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꼬마 니콜라’의 아버지 장 자끄 상뻬

2016.07.11 11:40:47 호수 0호

‘파리서 뉴욕까지’ 거장의 작품 속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60년 전 ‘꼬마 니콜라’의 창조주로 우리 곁을 찾아왔던 장 자끄 상뻬가 아티스트로 또 한 번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장 자끄 상뻬’라는 이름이 생소한 사람들도 그가 그린 ‘꼬마 니콜라’ ‘좀머씨 이야기’ 등의 삽화를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들 것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장 자끄 상뻬의 작품들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풍자와 해학

KT&G 상상마당과 프랑스 마틴 고시아 갤러리가 함께 준비한 ‘장 자끄 상뻬 - 파리에서 뉴욕까지’ 기획전이 8월31일까지 서울 서교동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기획전은 KT&G 상상마당이 매년 진행하는 20세기 거장 시리즈의 일환으로 2014년 로베르 두아노, 2015년 레이먼 사비냑 전에 이은 세 번째 전시다.

T&G 상상마당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 작가들의 우수한 작품을 국내에 꾸준히 소개해 문화 예술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고자 20세기 거장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기획전은 상뻬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상경한 도시 파리를 시작으로, 미국의 주간잡지 <뉴요커> 표지 작업을 위해 도착한 도시 뉴욕에 이르기까지 초기작부터 미공개 된 최근작까지를 총망라한다.
 

 


관객들은 이번 기획전을 통해 상뻬의 60년에 걸친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국내 팬에게는 생생한 펜 터치와 수정 흔적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상뻬의 작품을 원화로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꼬마 니콜라’ ‘좀머씨 이야기’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포함한 상뻬의 원화작품 150여점이 공개된다. 또한 지난 2010년 한국 전시에서 미공개 된 최근 작품과 ‘뉴욕의 상뻬’ 원화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부족하고 실수투성 상뻬의 아이들
경쟁 내몰린 현대인에 따스함 전해

상뻬의 작품은 해학적이고 때로는 비판적이며 현대사회를 신랄하게 비꼬는 면모가 담겨 있다. 하지만 그 비판 안에는 점잖고 따스한 유머, 오랫동안 변치 않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녹아있다. 상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욕망과 갈등, 문명 비판적인 요소에 인생과 사랑을 녹여 부드럽고 친절하게 풍자하는 방식을 취한다.

프랑스의 시사주간지 <렉스 프레스>는 “상뻬는 우리를 놀라게 하는 그만의 경이로운 능력을 지켜가고 있다”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깊고 씁쓸하면서도 예리한 시선, 소소한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낸 스케치 안에서 상뻬 특유의 순수함이 빛난다”고 평했다.
 

상뻬의 작품에 드러나는 풍자적인 요소는 그가 가장 프랑스다운 작가라고 불리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상뻬는 삶의 어두운 단면들을 유머와 풍자로 승화시켜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을 한없이 가벼운 그림들로 표현했다. 간결한 문체와 그림으로 이뤄진 그의 작품은 누구나 쉽게 공감하면서 왠지 모를 씁쓸한 웃음을 짓게 만들곤 했다.

60년 총망라

관람객들은 이번 기획전을 통해 “상뻬의 작품은 따분한 천 편의 논문보다 현대인들의 삶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표현했던 프랑스 언론의 평가가 새삼스럽지 않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자료 및 사진 = KT&G 상상마당)
 

<jsjang@ilyosisa.co.kr>

 

 

[장 자끄 상뻬는?]


20세기 데생 거장 장 자끄 상뻬는 1932년 8월17일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났다. 지금의 상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데생 작가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가난하고 불우했다. 상뻬의 집은 양부와 어머니가 싸우는 소리, 이복 여동생과 남동생이 신경 발작을 일으키는 소리로 언제나 가득했다. 그런 상뻬에게 유일한 피난처는 학교였다.

6살의 상뻬는 라디오에 나오는 오케스트라, 재즈연주자에 매료됐고, 11살에는 추리소설에 심취하기도 했다. 14살에 학업을 그만둔 상뻬는 1950년 지방 일간지에 첫 데생을 기고하면서 삽화가로서 첫발을 내딛는다. 그 이후 1960년 르네 고니시와 함께 만든 ‘꼬마 니콜라’가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리면서 1962년 작품집 ‘쉬운 일은 아무 것도 없다’가 나올 무렵에는 이미 프랑스에서 데생 1인자가 됐다.

상뻬는 지금까지 30여권의 작품집을 발표했고, 세계 유수한 잡지에 기고하고 있다. 1991년 상뻬가 30여년간 그려온 데생과 수채화가 ‘빠삐용 데 자르’에 전시됐을 때 현대 사회에 대해서 사회학 논문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상뻬는 정치나 성(性)을 소재로 삼지 않으면서도 성인층에까지 두터운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그는 미국 주간지 <뉴요커>의 표지만 53점을 그린 가장 중요한 기고자이며, 파리 외에도 뮌헨, 뉴욕, 런던, 잘츠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랑베르씨’ ‘사치와 평온의 쾌락’ ‘라울 따뷔랭’ ‘상뻬의 어린 시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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