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드러낸 고액체납자 “누구냐, 넌?”

2010.12.21 11:32:26 호수 0호

행안부 국세청 고액체납자 대규모 공개 “체납 뿌리 뽑겠다”

국세청이 올해도 어김없이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공개했다. 지난 16일 국세청은 체납 국세가 7억원이 넘는 고액상습 체납자 2797명을 공개했다. 이중 개인은 1695명, 법인은 1102곳으로 총 체납액은 5조6413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고액체납자 대부분이 경제적 능력은 충분하면서도 일부러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2004년부터 실명과 나이 직업 등 명단을 공개하고 있지만 “배째라”식 버티기는 여전하다. <일요시사>는 실명을 드러낸 고액체납자들이 어떤 사람인지 취재했다.

매년 잇따른 명단 공개에도 “배째라” 버티기 일쑤
공개대상자 확대 및 언론매체 추가 공개 등 체납 징수 뒷심 실을 것


국세기본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공개 대상 국세체납액 기준이 기존 10억원에서 7억원으로 하향조정됐다. 때문에 명단 공개자는 지난해 656명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실명공개자는 12월에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져 확정하는데, 지난 3월 공개예정자에게 안내문을 보내 6개월 이상 현금납부와 소명기회를 부여한 뒤 12월 최종 확정한다.



국세청에 따르면 고액체납자 실명공개는 체납발생 후 2년 이상 경과한 장기체납자로 대부분 재산이 없거나 폐업한 경우에 해당해 명단공개자의 직접 납부 효과는 크지 않다. 하지만 명단을 공개함으로써  납세자 일반의 체납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측면이 크다.

이와 관련 국세청 관계자는 “명단공개 전에 재산·소득 조사를 통한 철저한 체납처분과 신용정보제공, 출국규제 등 다양한 규제수단을 통해 체납액 징수에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면서 “명단공개 후에도 재산변동상황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재산은닉혐의가 있는 경우에는 추적조사를 실시하는 등 지속적인 징수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액체납자 누구?

이번에 공개된 명단을 살펴보면 고액체납자는 주로 서울·경기 등 수도권(70.5%)에 소재하고 있는 40~50대(66.2%)로 체납규모는 7억~30억원 사이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납자의 업종으로는 건설업과 제조업이 가장 많았다. 업종별 가동법인 수와 대비하면 부동산(0.47%)과 건설업(0.44%)이 전체 평균(0.28%)을 훨씬 웃돌아 탈세의 온상 구실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번 명단공개자에 대해 체납처분을 철저히 하는 한편, 재산의 국외도피를 방지하기 위해 출국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명단공개자(개인) 중 여권소지자 전원에 대해 체납처분회피 가능성을 검토, 출국금지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명단 공개자 중 체납액 10위권의 고액체납자 상당수는 금지금 거래, 다단계 판매, 기획부동산, 유사휘발유 판매 등 신종·변칙 거래에 의해 체납이 발생한 것이 특징이다. 성인오락실 사업자도 상당수가 상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 체납 1위는 금지금 거래업체인 (주)삼산무역의 추용호(66) 대표로 부가가치세 등 467억원을 체납했다. 이어 다단계 판매업체인 허브닥터 글로벌 임대순(39) 대표는 종합소득세 397억원을 체납했고, 또 다른 다단계 판매업체인 디케이코퍼레이션 장대진(42) 대표는 부가세 등 309억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개인의 경우 체납액 규모는 7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이 1207명으로 전체의 71.2%를 차지했고, 100억원 이상 체납한 사람도 7명이나 존재했다. 이어 체납액이 가장 많은 법인은 (주)우림타운으로 1137억원을 체납했고, (주)테마골드가 2위를 차지했다. 서울 영등포구 모 오피스텔에 입점해 있는 테마골드는 4년 전 폐업신고를 했고, 지난 2004년부터 2년동안 무가가치세 등 무려 734억원의 국세를 체납했다.

오피스텔 관계자는 “거의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업체의 마지막 대표는 원 소유주의 동생이었으며 지금은 행방이 묘연하다.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바지사장을 내세워 만든 유령업체였던 것. (주)삼산무역은 668억원 체납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배째라” 버티기?

한편, 이에 앞선 지난 13일 행정안전부는 2010년도 지방세 1억원 이상 고액상습체납자 3019명의 명단을 전국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와 관보 등에 일제히 공개했다. 공개대상자들의 총 체납액은 개인 4369억원, 법인 5700억원 등 1조69억원에 달했다. 이들 중 10억원 이상 체납자는 145명으로 총 2657억원이 미납됐으며,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체납자는 284명으로 체납액 한계는 1952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개된 명단에 따르면 체납액이 가장 많은 법인은 전 제이유그룹의 주모 회장이 주주로 있었던 제이유 개발이 차지했다. 제이유 개발의 체납액은 95억원에 이르렀다. 이어 정수가스, 성남상가개발, 점프밀나노원드 등이 뒤를 이었다. 개인은 서울 성북동에 주소를 두고있는 이모(48·유통업)씨가 49억원을 체납했고, 모 그룹의 최모 회장과 이모 회장도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의 경우 1억원 이상 고액상습체납자는 1227명인 것으로 드러났고, 이중 개인 705명이 2362억원을 체납했다. 법인은 522곳이 2384억원을 체납해 총 체납액은 4746억원에 이른다.

국세청 관계자는 “명단공개자 등 지능적 재산은닉 체납자에 대한 추적조사 강화를 위해 지방청에 체납정리 특별전담반을 신설하고 전문인력을 확충해 체납자와 가족의 소비수준, 생활실태, 주거현황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산은닉혐의 파악을 위해 각종 재산·소득 변동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전산분석해 체납처분 회피행위를 빠짐없이 찾아내서 추적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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