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반기문? 글쎄…

2016.07.11 11:41:58 호수 0호

차기 대권과 관련하여 다시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자. 최근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부동의 1, 2위를 고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 연유로 다수의 사람들이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대권을 차지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살필 때 두 사람은 그저 허울만 좋을 뿐이지 차기 대권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는, 즉 절대로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일전에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야당 후보에게 필수적인 호남의 지지가 요원한 만큼 일찌감치 대상에서 제외하고 반 총장에 대해 살펴본다.

반 총장의 경우 정치적 이미지, 즉 카리스마도 그다지 강하지 않고 정치 경험이 전혀 없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누누이 이야기한 바 있는 충청도 출신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새누리당 일부, 특히 친박 측에서 반기문 카드를 내세워 충청과 영남이 결탁하면 차기 대권이 가능하다는 듯이 밀어붙이고 있다. 그야말로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가설에 불과하다.

이는 정치에 관한한 선민의식을 지니고 있는 영남의 속성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발상이다. 영남은 출신 지역을 따지지 않는 호남 정서와 다르다. 호남이 부산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표에게 몰표를 줄 정도로 출신지역을 따지지 않지만 영남은 그렇지 않다.


영남은 영남 출신 인사에게만 관대하다. 즉 영남 출신 인사가 후보로 나서면 속칭 ‘우리가 남이가’ 식으로 영남 전체는 굳게 결속한다. 그러나 영남 출신이 아닌 인사가 후보로 나서면 영남의 표심은 분산된다.

실례로 이회창 전 총리를 들어보자. 물론 이 전 총리의 경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인제를 후보로 내세워 표심에 영향을 미쳤고 이어지는 선거에서도 노 전 대통령이 부산 출신이란 점이 작용하기는 했다. 그러나 그 본질에는 이회창이 영남 출신이 아니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남의 정서와 관련 또 하나의 변수가 존재한다. TK와 PK의 정서에 대해서다. 외형상으로는 TK와 PK를 영남이라는 한 울타리로 묶을 수 있으나 두 세력 사이에는 오랜 기간에 걸친 반목과 질시가 존재하고 있다.

지금은 잠복해 있지만 선거를 목전에 두게 되면 두 지역이 심지어 갈등의 양상으로도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최근 불거진 동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가 그 기폭제로 작용할 수도 있고 결국 TK와 PK의 표의 방향은 분산될 수밖에 없다.

이를 살피면 반 총장이 획득할 수 있는 표는 충청과 영남 일부만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고 반 총장이 수도권 유권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을까. 이 부분에서도 상당히 비관적이다.

각종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심의 향배는 지역주의를 기본 바탕으로 하고 있다. 충청 출신인 반 총장이 여당 후보로 나선다면 호남, 즉 야당 성향이 주를 이루고 있는 수도권에서 얻을 수 있는 표는 극히 한정적이다.

간략하게 살펴보았지만 반 총장이 차기 대선에서 당선될 확률은 제로다. 그렇다면 친박 측에서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까. 물론 그럴 가능성도 없지 않으나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여 지금 친박이 내세우는 반기문 카드는 제3의 인물을 염두에 두고 비박과 타협 과정에서 일종에 희생양으로 삼고자 하는 꼼수가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을 지니고 있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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