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받고, 지도부 명운까지 ‘콜’

2011.01.04 09:18:17 호수 0호

정치권 4월 재보선 조기 가열 내막

여야 자존심 건 ‘통 큰 승부처’ 떠오른 4·27 재보선
경기 성남 분당을·경남 김해을 확정…미니총선 될까



4월 재보선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재보선에 걸린 베팅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재보선 지역구로 확정된 곳은 2곳 뿐이지만 대법원 판결에 따라 ‘미니총선’ 급으로 판이 커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또한 막말 파문과 장외투쟁으로 리더십 시험대에 오른 여야 지도부의 역량을 판가름할 수 있는 자리로도 주목받고 있다.

정치권이 ‘꽃 피는 봄’으로 예정된 재보선에 잔뜩 들뜬 분위기다. 4월27일 치러질 재보선은 지난 12월28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이미 막이 올랐다.

현재까지 4월 재보선이 확정된 곳은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경기 분당을과 지난 12월9일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최철국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김해을 정도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유죄가 선고돼 대법원 확정 판결을 앞둔 ‘4월 재보선 예상 지역구’는 이보다 많다.

의사봉만 치면…


우선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고 서갑원(전남 순천) 민주당 의원도 항소심에서 벌금 1200만원에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받아 의원직이 위태롭다. ‘골프장 로비 의혹’과 관련, 현경병(서울 노원갑)·공성진(서울 강남을)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기도 했다. 3월31일까지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이들 지역에서 재보선이 치러지게 되는 것.

4월 재보선의 분위기는 이미 후끈 달아올랐다. 일부 재보선 지역에서는 출마를 선언한 이들과 함께 출마 예상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포스트 임태희’를 뽑는 경기 분당을 재보선은 여권 인사 사이의 물밑경쟁이 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세가 강한 곳이어서 당의 깃발만 들면 어렵지 않게 금배지를 받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올드보이’들의 귀환에 시선이 쏠린다.

4월 재보선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12월28일 박계동 전 의원은 일찌감치 이 지역 재보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강재섭 전 대표도 사실상 출마 의지를 굳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밖에도  황준기 전 여성부 차관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에 맞설 인사로 김병욱 분당을 지역위원장과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손학규 대표의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경남 김해을에서는 여야 모두 ‘이름값 높은’ 인사가 출마설에 이름을 올렸다. 경남 김해을은 한나라당의 텃밭이기는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이 자리하고 있다는 상징성으로 인해 주목할 만한 승부처로 떠오른 것.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 한명숙 전 총리나 문재인 전 비서실장,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씨를 전략 공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권양숙 여사가 건호씨의 출마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을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로 내려가자 가족과 함께 김해로 거처를 옮긴데다 지역사회의 신망이 두터운 인사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박영진 전 경남지방경찰청장, 이상업 전 국정원 2차장, 이춘호 김해시장 비서실장,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 기찬수 전 기무사 참모장 등이 민주당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에서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국무총리 후보자직을 자진 사퇴한 후 지난해 10월 출국, 중국 베이징대 경제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경남도지사 시절 쌓은 인지도와 총리직 낙마에 대한 지역 내 동정여론을 고려하면 그만한 후보가 없다는 것.


정가 몇몇 인사들은 경남 김해을 재보선에서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김 전 지사의 빅매치 성사 여부를 흥미진진하게 살피고 있기도 하다.

김 전 지사의 낙마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 김혜진 전 대한레슬링협회 감사, 길태근 전 당대표 특보, 김성규 김해시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수석부회장, 신용형 김해선진화포럼 대표, 임용택 전 김해시 의원, 황석근 한국폴리텍Ⅶ대학 동부산캠퍼스 학장 등 지역 인사들 중에서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에서도 각각 김근태 김해진보정치연구소장과 이봉수 경남도당위원장이 김해을 재보선 후보등록을 마치고 재보선 준비에 들어갔다.

한편, 4월 재보선 지역구로 확정된 곳 모두 손학규 대표의 출마설을 겪었다. 원외 대표의 한계를 실감한 손 대표가 4월 재보선을 통해 원내 입성을 노리고 있다는 것.

여야 지도부 한판승

그러나 손 대표는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정가 일각에서 제기된 경기 분당을과 경남 김해을 출마설에 대해 “나는 몸이 두 개인가”라며 “쓸데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손 대표의 출마설에서 또 다른 의미를 짚어내고 있다. 4월 재보선에 생각보다 많은 금배지가 걸릴 수 있으며,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 등으로 판이 커지면 여야의 자존심을 건 승부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야 지도부에게는 이번 재보선이 보다 중요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한나라당은 안상수 대표의 잇따른 말실수와 리더십 부재로 ‘조기 전대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태고,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가 원외투쟁을 통해 당내 리더십을 굳혔지만 차기 대선 출마와 관련, 당권과 대권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할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전문가들은 “4월 재보선을 통해 여야 모두 당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재보선 후폭풍으로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당내 세력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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