 이미 판을 새로 짰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은 새 판을 짜야 한다고 해서 제3당 선거혁명을 했고 중도개혁 제3정당을 세웠다. 여기에 무슨 또 새판을 짜는 일이 필요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의당에서 (이들이) 힘을 모으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친박·친노가 아닌 중도세력을 국민의당에 집결하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는 손 전 고문이 언급한 정치권 새판짜기를 국민의당서 실행에 옮겨달라는 당부가 들어있는 셈이다.

국민의당이 손 전 고문을 향해 구애의 손길을 건네고 있지만 손 전 고문이 마음을 열지는 미지수다. 손 전 고문이 현재 당적을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할 경우 과거 한나라당 탈당 이력이 거론되면서 '철새 정치인'이란 비판을 다시 듣게 될 수도 있다.

입당 후 지지세력이 없는 만큼 당내 입지가 불투명하다는 점 역시 입당이 조심스럽다. 게다가 국민의당 안에서 안 전 대표의 영향력이 압도적인 상황인 만큼 설령 손 전 고문이 입당하더라도 내년 대선후보 경선 과정서 들러리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감안한 듯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손 전 고문이 입당할 경우 위원장직을 내놓고 경선규칙 결정권까지 내주겠다며 전향적인 제안을 내놨다.

현재 손 전 고문으로선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국민의당을 포함한 큰 틀의 정계개편이 일어나거나 민심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손 전 고문이 국민의당행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최근 국민의당은 '리베이트 의혹'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 만큼 손 전 고문을 영입해 지지율 반등과 함께 '리베이트 정국'을 타개하려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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