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미디어 아티스트 육근병

2016.06.07 10:34:07 호수 0호

해외서 더 유명한 ‘제2의 백남준’

[일요시사 취재1팀] 신상미 기자 =  ‘제2의 백남준’이라고 불리며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미디어 아티스트 육근병의 개인전 ‘육근병_Angelus Novus’(새로운 천사)전이 갤러리JJ에서 오는 19일까지 열린다. 육근병은 봉분 속에서 밖을 향해 깜박이는 모니터 영상 ‘눈’이 있는 설치작업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 전시 제목은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이 소장한 파울 클레의 동명 그림에서 따왔다.



육근병(59)은 지난 1992년 중학교 미술교사로 일하던 중 세계 예술계의 중심무대라고 할 수 있는 카셀도큐멘타에 한국인으로서는 백남준에 이어 두 번째로 초대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또 ZKM의 비디오아트상을 수상하면서 백남준의 뒤를 이은 한국 미디어예술계의 차세대 거장으로 주목 받아왔다.

영상+회화

이번 개인전은 영상 및 회화 공간으로 구성됐다. 그는 줄곧 미디어아트로 작업해왔으나 근간에 와서 회화까지 영역을 넓혔다. 특히 새롭게 콜라주 방식을 도입한 회화 신작들은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역사적 사건들을 담고 있는 이미지를 이용해 현실을 넘어 예술가로서 꿈꾸는 것들을 자유롭게 표현해냈다.

그의 아이콘이 된 커다란 ‘눈’의 응시엔 그만의 독특한 사유가 담겨있다. 그의 눈은 신체적 눈이자 정신적 눈이다. 작품 제목에서 ‘랑데부’라는 말을 썼듯이 현재와 과거, 미래를 관통하는 시선, 시간이 켜켜이 누적된 역사와의 만남을 의미한다. 동양과 서양, 삶과 죽음, 현실과 가상이 만나며, 작은 것이 담고 있는 거대한 우주, 보이지 않는 곳까지 닿으려 한다.
 

우연히 들른 베를린의 한 역사박물관에서 그는 내면을 건드리는 역사의 한 자락을 만났고, 이것은 <Survival is History> 연작으로 형상화됐다. 유대인 소년의 사진 한 장은 그날의 지표이자 새로운 현실로 구축됐다.


깜박이는 모니터 영상 ‘눈’ 유명
미술교사 하다 예술계 중심무대로

이러한 사진 콜라주 작업은 지난 1995년과 2006년에 선보였던 동명의 영상 설치작업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해 ‘인류의 역사와 생존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갤러리JJ는 “역사적 진리란 계속해서 소환하지 않으면 흩어지게 마련”이라며 “과거의 이미지, 사건들은 앞으로 다가올 것들의 흔적을 담고 있다. 끊임없이 정체성을 탐색하며 역사를 통해 현재를 풍부하게 인식하고자 하는 그에게 역사는 현재를 위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회화 콜라주 연작은 작업실 근처 들판에서 메말라버린 겨울 식물들에서 영감을 얻었다. 식물들은 죽은 듯 보이지만 봄이 오면 다시 생명을 얻는다. 메말라 있는 풀이라도 그 속에 생명을 품고 있다는 당연한 본질을 표현하고자 했다. 작가는 풀 한 포기에도 나름의 역사와 소우주가 있음을 발견하고 그것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시선을 매개로

육근병은 자연, 역사, 사람의 관계에 주목해 이를 주로 디지털 이미지의 영상과 사운드, 설치가 어우러진 총체적 환경으로 풀어낸다. 특히 ‘시선’을 매개로 기억과 기록, 역사와 삶, 삶의 본질에 관한 질문을 담은 작품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러한 작가의 꾸준한 탐구와 질문이 담겨있다. 


<shin@ilyosisa.co.kr>

 

[육근병 작가는?]

경희대 미술교육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미술교사로 재직하던 중 1992년 독일 카셀 도큐멘타에 초청돼 현지 언론으로부터 ‘새 시대에 주목 받은 15대 작가’에 선정됐다. 국내에선 1999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일민미술관, 부산비엔날레,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가졌다. 주로 일본과 유럽에서 영상, 조각, 설치, 회화, 사진,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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