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생 주차장 사망사건 전말

2016.08.17 13:37:19 호수 0호

CCTV 없어 ‘오리무중’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아파트 옥외 주차장에서 9살 소년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대전 서부경찰서는 지난 3일 오후 2시45분경 아파트 관리사무소 앞 주차장서 초등학교 2학년 B군이 숨진 채 발견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B군은 사고가 난 아파트에 살고 있던 2살 많은 선배인 C군의 집에 물안경을 보러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C군은 B군과 수영장서 알게 된 사이인데, B군은 C군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종류의 물안경을 구입하고 싶어 구경을 위해 아파트에 방문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물안경 구경하다

당시 B군의 어머니는 관리사무소 앞에 차를 대고 차 안에서 B군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얼마 안 돼 아들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때 C군도 B군이 쓰러져 있는 것을 함께 봤다고 한다. B군은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경찰은 지난 11일, 현재까지 사고 경위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고가 난 지점에는 CCTV가 없고, 사고 발생시간이 주차장에 차량이 많지 않은 낮 시간인 만큼 블랙박스 확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B군에게 일어난 일이 무엇인지 현재로써 누구 하나 명확한 답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사흘째인 지난 5일에는 B군의 유가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온라인 자동차 쇼핑몰 보배드림에 글을 올리면서 사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불거졌다. ‘뺑소니 사고로 9살 조카가 하늘나라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사건 당시의 상황이 상세히 적혀있다.


글쓴이는 글을 통해 뺑소니 가능성을 제기했다. 게다가 “B군의 어머니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아들을 발견하고 ‘본인 때문에 그랬다’고 울부짖는 모습을 경찰이 보고 운전 미숙으로 잠정 결론지었다”면서 “경찰의 초동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블랙박스 차량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엄마 한눈 판 사이…뺑소니?
부검 결과 나와야 사인 파악

또한 “아파트 측도 사고 후 이틀간 방송이나 현수막 설치 등에 대해 비협조적이라 진행을 못했다”고 비판했다. 글쓴이는 “조그마한 가능성이라도 좋으니 그 시간 근처에 주차해놓은 차량 블박이 절실합니다. 도와주세요”라며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글은 11일 밤 8시 기준으로 조회수 8만3000회를 훌쩍 넘겼고, 댓글도 261개나 달렸다. 글을 본 보배드림 회원들은 ‘안타깝다’ ‘얼른 범인을 잡았으면 좋겠다’ ‘경찰 탓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아직 수사 중에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글쓴이가 제기한 초동수사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사건을 담당중인 서부경찰서 교통조사계 조사관은 “사건 발생 이후 유가족 중 한 분과 블랙박스 회수를 위해 동행했다”면서 “초동수사에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이어 “지금 국과수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전부 다 들어가 있다”면서 “국과수 결과가 나와야 사고 경위를 비롯해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고가 일어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이번에 일어난 사건으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경찰이 빨리 조사해 사건의 정확한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제보자를 찾는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아파트에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정도 소요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B군 어머니 차량에 있던 블랙박스, B군 어머니 차량 등을 감정 의뢰한 상태이며, 결과가 나오기까지 20일, 길게는 한 달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B군의 부검 결과가 나와야 사인도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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