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 오싹한 ‘부산괴담’ 왜?

2016.08.02 08:22:54 호수 0호

이러다 진짜면 어쩌려고…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부산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개미떼의 이상한 움직임이 발견되는가 하면 도심에서는 가스 냄새와 악취가 진동했다. 도로에서 온천이 솟구쳤다는 사연까지 언급되며 불안감은 더욱더 고조되고 있다. 원인이나 출처조차 불분명한 이상 현상이 계속되는 부산을 두고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부산의 특이한 현상에 대한 글들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아무 이유 없이 악취와 가스냄새가 난다는 것. 그뿐만 아니라 광안리 해수욕장 모래사장에서 개미떼의 이상행동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온갖 추측들이 난무했다. 냄새의 진원이 미군이 독성물질 실험이라는 주장과 지진의 전조 증상이라는 루머까지 등장했다.

곳곳 이상현상

한 네티즌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저균 10만배 독성의 쥬피터프로젝트를 미군이 실험하고 있다”며 “부산 시민들이 냄새의 원인을 밝히려 애쓰고 있지만 묵살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페이스북의 글을 요약하면 현재 부산에서 나는 가스 냄새의 이유는 탄저균 10만배 독성의 쥬피터프로젝트를 실험하는 미군 탓이며 가스 냄새로 인해 부산시민들이 많은 신고와 원인을 밝히려 애썼지만 묵인되고 말았다는 내용.

이 현상이 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루머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SNS에는 얼마 전 울산 지진과 관련해 가스 냄새가 더 큰 지진을 예고하는 증상이라는 주장이 이어졌다. 부산시와 당국이 냄새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자 불안감에 휩싸인 네티즌들은 이 글을 퍼 나르며 동요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이 바이러스를 유포했다는 식의 믿거나 말거나식 루머도 SNS를 통해 양산되고 있다. 또 부산과 울산 지역의 석유화학 공장들과 인근 해안의 선박들이 비가 온다는 예보에 따라 미리 화학 오염물질을 방류했다가 비가 오지 않아 냄새가 퍼졌다는 식의 확인되지 않는 소문까지 퍼지고 있다.


정부와 지진 관련 전문가들은 ‘대지진 전조’ 가능성을 한목소리로 일축했다. 이들은 부산의 가스 냄새 원인을 부취제(附臭劑) 유출로 추정했다. 부취제는 환경오염을 일으키거나 인체에 유해한 물질, 폭발성이 있는 가스 등이 유출될 때 곧바로 감지할 수 있도록 첨가하는 물질로 이를 운송하는 차량의 이동에 따라 신고가 접수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내 지진 관련 전문가들도 “대지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입을 모았다.
 

개미떼 출현에 가스냄새·악취 진동
탄저균 10만배 독성 쥬피터프로젝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대지진이 일어나려면 우선 응력이라는 큰 힘이 축적돼야 하고 그 힘이 드러낼 수 있는 큰 단층이 존재해야 하지만 한반도는 지질학적인 구조상 응력 축적이 안 되는 환경”이라며 “대지진의 가능성 자체가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기존 압축 응력장에서 인장 응력장으로 바뀌면서 힘이 더 줄어들었다”며 “지진 환경이 압축(밀어올림)에 의한 역단층에서 인장(잡아당김)에 의한 정단층으로 바뀌면서 현재 상태에서는 한반도에서 대규모 지진이나 큰 변형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5일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5.0의 지진 때문에 석유화학공단 지하 배관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하 시설물의 지진 위험도는 굉장히 낮다. 기본적으로 지표에서 올라갈수록 위험하고 내려갈수록 안전하다고 보면 된다”며 “지하 매설물은 땅과 같이 움직이는 반면 지상 건축물은 따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지표면을 기준으로 내려갈수록 지진에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가 지역 관광업계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히려젊은이들 가운데서는 이런 현상에 강한 호기심을 표하며 직접 부산행을 계획하는 이도 많다. 식당·숙박 등 관광업계에는 바캉스 관광특수 전선에 이상이 없다고 밝힌 바 있으며 실제로 관광명소인 중구 부평동 깡통야시장이나 해운대구 더베이101 등지에 관한 포스팅은 이달 중에만 수백 건 업데이트 됐다.

부산이 고향인 A씨는 “예년 여름에 비해 부산의 관광명소나 가볼 만한 곳을 묻는 친구들이 훨씬 늘었고 광안리 개미 떼 출몰의 진실을 묻는 이도 많다. 호기심을 참지 못해 피서를 겸해 부산에 내려오는 친구도 몇 명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지진 전조?

현재까지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부산시는 이처럼 안팎의 분위기가 뒤숭숭한 채 괴담이 퍼지는 것은 장기적으로 도시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루머 차단에 나섰다. 부산시 재난대응과 관계자는 “ 이상 현상의 원인을 밝히는 한편, 괴담에 관해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은 공식 SNS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날 ‘원인 불명’의 가스 냄새 파악을 위해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리고 활동에 들어갔다.
 

<ktikt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지진 전조현상은?

지진이 발생하는 지점이나 그 부근에서 지진이 발생하기 전 수일에서 수년 전부터 일어나는 어떤 물리적 특성 변화나 특이한 자연현상을 지진 전조현상이라고 한다. 동식물의 이상행동도 포함돼 있다. 지면의 갑작스러운 융기, 암석의 전기 전도율의 변화, 방사성 동위원소량의 변화, 지진파의 속도변화 같은 물리적 변화의 전조현상과 하늘의 색이나 구름의 색 또는 모양의 이상 변화 등은 대기에서 일어나는 전조현상으로 여겨지는 대표적인 예들이다. 미모사 잎 모양의 변화나 때 이른 식물의 개화 같은 식물에 의한 전조현상 이외에도 메기나 뱀장어, 쥐나 악어가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이상한 행동의 변화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964년 6월16일 일본 니가타 지진에서의 수직 운동은 전조현상에 관한 관심을 증폭시킨다. 1898년, 1930년, 1955년 그리고 1961년에 관측된 평균 해발을 기준으로 땅의 높이를 측정하였는데 이와시마섬 반대편 혼슈해안이 1년에 평균 2mm씩 꾸준히 상승했고 그 융기는 1961년까지 증가했으며 그 후 이와시마 부근에서 지진이 발생하여 해안선이 갑자기 15∼20cm까지 떨어질 때인 1964년까지 변화가 이어졌다. 중국의 경우 1975년 2월 4일에 발생한 규모 7.3의 해성 지진은 여러 전조현상으로 지진예보에 대표적 성공사례이다. 보통의 경우 지진의 규모가 클수록 전조현상의 지속시간은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조현상은 대략 수십 차례의 지진들에 대해 발견됐으나 모든 지진에 대해서 나타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태>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